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여행의 비행일정은 인천에서 두바이까지 9시간반, 두바이에서 1시간 반 남짓 경유하고 카이로까지 3시간, 그리고 카이로에서 후루가다까지 1시간 비행입니다. 비행은 총 13시간반, 경유와 로칼 비행기로 갈아타는 것을 합하면 16시간이 넘는 여정입니다. 여정은 거의 잠자는 것으로 일관했기에 각설하고 마지막 카이로에서 후루가다로 가는 데 발생했던 일화만 정리합니다.
카이로에 내려 입국수속, 세관을 통과하고 나와보니 막상 막막합니다. 어디로 가야 후루가다로 가는 국내선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한국인 가이드도 많은데 속시원한 답을 주지 않습니다. 답은 택시를 타고 국내선으로 가야 합니다. 5명의 다이버가 가진 짐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각각 25킬로가 넘는 다이빙백 한 개씩과 그리고 추가적인 가방 한 개씩 그리고 라면 두박스, 김치 한박스, 와인 5병, 소주 2박스… 엄청난 양의 짐을 들고 택시를 타야 합니다. 두대를 불러서 가려하는데 처음 만난 택시기사는 막무가내입니다. 결국은 두 대값을 지불하고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게됩니다. 20년된 택시위에 다이빙 가방을 다 올려싣고 10분을 달려 국내선 탑승구에 도달해 찍은 기념사진입니다.
후루가다에 도착하니 배는 저녁에나 탄답니다. 마중나온 윤선강사와 함께 베두인족이 사는 사막으로 투어를 가봅니다. 사막….. 과연 어떤 기분일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많이 틀렸습니다. 사하라사막과 같이 모래밖에 없는 사막이 아니라 약간 황무지와 같은 느낌을 주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사막라이딩, 사막트래킹, 낙타타기, 사발이타기 등등을 즐겼습니다. 뭐 좋은 경험이었지만 다이빙 여행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서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사막 한번은 가볼만한 곳이었습니다. 마지막에 별을 보러갔었는데…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달이 참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러니 가볼 생각을 했겠지요..
사막투어를 마치고 밤 12시경 드디어 보트에 오릅니다. 16명의 손님을 태울 수 있는 보트입니다. 모두들 만족하는 모습입니다. 다행입니다. 이번 다이빙 투어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모두 건강하고 사고없는 다이빙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 팀은 저와 두연, 지운, 영지, 영호, 이렇게 5명입니다. 여기세 김산강사와 윤진강사가 동행합니다. 우리를 가이드하는 현지인 강사는 “부디”입니다. 부디 아무런 사고없이 돌고래와 만타를 볼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홍해에서의 다이빙 첫날입니다. 이집트 사람들이 말을 너무 자주 바꿉니다. 이랬다 저랬다가 자신들의 특기로 생각합니다. 물론 사과는 하지 않습니다. 오랜 문명을 가진 민족일수록 현재의 위치보다 자존심은 무척이나 강한 것이 특징입니다. 중국에서 느꼈던 일종의 이유없는 자존심 행세가 느껴집니다. 지루했던 아침의 이집트 다이브 마스터와의 논쟁을 마치고 북쪽의 난파선을 보기 위해 기수를 돌립니다. 전체적인 일정을 후루가다에서 북쪽으로 향해 몇가지 난파선 포인트를 구경한 후 남쪽으로 향해 리프 다이빙을 하는 것이 기본 계획입니다.
난파선 포인트에 도착해서 체크 다이빙을 마친 후 첫 다이빙을 시작합니다. 수심은 20미터 정도 되는데 난파선이어서 인지 왠지 즐겁지 않습니다. 모두가 하강을 거의 마무리 지었을 쯤에 홍해 다이빙의 시작을 알리는 징조가 보입니다. 돌고래 5~6마리가 우리의 주위를 감쌉니다. 우리를 빤히 쳐다보면서 두 마리씩 짝을 지어 우리 주위를 선회합니다. 그 동안 노래 불렀던 돌고래 타령이 현실로 나타나는 순간입니다. 첫 다이빙이고 난파선이기에 아무도 카메라를 갖고 오지 않았습니다. 데자부~~
난파선을 난파선이었고 주위에서 레오파드 피쉬와 아라비안 엔젤 피쉬를 봅니다. 레오파드 피쉬는 1미터가 훨씬 넘어보였고 엔젤 피쉬는 노란줄을 가진 멋있는 놈이었습니다. 다이빙 타임은 39분이었습니다.
