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도 달리기에 중독되어 가는가 보다.
거위불고기 맛이 유명하다는
선우농원으로 가는 길은 어둠 속으로 이어져 있고
달리기에 맛을 들인 나는 초이레 얇은 초생달 빛을 밟아가며 달렸다.
어제는 부부동반 모임이 있었는데...
모임장소가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율리에 있다기에 그럼 뛰어서 가볼까?
우방아파트에서 대략 17km쯤 되는 거리이니 1시간 정도면 도착 하겠지
며칠 전 3월 동아마라톤을 대비하여 거금을 들여서 장만한 운동화도 신어볼 겸
퇴근하여 곧바로 옷을 갈아 입고서 집을 나섰다.
아내가 무리하지 말고 같이 차를 타고 가자고 채근을 하는 것을 뒤로하고..
옷은 차에 실어 보내고...
퇴근시간이라 야음삼거리는 차와 사람들로 붐볐다.
인도 가장자리로 뛰어 동부아파트 뒷길을 접어드니..신선산 오르는 길이 나타난다.
예전에 참 부지런히도 오르던 산인데...
야음주공에서 남부순환도로를 잇는 새로 개통한 길은 보도 블록이 깨끗하게 단장되어
달리기 좋았다.
대형 트럭들이 무섭게 질주하는 남부순환도로를 달리면서...
혹시 문수구장으로 달리는 사람들이 없을까?
두리번거려도 아무도 없고 가로등 불빛만 희미하다. 그래도 차가운 바람이 친구 삼아
얼굴을 스쳐 지나는데 기분이 좋다.
문수월드컵축구장에 도착하니...시계는 45분이 지나가고 있다.
역시 몇몇 달림이들이 축구장 외곽 자전거 도로 어둠 속을 뛰고 있다.
그 때 뒤에서 ~힘! 하고 외치며 다가 오는데.. 돌아보니 사우디박 선수다.
요즈음 굉장히 열심히네...
서울동아대회에서 무엇인가 보여 줄려나 보다.
울산구치소 가는 개산길 입구로 내려서니 가로등이 없어 너무 캄캄하다.
다행히 자전거도로가 개설되어 있어 달리는 데는 지장이 없다.
검문소 신호등을 지나서 드디어 7호 국도로 접어들었더니...
부산을 향하여 질주하는 차량들이 바람을 일으키며 굉장하다.
인도가 없어서 위험하다. 속도를 천천히 조심스레 달렸다.
문수사로 들어가는 초입에서 전화를 하니...100m 더 내려 오란다.
도착하여 시계를 보니...소요시간 1시간 20분...
옛날 고가옥을 개조하여 만든 농원은 꽤 넓었고 마당 한가운데는
장작불이 붉은 속살을 뒤집어 가며 타 오르고 있었다.
냉수 한컵으로 목을 축이고...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니...
주인 아저씨가 모닥불 속에서 고구마를 굽고 있다가 먹어 보라며 권한다.
땀을 식히면서 냉장고 속에 있는 맥주 한병을 꺼내 마시니...
기분이 너무 좋다...이 기분은 달리는 사람들만 알 것이다.
모인 사람들이 박수를 치면서 수고 하였다고...
중간에 한번쯤 차를 세우고 기다려 주리라 생각한 아내는 헹~하니 먼저 도착하여
생글-생글 웃으며 앉아 있다.
싱싱한 야채에다가 잘 익은 불고기 살을 싸고 소주 몇 잔을 마시고...
반갑고 좋은 벗들과 ...하하 호호...겨울 속으로 잦아드니...
이보다 좋은 것이 또 무엇이 있으리오?
집으로 갈 때도 뛰어서 갈라우? 하고 묻는 아내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얼른 차에 올라 앉아...기지개를 폈다.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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