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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혁특집]몰두하는임동혁에 몰입한시간

이지원 |2008.03.08 10:48
조회 371 |추천 2


방금 돌아왔다. 밤 10시 50분경에...
전이된 감성이 증발해버리기 전에 서둘러 쓰려고 한다.
전문 블로거가 된 느낌...

*첫 번째 : 바흐, 시칠리아노 g단조(빌헬름 캠프 편곡)
프로답게 첫 곡부터 연주가 아주 진지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몰입해가는 그를 보면서 이 첫 곡을 연주할 때는 아직 긴장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 바흐-부조니, 코랄 프랠류드 중 2번곡(BWV645)과 5번곡(BWV639)
이 때부터 달려갔다. 나도 조금씩 들어가기 시작했으나 2번곡(깨어나라고 부르는 소리 있어)를 칠 때까지는 아직 연주자를 감상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빠르게 몰입해갔고 5번곡에서는 그가 보이지 않고 연주가 들렸다.

*네 번째 : 바흐-부조니, 샤콘느 BWV1004
개인적으로는 이 곡을 연주할 때가 절정이라고 생각했다. 완전 몰입해서 치느라 쇼팽을 칠 때의 연주를 연상하게 했다. 물론 쇼팽을 칠 때(이건 씨디로만 들었지만)와는 연주가 달랐지만, 임동혁이 바흐를 치겠다!고 선언한 컨셉보다는 집중을 하다 보니 그에게 익숙한대로 쇼팽스러워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말이다. 나 또한 이때쯤 완전히 몰입해서 곡 사이에 나도 모르게 침이 넘어갔고 그 전에는 눈물샘이 찡해졌다. 오버같지만 음악 뿐 아니라 문학이나 극, 미술을 접할 때도 작품 감상시에 저런 순간은 자주 있다. 특히 매력적인 연주자의 좋은 연주를 들을 때 나도 모르게 저런 순간이 오곤 한다.
나는 임동혁이 곡을 칠 때 마음속으로 울면서 오빠!를 외쳤다(...) 너무 멋진 연주였다. 그가 치는 것이 바흐여도 좋다. 난 아직 쇼팽의 동혁군에게 빠져있다. 아니, 내가 빠진 것은 그의 몰입한 연주이고, 몰입한 그에게선 쇼팽의 향기가... ^^ 이게 맞는 말이다.

*인터미션

*다섯 번째 : 골드베르크 변주곡
이건 정말 직접 들어보길 바란다.
곡이 짧지 않은데 완전한 반복이 없다.(있으면 어떡하지? 난 없다고 기억..)
테마 하나하나가 재미있고 의외성을 가지고 있다.
자꾸 바뀌는 분위기의 감정을 짧은 시간에 잡아내어
절제하느라 힘을 들여, 그러나
너무나 즐거운듯이 몰입하여 연주에 그대로 담아내는 것을 보면
임동혁이 왜 더이상 신동이 아니라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연주자인지
진심으로 느낄 수 있다.
임동혁은 진짜 진짜 감정이 풍부하다.

* 앵콜곡  : 우레같은 박수가 끊이지 않아서 몇 번이나 인사하러 나오다가 드디어 앵콜을 쳤다. 팜플렛에 없는 곡명을 듣기만 해서는 알 수 없는게 나의 한계.(...ㅠ 훌쩍) 아부지가 뭐라 말해주셨는데 바흐곡은 아닌것 같았는데 뭔지 모르겠다. 나만 먼저 집에 왔고 어른들은 술자리에 계셔서aa

연주 총평 :
전반적으로 역시 훌륭했다. 인터미션(쉬는시간) 전의 연주에 대해서는 임동혁 스스로도 만족한 것 같았다. 왜냐하면 네 번째 곡을 너무 잘쳤기 때문에...
인터미션 후에도 그의 감정은 최고조에 달해있었다. 그의 집중력은 상당히 긴 시간 이어졌다. 그에 대한 발견 중 나를 가장 감동시킨 건 집중력이 첫째고, 연습의 흔적이 둘째다. 연주를 듣는 사람으로서 그의 몰입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서 듣는 동안 내 숨만이라도 죽일 수 있다면 잠시만 죽이고 싶었다.

