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겐 해변에서
육이오 사변 납북자 이성환의 처 김복남 (현재 86세)
1984년 8월에 쓴 시
그 때 당신은
붉게 타는 저녁 노을 하늘만 보아도
소나기 후 고운 무지개 보고서도
"여보 여보 이리 좀 나와 봐 응"
저녁하다 뛰어 나온 젖은 내손 당신은 꼭 잡고
조물주의 신비하고 위대함을 찬양했었지
"제 아무리 훌륭한 화가라도
저 아름다운 자연의 신비를 저렇게
나타낼 수 있겠어?"
사라져 가는 노을을 아쉬워하며
나의 소중한 당신, 그리고 당신의 나
그 때 우린 스물 다섯
그 때 당신은
잔잔한 강변 물가에서 투망을 던지며
즐거워 했었지
푸른 산, 파란 강물, 맑은 공기
아-아 그물에 펄떡 펄떡 뛰는 은빛 물고기
"여보 여보 이 것 좀 봐 응"
소년처럼 신이 났던 당신
당신은 언제나 자연을 사랑하고 찬양했었지
뙤약 볕 나무 그늘 아래, 우리 애긴 잠들고
나의 사랑 당신 그리고 당신의 나
그 때 우린 서른
지금 당신은 어디 갔나?
노르웨이 베르겐 해변의 수려함을 보며
가슴벅차 당신 생각에 목이 멥니다.
"여보! 여보! 빨리 좀 와 봐요
너그럽고 변함없는 장엄한 자연의 저 가슴을…"
우리들의 허물은 모두 용서하고 안아줄 것만 같고,
지금 당장 당신이 웃으며 달려 올 것만 같아
흐느끼며 목메어 불러 봅니다, 흐린 눈 닦으며
나의 영원한 당신 그리고 당신의 나
지금 우린 벌써 예순 넷
언제나 만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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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남씨가 반지그릇에 써놓으셨던 시를 따님 이미일씨가 발견하고
아버지를 찾으러 발 벗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