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원래는 내가 열심히 학교에서 시험을 치고 있어야 했지.
대구에 있는 경북고등학교가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여하튼. 작년에 나를 긴장시켰던 3월 첫 모의고사.
3월 성적이 11월 까지 간다는 말에 열심히 했는데
역시나 거짓말에 속아넘어 갔지-_- 그대로 가긴 개뿔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애들한테 문자를 보냈다.
잘 치면 그대로 11월까지 가는거고,
못 치면 11월에는 점수 오른다고.
오늘 친 어떤 녀석은 못쳤다고 뭐라그러던데
문자 온 녀석들 이야기 들어보니 뭐 그럭저럭 한 것 같던데
초반부터 너무 올인하는 것 같아서 안쓰럽고 그렇더라.
아, 3월 모의고사 때로 다시 돌아가고싶어.
자랑스런 경고인 89회 탑 오브 경고 3학년 1반에서
하나 하나는 다 순하디 순한 어린양이지만
둘 셋 이상 모이면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37명의 나쁜놈들이랑
스피커 지직거리고 1,2학년들 시끄럽다고 욕하면서
언어 영역풀고
2-30분 지나면 자는 애들 보면서
수리 영역풀고
모여서 점심먹고 학교 한 바퀴 돌고 양치한 다음에
또 지직거리는 스피커와 시끄러운 1,2학년들 욕하면서
외국어 영역풀고
사탐 시험뭉치들에서 4과목씩 꺼내는 거 귀찮다고 궁시렁거리고
남는 시험지 구겨서 던지고 비행기 접어서 날리고
자다가 맘대로 시간 바꿔가면서
사회탐구 영역풀고
다른 반 보다 늦게 답지와 점수표를 가져다 주는
우리반 멍청이 실장을 욕하는 걸 들으면서 진학실 갔다오고
맞춘 거에 기뻐하고 틀린 거에 아쉬워하고
어머니들이 넣어주신 간식 애들이랑 나눠먹고
먹은 거 정리하고 선생님 종레끝나고
"음, 내일부터 열심히 해야지. 오늘은 오답노트 만들꺼야."
하면서 노래방 가서 막 소리지르고 야자실가서 심자하고 오던
2007년이 그립다.
경북고등학교가 그립다.
3학년 1반 애새끼들이 그립다.
보고싶다.
*우리 후배님들 볼 지 안 볼 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실망하지 않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