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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향한 이야기

고경종 |2008.04.20 21:18
조회 47 |추천 0
 

달을 향한 이야기


 어느 평범한 집의 거실에서 두 명의 아이가 있었는데, 각각 남자아이 한 명과 여자아이 한 명이었다. 그 둘은 서로 블록 따위를 갖고 놀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얘들아, 이제 슬슬 자야지?”

 그리고 34~36세 정도로 무언가 중년의 느낌이 나서면서 준수한 느낌도 드는 남자가 나타났다. 그 남자는 약간의 은발에 가벼운 하얀 남방에 빨간 넥타이를 매고 있었고, 회색바지를 입고 있었다.

 “네? 좀만 더 놀면 안 돼요?”

 남자 아이가 남성의 얼굴을 보면서 졸랐고, 거기에 여자 아이까지 합세해서 조르기 시작했다.

 “조금 만요, 네?”

 “흐음…….”

 그 때, 어느 여자의 목소리가 앙칼지게 들려왔다.

 “너.희.들!!”

 “히익!”

 “히익!”

 그 여자의 목소리에 두 아이는 오한이 오싹한 지 몸을 곤두 세웠다. 그리고 목소리를 난 곳을 쳐다보았다. 그 곳에는 25~27세로 보이는 여자가 서있었는데, 그녀는 금발인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오는 꽤나 긴 타입이었고, 옷은 하얀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은 채, 두른 앞치마에 손의 물기를 닦고 있었다.

 “우리 아가들이 더 놀고 싶어요? 더 놀게 해줄까요?”

 그녀는 아이의 어깨를 한 쪽씩 잡고 말했다. 그러자 그 반응이 즉각 튀어나왔다.

 “아뇨, 아뇨, 아뇨. 이제 피곤해서 자야 할 거 같아요. 그렇지?”

 “응! 응! 응!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두 아이는 둘이서 이렇게 맞추고는 바람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런 모습을 보고는 남자는 피식 웃었다. 그런 남자의 본 여자는 한숨을 잠깐 쉬더니 남자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이 받아주니까 애들이 당신에게 기어오르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

 그 말에 남자는 ‘헤헤, 그런가?’하는 표정으로 여자를 보았다.

 “그래도… 어떻게 혼내? 저런 애들을…??”

 “그래도요.”

 여자는 약간 힘 빠진 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자 남자는 그런 그녀를 보고서는 다가가서 살짝 입을 맞추고 말했다.

 “애들 재우고 올게.”

 “네, 그러도록 하세요.”

 여자는 입맞춤 덕분에 기분이 좋아진 듯 살짝 붉어졌지만 밝은 얼굴로 대답했다.


 끼이이익

 남성은 문을 열고 배꼼이 방 안을 둘러보고 아이들을 자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역시나 아이들은 자지 않고,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 그런 아이들의 애교에 남성은 피식 웃고서는 방 안으로 살며시 들어왔다. 방의 구조는 두 침대가 있고, 그 사이에 서랍장, 서랍장 위에 스탠드가 놓여 있었다.

 “얘들아, 아직 안자고 있지?”

 남성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가질 않은 채로 침대 사이에 있는 의자로 가서 앉았다. 그러자 자는 척 하는 두 아이는 재빨리 일어나서 남성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두 아이는 남성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남자 아이가 먼저 말했다.

 “헤헤- 아빠, 전 안 졸린데 자꾸 엄마가 자라고 해요.”

 “맞아요! 맞아요!”

 “그래도 아이는 일찍 자야지. 그래야 키가 크고, 미인이 된다고?”

 그 말에 두 아이는 끌어안은 채로 곰곰이 생각하다가 약간 울상을 지었다.

 “그건 싫은데…….”

 “그건 싫은데…….”

 두 아이는 동시에 말했다. 그러자 남성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좋은 생각이 났는지 ‘아!’하고 소리치더니 애들에게 말했다.

 “아빠가 옛날이야기 해줄까?”

 “우와~ 네네!”

