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사소한 일상에 사실 사소한 것은 없다

유성렬 |2008.03.31 22:39
조회 19 |추천 0


 언젠가 초겨울 밤 홍천 시골에서 친구 할머님의 장사를 지내고 나오다가 문득 바라 본 밤하늘이 어찌 그리 맑고 청아한지, 그 처연한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음식을 먹을때 '니맛도 내맛도 없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디럽게 맛없다는 얘기겠지. 그래서 사람들은 아주 맵거나 자극적인 진한 맛을 찾는다.

종종 싱겁거나 허여멀건 국물은 맛이 없을 거라는 인식도 있다.

사실, 장점은 많다. 싱겁거나 허여멀건 것은 그 재료의 맛을 느낄 수 있고 위가 부담스럽지 않으며 몸에도 좋다는 것...이것저것 다 섞지 않았으니 오히려 '자연의 맛'이다.

 

가와바타야스나리 소설은 사건의 진행과 문학적 진술에 크게 의지하지 않고도 지적 긴장을 느끼면서 책에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또한  쟁쟁하고 스펙타클한 일상에서 무심히 심연한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가와바타의 이야기는 별이 쏟아지는 것 같은 청아한 애상이거나,

자극적이거나 감각적이지 않아 '니 맛도 내 맛도' 없는 담백함이 있다. 어찌보면 기묘하리만큼 깨끗해서 신비의 수준으로까지 비약하는 無心의 美學이 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