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끝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그녀는 가끔 내 팔에 몸을 기댓다.
더플 코트의 두꺼운 천을 통해 나는 그녀의 입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뿐이었다.
나는 코트 주머니에 양손을 찔러 넣은 채, 언제나처럼 걷기만 했다.
나도 그녀도 고무창을 댄 구두를 신고 있었기 때문에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바싹 마른 플라타너스 잎을 밟을 때만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녀가 찾고 있는 것은 내 팔이 아니라, '누군가'의 팔이었다.
그녀가 찾고 있는 것은 내 체온이 아니라 '누군가'의 체온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