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눈물의 맛
돈의 맛
옛날의 맛
소금의맛
사소한 일들
중요하고 엄청난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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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이름은 이치도.이치도라는 인물 역시 도둑계의 '고수'이며 "한 사람의 생명처럼 이 세상 유일무이하면서 다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것은 훔치면 안 된다"라는 철학을 지닌 도둑 중의 도둑이다.
그의 어머니는 지방소도시 은척에서 유명한 '춘매옥'의 춘매이고
호적상의 아버지는 이봉달이라는 한량이다. 이봉달은 소주병에
담겨있는 석유를 술로 알고 벌컥벌컥 마시다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이치도의 대부이자 스승인 왕학. 그가 평생을 다해 순정을 바치는 여인 왕두련. 무협소설이나 민담에 한 번쯤은 나왔을 법한 이 재미있는 인물들에 대한 사설이 전당포 아들 '성억제'에 의해
청산유수처럼 화려하게 펼쳐지는 것이 바로 『순정』이다.
학창 시절 항상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친구들은 바로 이야기의
달인들이다.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라도 이 친구가 얘기하면 일단 주위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감칠맛 나게 당겼다 풀었다, 물었다
답했다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그의 이야기에 모두들 넋을 잃고
귀를 열어 놓는다.
성석제의 소설의 묘미는 바로 뻔한 소재와 전형적인 인물을 이야기하는 방식즉, 서사의 전략화에 있다. 요컨대 춘향가, 흥부가와 같은 판소리사설부터 시작해 온갖 주워들은 모험담과 치정담 그리고
골백번은 더 회자되었을 이야기로 일종의 쇼를 제공하는 장터의
만담꾼, 광대, 악사, 차력사의 역할을 소설(小說)이라는 장르를
통해 유감 없이 발휘하는 것이다.
'언어의 카니발'를 구사하는 그의 면모는 꼬리에 꼬리를 물어가며 사람을 홀리게 만드는 문장에서 잘 나타난다. "그러나 시시한 도둑들, 병아리 도둑들, 진정한 도둑의 심오한 세계를 모르는 엉터리
도둑들은 그런 철학을 알 리도 없고, 안다 해도 실행에 참고하지
않을 것이며, 참고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실천할 수 없다"거나
"춘매옥에서 노래를 하지 않으면 술을 마시지 않은 것이요,
술을 마시지 않았으면 춘매옥에 가지 않은 것이며, 춘매옥에
가지 않았으면 은척에 사는 사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등의 문장은 저절로 가락이 되어 펼쳐진다. 읽는 사람은 그 가락에 절로 신이 나 다음 문장으로 다음 페이지로 호흡을 이어가게 된다.
또한 "그렇게 한 작부가 얼마나 되더란 말이냐. 너도나도 다 다이아몬드 반지끼고 열두 자 자개장 앞에서 뜨끈한 고기국밥 먹어가면서 사느냐. 그렇지 않으니, 춘매는 춘매로 살았고 꾸준히 찾아오는
봉달에게는 딴사람의 반값만 받고도 몸을 내주었다. 일단 봉달의
생각이 들어맞는다는 징조가 아니겠는가"처럼 문답식의 문체는
마치 관중을 앞에다 두고 구연(口演)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작가와 독자가 호흡을 주거니받거니 하는 식으로 보다 생생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다.
"내가 듣고 보고 겪었으며 앓고 갈무리한 현실의 순수한 재현보다는, 순정한 가짜를 선택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도둑놈, 벙어리, 째보, 깡패, 거지 등의 순정하고도 전형적 인물이 우글거리는 이 멋진 작품을 통해 우리는 소설이라는 장터 속에서 한 판 벌어지는 이치도 사설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 성석제의 순정 소개글 펌-
순정이라는 제목 덕분에 연애소설인가보다'고 생각했다.
또 당했따..사랑하기때문에도 연애소설인 줄 알았는데 아니고
순정은 정말 더더더더더더더더욱 아니니..
첫째줄 문장부터가 황당했다..이건 무슨 스토리야 도대체..-_-;;;
주거니 받거니의 문체와 생생한 묘사들,
끝까지 재미나게, 희죽희죽거리며 읽었고, 술술 잘 넘어갔다
주인공 이치도 그리고 여러 조연들의 하모니..
사회풍자와 밑바닥 인생들의 모습들 어찌나 잘 표현하던지..
무섭지는 않았지만 매서웠고 , 우습지는 않지만 통쾌했다.
살짝 이외수가 생각났던 소설이다.
마지막에 어찌나 사람을 황당하게 하던지.. 정말 기대하시라..!!
2008 #15 성석제 장편소설 순정(개정판:도망자이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