두번째 다이빙은 난파선 근처의 리프를 돌았는데 시간이 4시반이어서 그런지 볼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물고기들의 쉬는 시간인지 바다가 조용했고 태양이 지기 시작하는 시간이어서 인지 바닷속의 색상도 회색 일색이었습니다. 왠지 잘못왔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다이빙 시간은 41분이었고 최고 수심은 27미터 나이트록스를 해서 피곤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나비고기는 몇마리 찍었습니다. 개나리색이 아주 아주 예쁜 놈이었습니다. 정식 명칭은 Masked butterfly fish 입니다. 팬텀 분위기가 조금 나는 것도 같습니다.
세번째는 나이트 다이빙입니다. 같은 리프를 이제는 밤에 들어가 봅니다. 어제 후루가다에서 구입한 신형 라이트를 시험해봅니다. 지운다이버와 짝을 이뤄서 지운이 비추고 제가 찍는 구성입니다. 내려가자 마자 플라잉 스페니쉬 댄서를 만납니다. 누디브랜치의 일종인데 크기가 20센치 정도 된 것 같습니다. 선홍색의 몸체와 꽃과 같은 수술을 갖고 있습니다. 야간이어서 찍기가 참 힘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쉽게 보기 힘들다는 스페니쉬댄서를 그래도 이만큼이나 찍은 것이 다행입니다. 약간의 조류가 있으면 물위에 떠서 스페인 댄서처럼 춤을 춘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홍해에서만 볼 수 있는 누디브랜치 같습니다. (처음으로 가지고 간 스트로브는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푸퍼피쉬를 따라가다 성게에 손을 찔립니다. 왼손에 까만 구멍이 두 개가 생깁니다. 무지 아프네요.. 식초와 기름을 섞어서 바르고 맥주를 한잔 하니 고통은 사라집니다. 다이빙 첫날 스트로브에 큰 광각렌즈를 끼고 사진을 찍으려니 다이빙이 고통스럽습니다. 야간에는 더욱이 힘듭니다. 언제쯤 실력이 늘려나 하는 고민에 빠집니다. 푸퍼가 잠을 자고 있어서 그래도 예쁜 자태를 찍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입니다. 새벽다이빙을 하려 했는데 파도가 높다는 이유로 6시반쯤 첫 다이빙을 시작합니다. 딮 다이빙이라 하기에 나이트록스를 포기하고 일반 공기 다이빙을 합니다. 아래를 보면서 하강을 하는데 쑥 내려온 깊이가 순식간에 40미터입니다. 약간의 질소마취 기분이 드는데 어질어질 한 것이 나쁘지 않은 기분입니다. 살짝 올라오니 어지럼증이 사라지네요.. 홍해 다이빙의 특징이 딮 다이빙이라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생태계가 어제 보았던 것과는 사뭇 틀립니다. 물론 그렇다고 아주 대단한 놈들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35미터 정도를 유유히 노닐고 있는데 두연이 다가와서 뭐라고 합니다. 너무 밑에서 놀지 말라는 뜻인 모양입니다. 무감압 한계 시간이 5분밖에 안남아있네요…ㅋㅋ 상승해서 25미터 정도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이것 저것 셔터를 눌러대기는 했지만 여전히 카메라가 너무 무겁습니다. 아직은 이런 카메라를 들고 내려오기에 무리가 있는 모양입니다.
이번에는 경산호에 왼손을 긁힙니다. 간헐적인 통증이 찾아오는데 기분이 별롭니다. 어찌 하다보니 50바가 되서 혼자 상승을 합니다. 처음에 40미터에서 잠깐 논 것이 에어를 많이 소모한 듯 합니다. 물론 실력도 딸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혼자 상승에서 조디악을 타고 배 로 돌아옵니다. 어제는 성게에 찔리고 오늘은 산호에 긁히고 부디가 이러다가 죽겠다고 다이빙 고만하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식초를 왼손에 부어봅니다. 통증은 이미 사라졌고 모기 물린 것처럼 부어오릅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다른 사람들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제가 40분 다이빙시간이 나왔으니 다른사람들은 한시간 정도 한 것같습니다. 섬 주위의 10미터 안팎에 볼 것이 아주 많았던 모양입니다. 하여간 필리핀 사방에서 지겹게 찍었던 누디브랜치가 여기도 보입니다. 아주 가끔이지만 반갑습니다.
