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국제가구박람회 지난 1월 14일에서 20일까지 독일 쾰른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구 박람회인 「쾰른국제가구박람회」가 열렸다. 매년 1월에 열리는 이 행사에는 세계 유수의 가구 브랜드들이 대거 참가해 그들의 신제품을 론칭하기 때문에 세계의 가구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올해는 60개국의 업체들이 1천2백51개의 부스를 준비했으며 1백30개국에서 10만7천 명이 방문했다고 한다. 전시 면적만 해도 28만m2(축구장 40개를 합한 크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박람회장은 아무리 열심히 걸어 다닌다 해도 하루에 다 보기 어려울 정도다.
박람회의 도시답게 쾰른 시내에서 박람회장까지는 10분 거리. 트램을 타면 전시장 바로 앞까지 데려다 주는데 박람회 입장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박람회 기간 동안 교통비가 무료다. 입장권은 1Day 티켓이 34유로(사전 등록 시 26유로), Season 티켓이 55유로(사전 등록 시 49유로). 다른 전시회에서와 달리 사진을 찍거나 만져 보거나 심지어 전시된 의자에 앉아서 쉬어도 뭐라 하는 이가 없는 관대한 전시회였다. 책에서만 보던, 너무 고가여서 만져보지도 못했던 세계적인 브랜드의 가구에 마음껏 앉아보고 몸으로 느끼는 즐거움 때문에 7만원짜리 티켓이 아깝지 않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눈에 띈 곳은 3전시관. 세계 각국 젊은 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인 작품이 선보였던 이곳은 역시 기발하고도 엉뚱한 재미있는 디자인을 많이 볼 수 있었다. 7번 전시관에서 보여준 침실 가구들은 ‘꿈의 세계’라는 주제에 맞게 침실이 그저 잠자는 공간 이상을 하도록 꾸민 특별한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었다. 11번 전시관에는 주방이 일상생활의 공간으로, 거실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진화 중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박3일 동안 11개관이나 되는 전시장을 돌면서 스케치한 올해의 가구 트렌드를 나름대로 짚어봤다.
트렌드 1 Neo Nature
올해의 트렌드는 단연 Nature. 가구 재료에서, 가공 방법에서, 디자인에서 그걸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 부스마다 전시되어 있는 가구들 중에는 인공적인 가공을 더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질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들이 많았으며, 나뭇잎 모양 의자, 나무 형태를 본뜬 스탠드 등 자연의 모습을 닮은 디자인들이 꽤나 많이 눈에 띄었다. 최근엔 나무 모양의 스티커처럼 컴퓨터 기술의 도움으로 자연적인 형태를 완벽하게 재현할 수 있게 되면서 집 안에 자연적인 요소를 더 많이 들여오고 있다.
트렌드 2 Wall System이 트렌드
브랜드마다 가장 앞세워 전시한 품목이 바로 책장이었다. 서재 가구로만 여겨지던 책장이 이제는 거실 한편을 모두 차지하는가 하면, 침대 헤드를 대신하기도 하고, 공간과 공간을 나눠주는 파티션이 되기도 하는 등 다양한 활용도와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특이한 점은 디자인 대부분이 시스템화된 모듈 형태라는 것이다. 쌓는 방법에 따라, 놓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보이는 이런 디자인은 실용적이면서도 유니크하다.
트렌드 3 블랙&화이트 그리고 우드 컬러
모던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디자인이 유행하면서 가구의 색감도 보다 안정감 있는 것을 선택했다. 자연 그대로의 우드 컬러이거나 아니면 블랙&화이트가 대부분. 여기에 포인트로 카키나 딥 블루처럼 한 톤 다운된 색을 더한다.
트렌드 4 오브제에서 예술 작품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구
참 멋진 디자인을 가진 가구들이 대거 등장했다. 최근 가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가구 디자인에 실험 정신과 아이디어가 많이 더해져 작품 수준의 디자인을 가진 가구들이 대거 선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행기 수납장을 이용한 이동 수납장이나 천막처럼 생긴 의자, 나무와 패브릭으로 만든 레고 블록 형태의 의자 등 가구 이상의 디자인으로 마치 집 안에 작품 하나를 들인 듯한 효과를 볼 수 있다.
Travel Tip 쾰른에 갔다면 쾰른 성당뿐 아니라 그 바로 옆에 있는 루드비히 뮤지엄에도 들러보길 권한다. 입장료 9유로에 4개 층에 달하는 전시실의 수준 높은 작품들을 모두 볼 수 있다. 또 하나 라인 강변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라인 강 자락에 있는 린트 초콜릿 박물관에도 꼭 들러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