 “옛날이야기다~!!”

 남성은 싱긋 웃으면서 둘의 머리를 쓰다듬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옛날 옛날에… 얼마나 옛날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말이야. 그래도 시간이 과거인 건 확실한 옛날이었어. 그 옛날에 어떤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는 여왕님께서 다스리고 있었어. 그 여왕님은 뭐든지 갖고 싶어 했어. 그래서 신하들을 써서 뭐든지 가졌지.

 응? 어떻게 얻었냐고? 글쎄…… 거기까지는 모르지. 아무튼 어떻게든 얻었어.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여왕님께서 밤에 창가로 나왔었어. 그리고 하늘을 보았지. 하늘은 구름 없이 맑았고, 거기에 보름달까지 떠서 유난히 밝은 밤이었지. 그런 밤에 보름달을 정면으로 보니 달이 너무 아름다웠던 거야. 그리고 그 달을 보고 첫눈에 반했지.

 다음 날, 여왕님은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했어.

 “나는 밤하늘에 빛나면서 우리를 비춰주는 달을 갖고 싶다. 어서 달을 따와라!”

 라고 말이야. 그 말에 신하들은 상당히 당황했어. 하늘에만 떠 있는 달을 따오라니…… 신하들은 두려웠지만, 결국에는 여왕님께 이것저것 말하기 시작했지. 처음에는

 “여왕님, 저희가 어찌하여 저기 높은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따올 수 있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여왕님은 화를 내면서 신하들에게 불호령이 떨어졌어.

 “어떻게 해서든 달을 따오라고 했다! 아니면 너희는 모두 큰 벌을 받을 것이다!”

 라고 말이야. 그러니까 신하들은 어쩔 수 없이 물러갔지. 그리고 신하들끼리 모였어. 그리고 신하끼리 이야기를 했지. 무슨 이야기라니? 당연히 달을 따기 위함의 이야기였지.

 “어떻게 해야 달을 딸 수 있을 것 같소?”

 한 신하가 이렇게 말하자 다른 신하가 이렇게 말했어.

 “아주 아주 기다란 장대로 따보는 게 어떻소?”

 그 말에 처음에 말했던 신하가 강하게 말했어.

 “아니, 그렇게는 절대 못 딸 것이오. 그렇게 해서 딸 수 있는 것이면, 다른 사람이 따가지 않았겠소?”

 그리고 잠시 동안 또 신하들 사이가 조용해졌었어. 그러다가 가장 젊어 보이는 신하가 말했어.

 “그렇다면 계단 따위를 높게 높게 쌓아서 올라가서 따면 어떻습니까?”

 다른 신하들은 그 생각도 장대와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장대보다는 좋다고 생각해서 계단을 쌓기로 했지. 그래서 신하들은 집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부탁을 했단다. 저기 높이 있는 달까지 달 수 있을 만큼의 계단을 만들어 달라고 말이야. 그리고 집을 만드는 사람들은 나무를 재료로 삼아서 열심히 계단을 만들었어.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나라에 있던 나무들을 모두 써버렸지. 그러자 신하들에게 말했고, 신하들은 여왕님께 말했어.

 “여왕님, 계단을 만들던 중 재료가 다 떨어졌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그러자 여왕님은 말했어.

 “백성들에게 말해라! 집에 있는 모든 나무탁자들을 바치라고!!”

 여왕님께서 이렇게 말하자 신하들은 백성들을 걱정하면서 백성들에게 말했어. 백성들의 성격이 착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나라의 모든 백성들은 여왕님께 나무탁자들을 바쳤어. 그래서 계단을 마저 쌓았지. 그러다가 다시 재료가 다 떨어졌어. 그래서 다시 여왕님께 말했지. 그 때 여왕님은 이렇게 말했어.

 “백성들에게 다시 말해라! 집에 있는 모든 나무서랍들을 바치라고!!”