오늘의 두번째 다이빙은 10시30분에 시작합니다. 네가티브 점프를 하기 위해 BCD의 공기를 모두 빼고 뛰어듭니다. 웨이트를 2킬로를 빼보았더니 남들처럼 곧장 하강이 되지 않습니다. 다시 채우고 하강합니다. 쓸데없이 두번이나 BCD를 채웠다가 뺐으니 손해가 아주 큽니다. 역시 일등으로 나올 것 같습니다. 두 명의 강사와 두 명의 DM이 저와 한팀이니 제가 젤 못하는 것은 당연한데.. 역시 쳐지는 것은 별로입니다.
나이트록스를 하고도 최고수심을 29미터를 찍었습니다. 한계수심이 32미터인데 너무 근접한 것 같습니다. 카메라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스트로브와 광각렌즈를 띄어내고 마크로렌즈만을 부착한 채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이빙은 한결 쉬웠고 간만에 조그만 물고기들에게 사진기를 들이댈 수 있었습니다. 분수에 맞는, 실력에 맞는 다이빙 설계가 필요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으로 본 박스피쉬를 찍었습니다. 역시 날쌘 놈이어서 찍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태를 잡아낼 수는 있었습니다. 다이빙은 쉬워졌는데 사진을 건지기는 다시 어려워지네요… 세상은 공평합니다. (광각을 낀 이유로 내장 플래쉬가 제한적으로 터진 모양입니다… 이번 다이빙에서 사진은 참 아닌 것 같습니다.)
멀리서 김산 강사가 저를 부릅니다. 저어저어 가보니 돌고래 표식을 하네요… 또 돌고래? 하지만 알고 보니 동굴에 들어가 보라는 말입니다. 렌턴을 빌려들고 동굴에 들어가 봅니다. 암것도 없네요… 나중에 알고 보니 크렙이 몇 마리 있었던 모양입니다. 실망하고 나와보니 또 50바입니다. 혼자 올라가서 안전정지를 하려 하니 4분을 하라고 컴퓨터가 말합니다. 조금 문제 있는 다이빙이었던 모양입니다. 물위에 떠서 아래를 보니 지운이 부디의 옥토퍼스를 물고 다닙니다. 그녀도 공기가 다 떨어진 모양입니다.
딱지, 터보, 두연 그리고 김산강사가 모여서 회의를 합니다. 뭔가 컴퓨터를 서로 봐가면서 고민을 하는데 파도가 위에 있으니 높습니다. 혼자 조디악을 타고 돌아오니 잠시 후 지운이 돌아옵니다. 옥토퍼스를 물고 있는 순간에도 아주 큰 모레이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대형 모레이였던 모양입니다.
딱지와 터보가 돌아왔는데 터보가 무감압한계를 넘은 모양입니다. 컴퓨터가 계속해서 Beeping을 하는데 부디가 처치에 들어갑니다. 터보는 순수산소를 15분, 5분 이렇게 두 번 마시고 휴식에 들어갑니다. 아마도 앞으로 12시간동안 다이빙 못할 것 같습니다. 보수적인 다이빙이 이집트에서는 필요하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6시가 다 되서 선셋 다이빙에 들어갑니다. 수심은 15미터정도로 제한하고 되도록 안정적인 다이빙을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번에는 딱지와 터보가 빠지 두연, 지운, 그리고 윤진강사가 동행합니다.
날이 어둡고 태양광이 사라진 상태여서 사진을 건지는 것이 어렵습니다. 선셋 다이빙이라고 하였지만 나이트 다이빙입니다. 이리저리 정신없이 다니다 보니 다이빙 타임이 69분이 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최장 다이빙 기록입니다. 200바를 가지고 70분 가까이 다이빙을 하다니…. 이어서 또 한번의 나이트 다이빙을 합니다. 밤 9시 다이빙입니다. 푸퍼피쉬가 야행성인지 아니면 그 동네 유지인지 바다를 지키고 있습니다. 아주 대형 모레이가 보입니다. 사진기 밧데리가 떨어져서 두연만이 사진기를 눌러댑니다. 사진은 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70분에 이르는 다이빙… 부디가 왜 스스로를 죽이려 하냐고 질문하네요.. 왜 그럴까요?
