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판'이 정리된다
올해도 소비는 꾸준히 증가 투자 열기도 식지 않겠지만
위안화 강세로 중국産 매력 떨어져 수출 증가 속도는 크게 둔화
산업별·개인별 수익 차별화되고 경제 구조 분화되는 계기될 것
지난 5년간 중국 경제가 매년 두 자리 수의 쾌속 성장을 거듭했지만, 최근 세계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2008년에도 이전처럼 밝은 빛을 계속 낼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의 경기 사이클은 주로 수요 측면의 요인(要因)들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이다. 때문에 올해 경제를 전망하려면 수요 측면부터 분석해 봐야 한다.
우선 소비부터 살펴보자.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은 저축률이 무척 높은 나라다. 따라서 개인의 소비는 수입이 얼마나 되느냐 못지 않게 경제학에서 말하는 이른바 '부의 효과(wealth effect)'로 인한 자산 가치의 영향이 크다.
그런데 지난해 중국의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은 거대한 부의 효과를 창출해 냈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 활황을 통해 늘어난 개인들의 자산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적으로 중국 개인들의 소비를 증대시키는 잠재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 최근 몇 년간 계속 도시 노동자의 임금 소득이 늘어나고, 농촌 또한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해 소득이 증대됐으며, 중국 신세대들이 부모 세대에 비해 왕성한 소비 성향을 보인다. 이런 것들 역시 2008년 중국인들의 구매력 상승과 소비지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4% 성장한 중국 경제에서 소비의 기여도는 4.4% 포인트로 투자와 수출을 제치고 7년 만에 1위를 차지했다. 이런 현상은 2008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중국 정부 역시 미국 유럽 등과의 무역마찰 해소를 위해 내수 소비를 진작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다.
2008년은 또 중국이 국가 대사(大事)로 명운을 걸고 있는 베이징(北京) 올림픽이 열리는 해다. 베이징 올림픽은 이미 '올림픽 경기(景氣)'를 만들어내고 있다. 올림픽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은 통계 수치들이 보여주고 있지만, 소비 수요를 끌어 올리는 데는 상당히 긴 기간 동안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다. '올림픽 경기'가 올림픽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냐, 아니면 사라질 것이냐에 대해선 경제학자들간에 논쟁이 있지만, 적어도 2008년은 올림픽 경기의 사이클 안에 있을 게 분명하다.
두 번째로 투자에 대해 말해 보자. 투자는 지난 몇 년간 중국 경제 성장을 견인해왔다. 그리고 올해도 적어도 3분기까지는 투자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다. 그 증가 속도 역시 눈에 띄게 하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 아이템을 찾아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고 있고, 시중에 자금이 넘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하면 "어디 투자할 곳 없느냐"가 화제다. 최근 건축 자재업을 하는 한 지인(知人)을 만났더니 겨울철이 건축 자재업의 휴한기(休閑期)인데도 작년 겨울엔 주문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활황을 보였다고 전했다.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도 투자 열기를 짐작하게 한다.
게다가 지난해 중국 국유기업의 순익이 사상 최대인 1조 위안(약130조)에 육박했다. 올해부터 노동자 권익을 강화한 '노동계약법'이 시행되고 임금은 계속 오르고 있지만, 첨단산업과 고부가가치산업에 대한 외국기업들의 투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는 과열과 인플레이션 방지를 국가 경제의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며 과도한 투자는 억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중국 정부의 재정수입은 5조 1000억 위안으로 신기록을 경신했으며 증가폭도 기록적이다. 정부 수입의 증가는 재정 지출 여력을 확대시켜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늘어난 재정수입을 해당연도(2007년)의 예산지출로 다 소비할 수 없다면, 결국 다음해(2008년)의 예산 편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호적인 대내 요인과 달리 중국의 2008년 경제를 전망하는데 가장 예측 불가능한 요소는 대외 경제변수들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최근 이를 지적하면서 "올해는 경제가 가장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단기적으로는 지난해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저 기술 제품에 대한 중국 정부의 수출 억제 정책이 변수이다.
2008년 중국의 수출 증가 속도는 상당 폭 둔화될 것이며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작년에만 6% 이상 평가 절상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올해 더 급격하게 절상되면서 가격 상승으로 인한 중국 수출품의 매력을 떨어뜨려 중국 국내에서 소비 및 투자가 증대되는 효과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산업 구조를 고부가가치쪽으로 변화시키는 촉진제가 될 수는 있다.
2008년 중국 경제는 '구조 분화' 과정을 계속 겪게 될 것이다. 산업별로 수익성의 차이가 보다 두드러질 것이며, 직업별로 개인 소득도 더 다양화될 것이다. 지역별 격차도 마찬가지다.
주식시장이 대세 상승장일 때는 모두가 돈을 벌지만, 판이 정리되고 나면 어떤 사람은 돈을 벌고 손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거시 경제도 근본적으로 같은 원리로 움직인다. 구조 분화 과정은 성장 속도가 종전보다 완만해질 때 가속되며, 2008년 중국 경제는 바로 그런 상황에 와 있다.
닝샹둥 (寧向東) 중국 칭화(淸華)대 중국경제연구센터 부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