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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뺨을 적시는 눈물이 정말 나의 것일까.

김희훈 |2008.03.27 23:17
조회 97 |추천 2


연필인지 수첩인지 혹은

누군가의 전화번호를 써둔 쪽지인지, 그런 걸 찾으려고 했다.
오래된 서랍을 열었을 때,

뒤죽박죽된 나의 추억들이 무작위로, 갑자기, 예고도 없이, 쏟아졌다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되어있지 않았던 나는
방안 가득 흘러 넘치는 추억속에 방치되었다.
추억들은 대체로 무해하고 나에 대해 관대했지만,
끝내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을 언젠가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나를 엄습했다.
그리고 곧, 날카로운 칼날과 같은 모서리를 지닌 한 장의 엽서가
나의 마음에 예리한 자국을 냈다.

그 엽서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미안해,그리고 고마워.


역류하는 추억 속에서 나는,
내가 찾으려 했던 것이 무엇인지 잃어버린다.
이유 없이 뺨을 적시는 눈물이 정말 나의 것일까.
한번 열어버린 서랍은, 닫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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