세번째 날입니다. 배는 밤새 여기저기를 돌며 물도 채우고 정비를 한 모양입니다. 부디도 자고 김산강사도 방금 잠들었답니다. 윤진강사와 전 멤버가 새벽다이빙에 나섭니다. 태양광도 아주 좋고 좋은 사진이 나올 것 같은 예감입니다. 그런데….카메라를 가지고 장난 놀다 사고를 치고 맙니다. ISO를 400으로 맞춰 봅니다. 제가 왜 그랬을까요? 최고 수심 25미터로 설정하고 조류를 타면서 혹시나 나타날지 모르는 만타와 돌고래를 찾아봅니다. 안 오네요.. 두연이 위에서 어른대기에 실루엣 사진을 찍어봅니다. 의외로 분위기가 납니다. 작품사진이 나올 듯 한데… 제가 왜 ISO를 조정했을까요.. 게다가 노출을 2.8로 맞추고 셔터는 300으로 두었는데 모든 사진이 다 하얗게 나왔습니다. 보정을 해도 소용없는 작품사진이 되었습니다. 최고수심 28.9미터 다이빙타임 48분이 나왔습니다. 결론은 노출은 4 정도가 적당하고 셔터는 125 정도에 맞춰서 그리고 ISO는 200이 적당하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내일은 그렇게 찍어 보렵니다.
20미터쯤 내려가니 부채산호가 보입니다. 비록 노출은 맞지 않았지만 모델들을 데리고 사진을 찍어봅니다. 노출이 맞지 않는 사진을 가지고 싸이월드 스튜디어로 보정해서 올린 사진입니다. 약간은 노래방 분위기가 나긴 하지만 그래도 작품사진을 찍기 위한 노력은 계속됩니다.
드롭오프에서 니모를 만납니다. 이 아네모네에는 니모와 샛별돔이 함께 사네요. 흔치 않은 모습입니다. 니모 2마리와 샛별돔 20마리쯤 되는 것 같습니다. 광각렌즐를 띠어내고 마크로 모드로 샛별돔 떼를 찍어봅니다. 20여장을 눌러서 건진 사진입니다. 샛별돔의 샛별이 반짝이는 모습과 니모의 개나리색이 어울린 사진입니다. 샛별돔의 크기는 1~2센치 정도되어서 실제로 이 사진 크기와 유사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샛별돔과 더불어 홍해에 있는 배너피쉬를 제법 근사하게 잡았습니다.
홍해의 배너피쉬는 마스카라를 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약간은 독특하고 사람을 닮은 듯한 느낌을 주는 물고기 였습니다. 노란색이 적절하게 표현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두 마리가 나란히 가는 모습을 담게 되서 즐거웠습니다. 두번의 다이빙을 시파단과 유사한 드롭오프에서 한 후 다시 이동합니다. 우리가 반드시 들려야 할 포인트에 가기 위해 방향을 약간 꺾는 모양입니다. 즉 남쪽으로의 항해를 고만하는 모양입니다. 수단 쪽으로 더 내려가면 만타떼를 볼 수 있다던데 역시 이 일정으로는 무리가 따릅니다. 한 이 주일 정도 리버보드를 해야 수단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배를 몰아 새로운 포인트에 갑니다. 이번 포인트는 지금까지 봐왔던 홍해의 여느바다와는 조금 틀린 것 같습니다. 산호의 모양도 흡사 스타워즈에 나오는 외계에 온 듯한 느낌입니다. 아직은 덜 큰 산호이기에 그렇다는 부디의 설명이 있었지만 하여간 조금 특이한 바다입니다. 두연과 지운은 매우 좋아하네요.. 하지만 전 생물이 적으면 좀 별로입니다. 젊은 산호 밭을 지나 이미 다 커버린 산호밭으로 들어가니 좀 우중충해 지네요. 하지만 약간은 특이한 느낌이 참 좋습니다. 이어서 야간 다이빙도 같은 곳에서 해봅니다.
