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올해 5월달로 18세가 되는 철딱서니 없는 학생입니다.
이공계를 목표로 하는 저이지만, 평소 시사나 정치에 관심이 많아서-토론하는걸 좋아해요-현 정권의 "흥미롭"다 못해 상상력이 지나치다는 느낌이 드는 여러 정책들을 보아 오다가 도저히 메꿀 수 없는 현실과의 괴리감이 느껴져서 이렇게 짧은 지식에 한줄 글을 써보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한반도를 들끓게 만들었던 "이명박 정권". 말 많고 탈 많고 논쟁도 많았던 인수위 시절을 거쳐 어느덧 집권 한달이 조금 넘었는데요, 그 사이에 논란거리가 될 만한 정책들, 무책임한 정책들, 여러 가지 색을 지닌 현 정권만의 "코드"라면 "코드"랄 수 있는 듯한 발언들이 쏟아져나왔는데요,
사소한 건 차치하고서라도, "한반도 대운하"와 "의료보험 민영화"가 가장 뜨거운 이슈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여러 국민들께서 알고 계시듯이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해서는 이미 대선 전부터 검증이 이루어져 왔고,
근래에는 건국이래 최대 교수모임이 발족하여 지식인들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정부와 한판 대결을 펼치는 양상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4월 추진 이라고 했다가 총선을 의식한 듯,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형식적인 기사만을 내보내는 상태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한반도를 두동강 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기에, 더이상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정부는 이번만큼은 정말로 뱉은 말, 꼭 지키길 바라겠습니다.
사실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진짜 이유는 현 정권의 "의료보험 민영화"에 대해 성토하고자 쓴 글입니다. 현 정권이 슬그머니 내뱉었던 "의료보험 민영화".
철부지 학생에 불과했던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의료보험 민영화? 그게 뭐지? 시장경제원리에 맡긴다는건가? 그러면 병원들의 의료수준은 더 높아지겠네? 좋은 정책이구나" 라는 순진한 생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에 떠도는 저 정책의 실체를 파헤친 글들을 본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정부가 자신을 믿고 따르는 국민들에게 이게 대체 할 짓인가.. 하고 말입니다.
저는 이 글에서 인터넷에서 주워 들은 미천한 지식들과 제가 나름대로 검색하며 확보한 여러 정보와 제 나름대로의 주관을 종합하여 "의료보험 민영화"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또 어떤 결과를 야기하는지, 그리고 어떤 집단에게 이익이며, 손해인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의료보험 민영화"란? 우리나라의 '건강보험공단' 에서 실시하고 있는 '건강보험'(국민건강보험) 외의 다른 민간 보험회사도 '건강보험'과 같은 보험상품을 만드는 것을 허가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입니다.
우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서 "당연지정제" 라는 법 제도에 대해 알고 계시는 분이 있으신지요?(민영화 얘기가 처음 나왔을땐 "당연지정제 폐지"였다 합니다)
대저, "당연지정제"란 '대한민국의 모든 의료기관은 대한민국 정부 산하의 '건강보험관리공단' 에서 내어놓는 '건강보험'에만 가입, 아니 계약(일반인의 보험'가입'과는 다른 개념입니다)해야만 하는 일종의 의무를 주는 정책입니다.
이렇듯 정부 차원에서 시장을 관리해야만 하는 강제적인 제도가 있는 이유는, 공급자(병원-의사)들간의 담합을 막고 불공정한 소비자들에 대한 처우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도입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좋은 제도에도 문제점은 있는데요, 첫째로 가장 큰 문제인 "보험료 인상" 입니다. 우리나라가 처음 이 제도를 정착시킬때와는 다르게 현재 우리나라는 급속도로 변화하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산업화로 인한 출생인구의 감소는 노인층의 급격한 증가를 불러왔고, 이에 따른 의료수가 부담이 현 건보공단에서 매우 큰 재정부담을 떠안게 만들었죠. 물론 건보공단의 허술한 자금관리도 그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만.
둘째로는 우리나라 "의료산업화" 걸림돌이 된다는 것입니다. 건강보험의 말도 안되게 높은 지급률은 그만큼 의사들의 의욕 감퇴를 야기했고, 이는 결국 우리나라의 의료산업화에 대한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결국,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 하에서의 경쟁-발전 원리에 귀결되는데요... 그동안 건강보험이 주는 혜택에만 빠져서 이런 부분은 무시되어져 왔습니다. 그래서 의사협회는 "당연지정제 폐지"를 주장하는 것이구요.
제 짧은 의견으로는, 기존의 건강보험료에서의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바, 각 분기별 물가상승률과 소득수준을 고려하여 약간의 인상을 하되, 영리 단체와는 별개로 현상태를 유지했으면 합니다.
쓰잘데 없이 담배나 다른 곳에 세금 붙여서 적자 메꾸는 '돌려막기' 하지 말구요. 그리고 건강보험공단... 당신들은 혈세 관리 제대로 해주시길 바랍니다.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은 지급률(전체 의료비 가운데 보험으로 처리되는, 즉 돌려받는 %)부터 현저하게 차이납니다. 건강보험의 경우 보장혜택이 별로 넓지 않은 반면에 90% 이상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민간보험(대표적으로 AIG, 미국에서는 HMO) 들의 지급률은 30~40% 정도인 반면 보장성은 상당히 넓습니다. 물론 가입한 보험상품에 따라 지급률과 보장성은 변동될 수 있지요. 그리고 대체적으로 그 두가지 요소는 반비례합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미국의 경우, 원래 다민족국가이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너무나 강한 국가이기 때문에 국가가 국민의 건강까지 간섭한다는 게 꺼림칙한 일로 인식되어지고 있지요. 그래서 미국의 의료체계는 100% 민영화 되어있습니다.
