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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로움이 좋았다

장진아 |2008.04.10 18:22
조회 61 |추천 1


 

 

나는 외로움이 좋았다

외로움은 내 집이었고 옷이었고 밥이었다

어떤 종류의 영혼은 외로움이 완성시켜준 것이어서

그것이 빠져나가면 한꺼번에 허물어지고 만다

 

나는 몇명의 남자와 연애를 해보려 한적이 있지만

내가 허물어지는 것을 견딜수 없어

그때마다 뒤로 물러서곤 했다

 

나는 그들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다만 외로웠던 것뿐이었다

그러니 새삼 그들을 더이상 사랑하지 않느니 마느니

하는 자책은 느낄 필요도 없었다

 

나는 누구도 사랑할수 없는 종류의 사람이었다

내가 사랑할수 있는 것은 나 자신뿐이었다

 

그것을 아는 바에야

누구도 희생시키지 않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

 

나는 징그럽게 차가운 인간이었다

 

 

-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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