물고기를 집어서 초콜렛에 반쯤 담갔다 뺀 듯한 모양의 물고기 떼를 잡아 봅니다. 실제로 피쉬의 별명도 초콜렛딥입니다. 심도 있는 사진을 찍어보려 하는데 쉽지는 않네요. 하지만 괜찮은 사진이 나온 것 같습니다. 조리개를 가장 좁히고 셧터 스피드를 느리게 맞춰봅니다. 산호가 견고해서 느린 셔터 스피드가 가능합니다. 앞에 보이는 산호가 아직 어린 산호의 모습입니다. 간만에 조금 틀린 바다를 본 느낌입니다. 같은 곳에서 야간 다이빙도 해봅니다. 입수하고 보니 카메라의 밧데리가 없습니다. 그런 이유를 벗 삼아 여유로운 야간 다이빙을 해 봅니다. 특별한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간만에 한적한 다이빙이었습니다. 사진이 저를 구속하는 걸까요?
왠지 나이트 다이빙이 일찍 끝나버린 날이네요. 본래는 미드나잇 다이빙을 기획했었는데 몸 상태도 다들 별로인 듯 해서 그냥 술 마셔 봅니다. 와인 2병 반과 맥주 그리고 약간의 소주가 소모됩니다. 산 강사가 가져온 10년 된 노래들이 마음을 즐겁게 한 날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주책없이 조금 오버한 느낌입니다.
새벽다이빙을 마치고 다음 포인트를 향해 이동중입니다. 파도가 제법 높아서 배의 요동이 장난이 아닙니다. 두연, 지운, 영지는 쇼파에서 잠을 청하고 터보는 뭔가를 하고 있습니다. 어제의 와인도 있고 해서 오늘은 아침 일찍 눈을 떴습니다. 첫 다이빙을 준비하는데 부디가 돌고래라고 소리칩니다. 밖에 나와보니 돌고래 다섯마리쯤이 배 옆을 지나갑니다. 두연이 핀과 마스크를 쓰고 뛰어듭니다. 저멀리 헤쳐나가는데 아무래도 물 밑으로 숨어버린 것 같습니다. 장비를 매고 혼자 물 밑으로 내려갑니다. 리프 곳곳을 열심히 돌아봐도 돌고래의 흔적은 없습니다. 포기하고 올라오니 모두가 준비하고 조디악에 타고 있습니다. 돌고래 이놈이 약만 올리고 가버린 겁니다. 하지만 언제 다시 나타날지 모르기에 공기를 아껴가면서 다이빙을 합니다.
갑자기 김산강사의 딸랑이가 울립니다. 멀리 있어 수신호는 안보이고 아주희미하게 돌고래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거의 백미터쯤을 전 속력으로 저어갑니다. 암것도 없네요…. 이렇게 새벽다이빙을 마칩니다. 태양광이 별로여서 실루엣 사진도 못찍고 돌고래 찾아 해메이다…. 힘만들었습니다. 두연이 부디에게 앞으로는 돌고래만 보러 가지고 합니다. 이러다가 다시 못보면 왠지 원통할 것 같은데… 파도가 많이 높습니다. 눈을 붙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조그만 섬에 정박합니다. 여기서 선셋 다이빙과 야간 다이빙을 할 계획입니다. 다른 배들이 여러 척 보입니다. 이집트가 유럽인들의 휴양처라는 느낌이 드는 순간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다이빙을 합니다. 10살 정도 먹어 보이는 아이들과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같이 다이빙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파도가 약간 높아서 인지 두 팀으로 나누어 조디악을 타고 나갑니다. 부디, 두연, 지운 제가 첫 팀이고 산 강사가 딱지와 터보와 함께 다음 팀으로 옵니다. 이 포인트를 두 개로 나누어 다이빙을 합니다. 리프를 따라서 하는 단순한 다이빙이기에 실루엣 사진에 다시 도전해 봅니다. 드디어 태양광을 조금 이해하게 된 모양입니다.
물속에서의 사진은 집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수중에 들어가게 되면 신경 써야 할 일이 여러가지가 있기에 노출과 셔터 스피드를 맞추는 일이 지상처럼 쉽지 않습니다. 물론 좋은 사진 포인트가 사라지는 것은 아주 순식간입니다. 모델을 해주는 다른 다이버가 그 자세, 그 위치를 유지하는 것은 더욱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집중력, 순간을 포착해서 잡아내는 그 능력이 중요합니다. 이번 다이빙에 저에게 부족한 것이 이 집중력 같습니다. 장비가 커지니 더욱 힘들었겠지요….하지만 그래도 몇 장의 실루엣 사진을 얻은 데 만족 합니다.
