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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의 봄

신원섭 |2008.04.08 18:43
조회 47 |추천 1



아침을 밤처럼 들이부었어요
앞에 앉은 이의 말, 그것의 농도가 어떠한지는
서로에게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죠


단지 서로가 가벼운 상자 같은 아침이 되지 않기만을 염원했고
그래서 우린 밤처럼 연거푸 들이부을 수 있는 아침이었어요


당신의 봄이 만개한 그곳의 조각을 보는 순간
나는 왜 그 옆에 서 있는 나의 높이를 알고야 말았을까요


그리고 언어는 낡은 반지하 단칸방 앞에서
비약하게 일렁이는 소용돌이 되어 채 전해지지 못하겠죠

 

나의 두 눈은 유년기 때부터 람사의 습지대 같아서
적당하게 자랄 수 있는 풀과 나무 따윈 없었구요
언젠가부터 썩어 문드러져 가는 흉부(胸部)에 몰두하는
나의 생(生)조차도 자라지 않고 있어요


어디서 날라 온 하늘의 쥐 같은 비둘기만이
평화를 가장하는 나의 하루를 변호하겠죠


나는 또 누군가에게 장난감 병정 같은 그대였을까요


 

 


딱딱거리는


 

 


Photographed & Written  ⓒ2008 By Wons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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