안타까운 점 : 
청중 중에 아이들이 많았는데, 말썽없이 얌전히 있어주었지만 박수를 매 쉼마다 쳐서 걱정이 되었다. 민망한 것, 청중의 집중을 흐리는 것은 둘째치고, 귀가 예민한 연주자에게 방해가 될까봐였다. 인터미션 후에는 뒤로 갈수록 실수로 박수치는 사람 수가 적어지면서 그 소리가 더 튀기도 했고, 연주가 길어지면서 연주자도 지쳤을테고... 인터미션 이후엔 곡과 곡 사이에 감정을 잡는 시간이 2~3초씩 길었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연주 내내, 아이들이 많을 때 우려가 될만한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다. 의외로 아이들 전반은 얌전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연주자는 인터미션 전이든 후든 약간의 소음이나 때안맞는 박수에 연연하지 않고 훌륭하게 집중했다. 나는 '어머 어쩜..'이라고 생각하면서 연주자의 관용과 포용력에 감명받았다. 감동이 과했나? 아이들은 연주자가 힘을 내길 바라면서 박수를 쳤을 것이고, 연주자는 비록 박수가 집중에는 좋지 않을지라도 청중의 그 마음을 이해하고 더 좋은 연주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따뜻해졌다. 연주자가 속으로 짜증을 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이 사람은 어린 외모를 가졌지만,
무대 위에서만큼은 어리지 않다.
그의 연주는 물론이거니와,
그의 자세ㅡ구부정하게 앉아서도, 일어서 걸어나갈때도 절도있는ㅡ또한,
그의 표정ㅡ겸손하고 슬픈 듯한 미소가 기묘하게 점잖은 느낌이 드는ㅡ마저도,
몰입해서 연주를 따라부르는 허밍조차, 무대 위의 그는 절대 어리지 않다.
사진에서는 항상 개구장이 같았는데...
실물을 보니 분위기가 조금 슬펐다.
조금 기묘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겸손하고 점잖은 표정이 가슴을 찡하게 했다.
멋지다-를 넘어 아름답다-는 느낌으로.

연주장을 나와 거리로 섞여들 때의 마음은
몸과 마음 가득히 뽀얀 새벽안개로 차오른 느낌이었다.
뿌옇게 흐려진 새벽의 느낌.
오늘은 tgif, 금요일 밤이지만,
새로운 시작이 올 것 같다.

 

 

 

+

그의 프로필... 그리고 자리 자랑.

+

 

처음에는, R석은 R석이지만 '로얄 중에서도 로얄'석은 아닌 자리에 앉았었다.
엄마아빠와 그 친구부부 해서 6분의 어른들 + 나 이렇게 갔는데
내 것은 나중에 이야기를 해서 추가로 받은 것이기 때문에 혼자 떨어져 있었다.
연주도 잘 들리고 혼자라 집중하기에는 좋았지만,
얼굴이 어렴풋이만 보여서 동혁군이 어디서 중얼대는지, 아미를 어디서 얼마나 찡그리는지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아부지께 양보를 받아서 골드베르크변주곡은 앞에서 네번째 가운데에서 들었다. 몰입할 때마다 깊게 패이는 오빠^^;의 입주름까지 보였다...(흐흐..^^)

아는 사람은 아는 임동혁의 프로필을 소개한다.
연주만 들어도 마음을 울리지만,
아직 연주를 듣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미 이룬 성과의 권위를 빌어 그를 추천하기 위해서(...)


로맨티시즘의 대표 피아니스트 임동혁

1984 서울 생
7세에 피아노 시작하여 10세에 모스크바 국립 음악원에서 수학 당시 명교수 레프 나우모프가 그를 지극히 사랑하였음.
1996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세상에 알려짐.
(형인 피아니스트 임동민이 1위, 동생인 임동혁이 2위 입상)
2000 부조니 콩크루와 하마마쓰 콩쿠르에서 입상
2001 롱티보 콩쿠르 최연소 우승(1위수상 뿐 아니라 5개 부문에서 더 수상)
2002 EMI에서 출시한 데뷔 음반으로 '황금디아파종상' 수상
('피아노의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적극적 추천으로 파격적 조건으로 음반 발매.)
2003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편파판정을 이유로 수상거부)
2004 EMI에서 출시한 두 번째 음반으로 '쇼크 상' 수상
2005 쇼팽 국제 콩쿠르 한국인 최초 3위
2007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4위(1위 없는 4위)
(이로써 세계 3대 대회에서 모두 수상함)

2008 03 07
쇼팽에 안주하지 않고 바흐에 도전!

* 팁 :: 바흐는 피아노 나오기 이전의 사람이라서
모든 곡이 다 편곡된 곡이라고 한다.
우리집 문화부장ㅋㅋ 아부지의 팁이다.

추천수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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