 그 때도 백성들이 모두 집에 있는 나무서랍들을 여왕님께 바쳤고, 여왕님은 다시 계단을 쌓으라고 명령했지. 그리고 마저 쌓았단다. 그러다가 또 다시 재료들이 다 떨어졌지.

 “백성들에게 다시 한 번 더 말해라! 집에 있는 모든 나무의자들을 바치라고!!”

 이 때 역시 백성들은 모두 집에 있는 나무의자들을 여왕님께 바쳤고, 여왕님은 다시 계단을 쌓았지. 그러자 드디어 달을 딸 수 있을 만큼의 높이가 된 것 같았어. 아래서 계단의 끝을 올려다보면, 끝이 안 보였지. 계단의 완성을 본 여왕님은 신하들에게 이렇게 말했어.

 “내가 직접 올라가서 저기 달을 따올 것이다!”

 여왕님은 꾸준히 올라갔어. 그리고 다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지. 그리고 여왕님은 말했어. 여왕님이 내려왔을 때는 아침이었지. 그리고 여왕님은 한숨을 쉬고 말했어.

 “하아~ 내가 포기하겠다. 내가 이 계단의 끝을 올라갔을 때는 이미 달이 지고, 아침이 된 후였으니 말이다. 이렇게 되면 내가 어쩔 수 없으니 말이다. 이 계단은 계속 두도록 하여라.”

 여왕님은 이렇게 말하고 자신의 방으로 갔어. 그리고 침대에 누웠어.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어.

 ‘달님, 달님. 어째서 당신을 잡을 수 없는 걸까요? 이런 마음을 외면하시나요?’

 라고 말이야. 그럼 여기서 질문! 달이 무엇을 외면하는 걸까? 그래! 여왕님이 달을 사랑하는 마음이었지.

 그렇게 여왕님께서는 잠들었어. 그리고 꿈을 꾸었지. 꿈에는 어떤 남자가 나왔단다. 그 남자는 여왕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말했어.

 “아이야, 아이야. 날 사랑하는 아이야. 내가 어떻게 너의 마음을 모르겠느냐? 하지만 나는 이곳을 떠날 수 없다. 후에 나에게 오거라. 나에게 오면 나는 너의 마음과 함께 너를 받아줄 것이니 말이다. 어디에 있는 지는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라고 말이야. 여왕님은 그 때 직감했지. 그 남자가 달이라고… 그래서 여왕님이 남자를 잡으려는 순간 여왕님은 잠을 깼어. 그리고 여왕님은 다음날 신하들에게 말했어.


 아이들은 졸리면서도 억지로 견디는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 여왕님은 신하들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 그건…….”

 남자가 말을 끊고 아이들을 보자 아이들이 졸린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그런 모습에 피식 웃고 말을 이었다.

 “그건 내일 알려줄게. 너희가 너무 졸린 것 같아서 바로 잊어버릴 것 같거든….”

 “아~!! 그렇지만!”

 “아빠~”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는 남자에게 매달려서 애교를 부렸다. 그 행동에 그는 미소 지으면서 말했다.

 “그러면 안 알려줄 거야? 어서 자. 내일 아침 아빠 나가기 전에 일어나면 알려줄게.”

 “응! 그러면 빨리 잘게!”

 “맞아! 맞아!”

 아이들은 재빨리 침대에 바로 누웠다. 남자는 계속 미소를 지은 채 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아이들의 새근새근 거리는 숨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자 그는 살며시 거실로 나갔다.

 거실에는 여자가 소파에 앉아 책을 보고 있다가 남자의 인기척이 났는지, 책을 덮고 뒤를 돌아보았다.

 “애들에게 무슨 이야기 해주고 왔어요?”

 여자의 질문에 남성은 웃으면서 이야기 해주었다.

 “달을 사랑한 여왕님 이야기.”

 그 답변에 여성은 미소 지으면서 남성에게 걸어가 살며시 기댔다. 그렇게 그 가족의 밤은 새까만 하늘에서 유독 푸르게 빛나는 지구가 지켜보고 있는 채로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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