덕분에 문제점은 수두룩하게 많지만, 그만큼 발달된 의료산업화를 이룬 선진국이기도 합니다(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듯이 말이지요.)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의료시스템 비교는, 비교자체가 될 수 없는게, 그동안 걸어온 길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잠깐 논점에서 벗어났지만, 어쨋든 건강보험이라는 제도 아래에서 "가진 자" 들은 손해만 봐왔고, "서민"들은 그들이 낸 막대한 재정에 힘입어(건보 전체 재정의 30%만이 전체 가입자의 70%인 서민들이 내는 돈이랍니다.) 혜택을 받아 왔지요.
소득 재분배의 역할을 톡톡히 하던 이 건강보험이, "당연지정제"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선, 당연지정제가 사라진다면 대부분의 고급 의료기관들은 자신들의 의료시설에 대한 고급화, 차별화를 위해서 민간보험회사와 보험계약을 맺을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건강보험의 재정을 거의 "담당"해 오던 "가진 자"들은 병원에 갈 때만 고액의 비용을 지불하고, 최고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자신들에게는 너무나 효율적인 민간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 건강보험을 탈퇴하고 민간보험에 가입하겠지요(건강보험, 민간보험 둘다 가입해준다면 자선 사업가지요..)
그러면 건강보험의 재정이 줄어들고, 그만큼의 보장혜택이 감소하게 됩니다. 그러면 또 남겨진 건강보험의 "상대적으로 가진 자"들은 "아 이정도 서비스 받을 바에야 차라리 민간보험이 더 이익이겠다"는 생각으로 민간보험으로 옮겨가게 될 겁니다. 이 악순환은 반복되겠지요.
결국엔 건강보험은 "서민"들끼리 없는 돈 거둬서 서로 도와주는 그런 유명무실한 보험으로 전락하게 되겠지요. 바로 이게 "당연지정제 폐지"의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그러나 경제성장과 국민소득 차원에서 본다면, 이는 현 정부의 성장정책과 그 "코드"가 맞아떨어진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민간보험회사들과 부자들의 "초과 이윤"은 국내 경제를 더욱 활성화시키고(통화량 증가->물가 하락->경기 부양) 그게 결국 서민의 경제를 살릴 것 같지요?
천만에, 서민들에게 체감경기는 전보다 더욱 안좋을 것입니다. 소득은 조금 늘어날 수 있겠지요, 그러면 뭐합니까? 아프면 돈 다깨지는데.
결국 이 정부의 이런 정책 발표는 서민들의 건강과 목숨을 "담보"로 잡고 경제성장을 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의료산업화"의 측면으로 연 7% 경제성장? 가능하겠지요. 서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말입니다, 그 옛날의 5공 시절처럼요.
정부의 "당연지정제 폐지"에 대해서는 저도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동안의 물가상승률과 소득수준의 개선에 따른 인상률을 맞추지 못한, 그래서 인상할 타이밍을 잡지 못한 지난 정부들이나, 다른 환타스틱한 정책-대운하-에 비해서는, 상당히 건설적이고 그나마 나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국민에 대한 사전의 일련들의 조치나 공지 없이 무작정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해버린 이 정부의 "불도저식" 정치에는 소름이 끼칠 정도네요.
세계의 산업화 선진국들, 아니 전체 나라들 중에서 오직 미국만이 100% 민영화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서는 아직 시기 상조이며, 갈 길이 먼데도 불구하고 정부는 (참여정부때 우리나라 현실과 맞지 않다는 판단하에 국회에 계류시킨)당연지정제를 들고 나와서 이러고 있네요. 이 정책 발표했다가 국민들에게 반발당하면 "이거 참여정부때 정책이었습니다" 하려고 그랬나요?
글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요약하자면,
1. 건강보험은 서민들을 위한, 소득 재분배 기능을 훌륭히 수행하는 좋은 제도이다.
2. 그렇지만 건보공단의 안이한 혈세 관리, 우리나라 의료산업의 장애물이라는 단점도 있다.
3. 의료보험 민영화, 즉 당연지정제 폐지는 곧 건강보험 폐지를 뜻한다.
4. 그래서 아주 극단적인 선택인 당연지정제 폐지는 하면 안되고, 보다 유연한 방법을 모색해야만 한다(순차적인 건보료 인상 등)
5. 내가 세금 조금 더 내는거. 부자들도 마찬가지다. 다 똑같은 심정이다, 건강보험에서는 우리 서민들이 좀더 이익을 보고 있다.
6. 종합하자면, 현 정부의 "빨리빨리", "불도저" 식 정책들은 상당히 환타스틱하고 골때리며 대책없고 효율성이 의심되며 싸워볼만한 논쟁거리의 것들이다.
-임호성(18세, 고등학생)
열여덟 살 고등학생이 이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의료보험 민영화에 대해 많은 부분 이해도를 높여 주는 글이다.
그런데 우리가 서민, 서민 하는데
서민의 정의를 차치하고
의료보험 민영화라는 것은 1%의 특권층을 제외한 모든 국민을 철저한 자본주의의 논리로 참담하게 죽이는 정책이다.
서민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아프고 싶어서 아픈 사람은 없다. 어느 누구도 암에 걸리고 싶어서 걸리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누구나 아플 수 있고 암에 걸릴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기억해야 할 대전제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는 전국민의 기꺼운 합의 하에 어떠한 경제 논리로부터도 지켜야 하는 성역이다.
이것은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엄성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