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소설 - 파피용

김준수 |2008.03.10 07:12
조회 97 |추천 1


 


 소설 - [파피용]


 


 [뇌]라는 작품을 계기로 좋아하게 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간.

인터넷에는 '새로운 것은 없고, 이전작의 답습'이란 혹평이 쏟아졌음에도

난 어느새 인터넷서점에서 이미 책을 주문하고 있었다.

그가 그려낼 환상의 세계에 난 기꺼이 다시 빠져들 준비가 되어있었으므로.

 

 문명이 발달해갈수록 인류는 위기를 향해 치달아간다. 개발을 위한

파괴적인 인간들의 행동으로 환경은 오염되고, 끊이질 않는 전쟁과

테러의 위협, 인구과잉으로 인한 자원의 고갈, 가난과 배고픔이 전

세계에 만연한 지구. 마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듯한 참혹한 자화상.

 

 주인공인 과학자 이브 크라메르는 '마지막 희망은 탈출이다'라며

나비 모양의 거대한 우주범선, '파피용' 프로젝트를 구상한다. 몇 번

의 수정을 거쳐 완성된 우주범선의 크기는 수Km에 달하고, 몇 광년

떨어진 다음 태양계에 도달할 때까지 대를 이어가며 생존하기 위해

탑승할 최소 인원은 자그마치 14만명에 육박한다.


 

 피폐해진 지구에서 스스로 자멸할 위기에 처한 인류 중 14만명이

거대 우주범선을 타고 떠나는 '우주여행(혹은 탈출)'동안 그려지는

1천년간의 이야기는 인류역사의 단면 그 자체였다.

 

 프로젝트를 고안한 과학자 이브 크라메르를 필두로 한 일행은 안전한

1천년 간의 여행을 위해, 미래 세대에는 폭력과 파괴적 행위가

없기를 바라며 종교, 정치, 화폐(사적재산)을 금지하기로 한다.


종교인, 정치인을 탑승시키지 않고, 폭력적인 행위도 금하는 것.

그러나 인간들은 스스로의 개인적인 감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에는

폭력과 살인이 일어나며 '평화를 위한 구속없는 룰'은 깨어지고 만다.


 「폭력과 살인을 막기 위해 '법과 경찰'이 만들어지고, 전에 없던

담장이 집집마다 세워지며, 자연스레 권력과 소외계층마저 생겨

난다. '신의 뜻을 내가 전하겠다!'며 종교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그

에 반대하는 다른 종교와 무신론자들간의 전쟁마저 일어난다.

균등하게 노동하는 것이 무의미해지고 화폐와 빈부격차가 생기며,

우매한 무리들을 선동하고 지배하려는 자들로 인해 정치라는 것이 탄생한다.」


 결국 1400년간의 우주여행 동안 인류는 지난 세대에 걸쳐 일어났던

역사를 되풀이하고, 스스로 자멸해간다. 이 부분은 인간 본연과 심리에 대한 통찰,

그리고 그것들을 유머있게 표현해내는 베르베르의 멋진 표현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또 다른 태양계의 행성.

결말에 다다른 이 부분에서 나는 베르베르의 기막힌 내용조합에 또

한 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담과 이브, 뱀'에 관한 성경의 내용과

'어떻게 공룡이 한 순간에 멸종하고 포유류가 생겨났는가'하는 의문들,

마치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지구에서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순간을

멋진 상상력으로 퍼즐을 짜맞추듯 그려내는 그 익살스러움에

나는 씨익, 웃으면서 마지막 구절을 읽고 책을 덮을 수 있었다.

 


 마지막 구절. '언제까지 탈출을 계속할 수는 없다'라는 부분은

마치 베르베르가 인류 전체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니었나 싶다.

그렇지 않은가. 소설속처럼 우리의 지구도 망가져가고 있고, 인류는

점점 더 가난과 분쟁 속에서 날마다 피폐해지고 있다. 하지만

도망이나 회피 따위가 우리에게 있어 '진정한 해결책'일 순 없지 않은가.

우리는 지금이라도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스스로에 손에 의하여 인류의 역사가 무너지는 날이 오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추천수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