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눈에 사랑하게 되었지만…
이제 서야 솔직히 내 마음을 얘기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처음 만난 이후 하루도 당신생각을 떨쳐버린 적이 없었습니다.
조금 전까지도 당신 생각에 시무룩해 있었어요.
사랑이 그저 마음으로만 우직하게 위해주면 되는게 아니 구나
깨닫게 해준 당신 말들에 여러번 나의 신념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내게 실망해 하던 당신의 눈빛이 아직 눈에 선합니다.
사랑은 호감 가는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알아가며
평소 싫어하던 핑크색을 좋아하게 되는 머 그런 건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봅니다.
사랑은 이 각박한 세상에 지친 몸 숨길 수 있는 편한 곳이
아닌가 봅니다.
마음을 딴 곳에 두고 와 내 품에 안겨있는 당신을 느낄 때 마다
쥐구멍이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내 옆에 있어도 내 옆에 있지 않은 당신을 원망도 했습니다만
내 책임이란 결론도 금방 내릴 수 있었어요.
젊지 않은 나이에 사랑하는 이 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것은
나의 과욕 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신에게서 투영되는 내 모습이란 정말 보잘것없는 존재더군요...
이젠 내가 예전 같지 않네요.
겁 없는 민주화 투쟁의 세대답지 않게 다가올 아픔이 너무
두렵습니다. 이 나이에 아픔은 훌훌털고 금방 일어 날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더 그렇습니다.
나 너무 오래 살았나 봅니다. 내게 너무 익숙해져 있어요.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년 살고 싶은 구닥다리 남자의 로맨스가
나한테 어울리나 봐요.
이제…… 인연의 끈을 놓으려 합니다.
이거 이렇게 힘든 결정일줄 몰랐습니다.
무림의 검객처럼 폼나게 칼로 베고 훌훌털고 일어 설수 없는 거
암니다.
몰래 숨어 청승떨며 줄담배 피며 그리워 할 거두 암니다.
내 생에 최고의 실수 일수도 있습니다.
어쩜니까... 너무 아픈데...
어떻합니까... 너무 힘든데...
당신의 히어로가 되 주질 못해 정말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