이 놈은 오늘 찍은 가장 좋은 사진입니다. 구도도 노출도 그 다지 맘에 드는 사진은 아니지만 모델이 아주 출중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물고기의 이름은 자이언트 푸퍼입니다. 크기가 거의 60센티미터 정도 되는 놈으로 다른 다이버들은 무섭다고 도망갑니다. 하지만 전 조금 다릅니다. 실은 아주 순한 놈이 어서 사람을 공격하는 법은 없는데 왠지 정면에서 보면 표정이 아주 심각, 무시무시 합니다. 그래서 정면 샷을 얻기 위해 노력하다 마침내 얻은 사진입니다.
나이트 다이빙에서 제가 스페니쉬 댄서를 찾아냈습니다. 아주 우연히 말입니다. 원래는 산호에 붙어있어야 정상인데… 모래 위에 있는 것을 찾아냈습니다. 두연이 아주 좋은 사진을 몇장 찍은 듯 합니다. 저는 계속되는 스트로브 문제로 광이 충분하지 못한 사진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워낙이 토치의 광이 좋아서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은 듯 합니다. 촉수의 느낌을 얻기 위해 모래바닦에서 한 5분쯤 보낸 듯 합니다.
마지막 날입니다. 핫시시라는 부디가 가장 좋다는 다이빙 포인트에 도착해 있습니다. 6시 50분에 첫 다이빙을 시작합니다. 오른쪽으로 산호를 끼고 왼쪽으로 파란 바다가 있는 드롭오프입니다. 부디가 대물이 나올 가능성이 많다고 하기에 열심히 바다 쪽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참 바다는 조용합니다. 어쩌면 이렇게 바다가 고요할 수 있을까요? 물고기도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흡사 텅 빈 바다를 보는 느낌입니다. 혼자 떨어져서 바다 쪽을 바라보는데 참치들이 떼지어 지나갑니다. 허겁지겁 셔터를 눌러봅니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상승합니다.
두 번째 다이빙은 따라오던 산호를 따라가는 다이빙입니다. 아까 상승했던 곳에서 다시 입수합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가 계속 보이지만 여전히 바다는 조용합니다. 산호 쪽으로 돌아와 물고기들과 놀아봅니다. 두공도 만타도 기대했던 돌고래도 없이 핫시시의 다이빙을 마칩니다.
마지막으로 기수를 돌려 후루가다로 향합니다. 돌고래에 대한 마지막 미련을 갖고 후루가다 돌고래 포인트로 향합니다. 돌고래 출현 가능성은 약하지만 그래도 가봅니다. 마지막으로 수트를 벗고 반바지 차림으로 바다에 뛰어들어 봅니다. 약간 춥지만 시원하다는 느낌이 더 큽니다. 다이빙에 대한 아쉬움이 날아가는 느낌입니다. 돌고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두연이 이름 붙인 꽃동산에서 사진을 찍으며 마지막 다이빙을 마칩니다.
홍해에서의 5일간 아니 4.5일간의 다이빙이 가져다 준 것은 실은 별로 없습니다. 잠깐 동안의 돌고래와의 조우를 제외하고 홍해라는 바다의 주인공들과 특별한 만남을 경험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홍해의 특별함을 생각해보면 이는 색채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시리도록 푸른 물색이나 지상에서 보았을 때 산호와의 조화를 통해 보여주는 사파이어 물색,그리고 아쿠아마린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투명한 느낌, 뭐 이런 것들이 홍해가 가진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몰디브를 보지 못해서 일지 모르지만 시파단에서 느껴보지 못한 그런 색채의 다양함이 이번 첫 홍해 다이빙에서 얻은 가장 큰 느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이빙 여행과는 상관없이 5일밤에 후루가다에 내려서 버스로 룩소로 이동해서 하루동안 이집트 고대문명을 공부했습니다. 아주 성실한 가이드를 만나 뜻하지 않은 행운을 누린 듯합니다. 6일밤 다시 새벽 비행기를 타고 카이로로 이동하여 호텔에서 잠시 눈을 붙인 후 지금은 다시 서울로 가는 비행기 안입니다. 길고 긴 9박 10일 간의 홍해 다이빙 여행이 이렇게 끝나갑니다. 다음은 어디일까요?
럭소 김태엽 코리아 게스트 하우스 010-5507258
럭소 영어 가이드 Ahmed 010-198-4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