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CEO 리더십 Vs. 대통령 리더십

이강섭 |2008.02.25 15:02
조회 51 |추천 0

밤늦게 들어온 어제, TV에서는 이명박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내용을 주제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다들 기존의 신문과 뉴스에서

지적된 내용만 되풀이해 소모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느

신문사 논설고문이란 분이 이런 지적을 했다.

 

"CEO 로서의 리더십과 대통령으로서 보여야 할 리더십은 다르다.

CEO일 때는 이윤추구가 최대 목적이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 다르다. 국민 모두를 아우르고 갈 수 있어야 한다.

이 점을 꼭 명심해주길 바란다."

 

왠지 기분이 나빠지는 순간이었다.

 

대통령으로서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하려던 맥락은

이해한다. 하지만 한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의 리더십을

저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과연 21세기인 지금도 적합한 것인지

묻고 싶다. 과연 CEO들은 모두 이윤추구만이 최대 목적이고

이를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단 말인가. 마음대로

정리해고를 실시하고 급여를 동결*삭감하고 고위 경영층만

특권을 남용한단 말인가. CEO란 그렇게 치사하고 자기 이익 밖에

모르는 치졸한 사람이란 말인가. 왜 사람들은 이런 지적에 아무런

이의도 없이 동의할 수가 있는 것인가.

 

그것은 TV 드라마에 비친 전형적인 사업가들의 모습과, 또 불미

스런 일들로 뉴스에 등장하는 재계 총수들 모습 때문인 것 같다.

드라마에 나오는 사업가들은 대부분 야망에 불타고 욕심이 많다.

그래서 심할 경우 가정에 무관심하며 매우 가부장적이기까지 하다.

아랫사람을 수종부리듯 하고 거침없이 분노와 화를 표출한다.

TV에 기업경영자가 등장하는 경우는 보통 부정적인 일 때문이다.

불법비자금 조성, 정치로비, 부정회계, 불법경영승계, 부실시공,

이익다툼, 노조파업, 구속 후 보석 석방, 툭하면 외국 잠수......

사람들이 CEO에게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그래서 부정적인 것이

더 많다.

 

하지만 이제 시대는 바뀌었다. 요즘같은 시대에, 이런 구시대적인

CEO가 경영 현장에서 살아남기는 그리 쉽지 않다.

 

지금의 CEO자리는 그렇게 만만한 자리가 아니다.

지금처럼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는 CEO 혼자 하고 싶은대로

한다고 성공할 수 없고, 또 그럴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한 명의

인재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어설프게 구조조정을 시도했다간

노조에서 가만있지 않고 언론도 순순히 넘어가지 않는다. 윤리적,

환경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경우 CEO는 물론 회사 자체가 유지되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CEO가 회사 구성원들 및 외부 인사들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투명한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임원진을 비롯한 사원들의 마음을 얻도록 갖은 노력을

다해야 한다. 끊이지 않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해야

하고, 국내 타기업을 비롯한 외국의 기업들과도 돈독한 협력관계

를 구축해야만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회사를 경영할 수 있다.

급변하는 세계경제를 미리 예상하고 대비책을 세울 수 있어야 하고

늘 미래를 생각하며 앞서가야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어설픈

품질로 망신당하지 않도록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여전히 CEO에 대한 인식은 그리 곱지 못하다. 일부 노조는

경영진과 노동 근로자의 임금 차이를 지적하며 파업을 불사한다.

일부 고위경영자들의 실수와 부패, 잘못된 점은 인정하자. 그럼에도

나는 때때로 그들이 단지 CEO, 고위 경영진이란 이유로 역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그토록 나쁜 사람들로만

비춰질 CEO라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경영자 한 명 없는 나라가 되는 것은 아닐까.

 

이번 이명박 대통령은 'CEO 출신 대통령'이다.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유 중 상당 부분은 CEO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좋은 기회이자 중요한 기준이 될 것 같다. 새 대통령이 원만한

국정수행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는다면 CEO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지지 않을까. 반면 실정이 이어진다면 다른 CEO들에게도

책임이 전가될지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더욱 살기 좋은

국가로 만드는 것 외에도, 이 땅의 CEO들이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도 증명해야 하는 책임을 떠맡은 셈이다. CEO 출신

대통령의 행보를 주목해야 할 또다른 이유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