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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허선아 |2008.04.14 23:02
조회 108 |추천 0


 

초겨울의 거리,

그대가 헐벗은 가로수들 사이를

홀로 걷고 있을 때,

불현듯 한 여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순간 그대 가슴 밑바닥에

모과열매 하나가 툭 하고 떨어져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면,

그것을 사랑의 시작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한여름의 버스정류장,

그대는 불볕더위 속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갑자기 심하게 목이 마르다.

 

그 순간 평소 알고 지내던 남자 하나

어디선가 나타나

냉각된 캔커피 하나를

말없이 그대에게 내밀고 사라진다.

 

그 남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그대 늑골 속이

환하게 밝아진다면

그것을 사랑의 시작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이외수의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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