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의 안성기가 중년이 됐다면 어떤 모습일까? 25일 개봉하는 는 93년작 안성기 박중훈 주연의 와 많이 닮아있다. 일단은 두 형사의 버디 무비라는 점과 신구의 대립이 영화의 큰 줄기를 이룬다는 점, 그리고 능청스런 코믹연기를 하는 안성기가 형사로 출연한다는 점이 어느 정도 비슷한 구석이 있는 요소이다.
조한선, 안성기가 파트너로 등장하여 경찰영화에 자주 선보이는 버디 무비 형식을 띄고 있는 는 파트너의 관계가 부자지간이다. 다시 말해서 는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는 고참형사와 원리원칙을 고집하는 신참형사가 처음에는 티격태격 거리다 결국 절묘한 파트너쉽을 보여주는 과정을 적당한 유머와 함께 그려냈고, 역시 작은 비리로 얼룩진 고참 형사와 형사들의 비리를 칼같이 잡아내는 신참형사가 뜻하지 않게 한 사건을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웃음과 함께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는 여기 머무르지 않고, 고참 형사와 신참의 형사의 관계를 부자(父子)로 설정함으로서 좀 더 복잡한 심리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또한 두 영화 모두 신구(新舊) 대립으로 에선 오랜 경찰생활 동안 열정은 사라지고 '적당주의'가 몸에 밴 안성기는 적당히 뇌물도 받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의 경찰과 경찰학교 수석 졸업자인 박중훈은 매사에 정석대로 일을 처리하고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두 파트너의 대립은 관객에게 웃음을 전달했다. 이러한 점으로 볼때 는 15년 뒤의 안성기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하지만 이번에 신(新)으로 표현되는 파트너는 다름아닌 자신의 이들이다. 내사과에 종사하여 자신의 신분을 숨긴채 같은 동료 형사의 비리를 캐는 인물이다. 비리 경찰의 표본과 모범형사의 표본이 파트너를 이루고 게다가 두 사람의관계가 부자지간이라는 점이 이 영화의 출발 선이다. 하지만 두 영화가 분명 다른 점은 부자지간의 끈끈한 정과 안성기의 진한 부성애를 보여주는 점이 형사 장르영화에 추가되는 보너스 같은 영화로 생각된다.
의 연출을 맡았던 김종현감독이 4년만에 메가폰을 잡고 조한선, 안성기가 주연을 맡은 의 기자 간담회에서 김종현감독은 "감사용 이후 4년만에 연출을 맡았습니다. 이번 영화가 잘되어서 다음 작품은 더 짧은 기간에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인사를 대신했다. 또한 주연을 맡은 안성기는 "김종현 감독이 3월8일에 장가갑니다. 이 영화는 3월6일 개봉하고요. 다들 알아서 해주시겠지요? 특별하거나 큰 실험정신이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따뜻하고 감동이 있으며 웃을수 있는 영화입니다. 재미있게 보십시요"라고 인사했고, 조한선은 다소 쑥스러워 하며 "눈이 많이 오는데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흥행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무대인사를 대신했다.
영화의 스토리는 사실 크게 복잡할 것이 없다. 아들이 어릴적 아버지에게 실망하고 상처입으며 인연이 끊겼던 부자 경찰이 8년 만에 재회하는 것이 시작이다. 초반, '투캅스'의 부자 버전 같은 교묘한 가림수를 이어가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훨씬 복잡해진다. 다시 말하면 액션 스릴러 코믹 휴먼에 캐릭터성이 복합된 '종합선물세트'같은 영화로 파볼수록 그 끝을 알 수 없는 재미가 있다. '원수'처럼 지냈던 두 부자가 일련의 합동작전 끝에 '화해'의 길을 걸으리라는 결말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다. 각본까지 담당한 김종현 감독이 관객의 시선을 놓치지 않으려 온갖 아이디어를 총동원한 노력이 역력히 보인다.
사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스토리로만 보자면 설이나 한가위 명절에 가족특집드라마 정도의 스토리로 생각해도 크게 반발할 관객도 없어보인다.
내사과 경위 강영준(조한선 분)은 경찰 내부 비리와 연루된 '유리'(선우선 분)를 잡으러 부산에 가는데, 풍속과 반장 강민호(안성기 분)와 공조하게 된다. 과학수사와 육감수사라는 다른 스타일을 지닌 두 부자는 사사건건 티격태격. 근데 유리의 정체는 더욱 희한하고, 거대한 암흑세력과 결탁돼있다. 그러다보니 피튀기는 격투와 액션은 필수, 좀 잔인한 장면도 나온다. 스릴러와 반전이 군데군데 포진돼있다. 하지만 영화는 심심할 만하면 류승수, 박철민, 조진웅, 정석용, 이은지 등이 적당히, 혹은 뜬금없이 코믹 연기를 펼쳐준다. 최일화, 최여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속속 등장해 캐스팅에도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지루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각종 장치를 배려한 정성은 갸륵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담으려다보니 스토리라인이 얽혀 이해도가 떨어지는 관객이라면 무슨 영화를 보고 있는지 까먹을 가능성이 있다. 출연하는 인물도 많고, 사연도 많다. 자잘한 반전을 계속 노리다 보니 캐릭터의 일관성도 없는 것도 단점이다. 조한선은 아직까지는 배역과 밀착되지 못하고 어딘가 아직은 어설퍼 보이지만 분명 이후 한층 나아진 연기력으로 한결 배우로서 단련돼가고 있는 모습이 보여진다. 영철(조진웅)의 죽음에 울먹이는 장면은 조한선이 배우로 업그레이드 되어가는 그가 발전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안성기는, 뭐 두 말할 나위 없이 편안하고 좋다. '투캅스' 안성기의 중년 모습이 궁금한 관객들에게 이 영화에서의 안성기를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 감독이 원래 준비했던 타이틀은 '아버지와 아들'. 좀 더 가벼운 포맷으로 포장하기 위해 '마이 뉴 파트너'라는 1984년작 프랑스 형사 버디 무비의 동명 영어 제목을 입었다. "가족영화의 감동과 더불어 장르적 재미도 충실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변이다.
분영 이 영화의 스토리가 가야할 길은 계속되서 언급되지만 영화를 보는 출발선에서 부터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 목적지로 가는 과정에서의 아기자기한 잔가지들을 보고 얼마나 잘 포장하고 재미를 선사하는 지가 이 영화의 관건이다. 분명 잔재미를 주는 부분에서는 나름대로 성공적이다. 하지만 많은 캐릭터와 복잡한 구성에 비해 그 개연성과 설명하는 부분이 다소 부족한 감이 있으며 초반에 빠른 스피드한 전개에 비해 감정적으로 제자리를 맴도는데도 이야기는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다. 후반부의 부자간의 화해에서도 큰 눈물이나 감동을 주기에도 역부족이긴 하다.
사실 이 영화의 연출을 맡은 김종현 감독에 대해 조금 아는 관객이라면 전작이면서 데뷔작이였던 을 연출 할정도로 감독의 야구에 대한 애정은 이번 에서도 느낄 수 있다. 영화 속 곳곳의 여러 장면에 삽입된 야구 관련된 장면들은 쏠쏠한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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