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올해27살인 직장인 여자입니다.
전 가족과 따로 떨어져 살고있어요
그런데 몇일전 오랜만에 아빠를 뵈었다가 펑펑 운일이 있어서
이렇게 사연을 올리려 합니다.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아빠가 잠깐 화장실에 가신사이 탁자위에 아빠핸드폰이 눈에 띄더군요
아무생각없이 핸드폰을 열어서 이것저것 눌렀는데
전화부를 보다가 제 번호의 이름이 "ㅇㅗㅈ.ㅏ"라고 되어있는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게다가 다른 사람들의 번호도 전부 알수없는 모음과자음으로 등록되어있더군요
난 혹시 핸드폰에 문제가 있어서 오류가 난건가 몇번이나 폴더를 열었다 닫았다하고 심지어 껐다가 켜보기까지 했습니다.
그때 문득, 번쩍하고 드는 생각에 그만 멍해지고 말았답니다.
그랬어요.
저희 아빤 핸드폰의 문자를 사용하실줄 모릅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번호를 전부 그렇게 등록해놓으신 겁니다.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아빤 시력도 안좋으셔서 핸드폰이나 다른 조그만 물체를 보실때면
안경을 쓰시고도 눈을 가늘게 뜨고 멀찌감치 희미하게 보십니다.
그동안 내가 참 무심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딸에게 전화 한통을 하기위해 아빤 핸드폰을 들고 얼마나 한참동안을 헤매셨을까요.
제 번호는 외우신다고 쳐도 다른사람에게 걸땐 대체 어떻게 하시는걸까..
이런저런 생각에 눈물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아빠가 자리에 돌아오시는게 보이자 얼른 눈물을 훔치고
전화번호부 다시 등록해드리겠다고 했더니
낡고 검은 작은 수첩하나를 꺼내 보여주셨습니다.
거기엔 아빠 지인들의 전화번호가 모두 빼곡히 적혀있었는데
제번호가 맨처음에 있었습니다
우리딸 010-XXXX-XXXX
아빠의 초등학생같은 삐뚤빼뚤한 글씨체를 보자 또한번
눈물이 쏟아질려고 했습니다.
뭐가 그리 슬펐는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그저 이런 사소한것도 미리 챙겨드리지 못한딸이 된것이 죄송스럽기만 했습니다.
아빠, 죄송해요
그리고 나의 아빠로 살아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