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 느와르, 스릴러 / 108분 / 감독: 알프레드 히치콕
(★★★★☆)
'히치콕'은 종종 <의혹의 그림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라고, 굳이 한 가지만 골라야 한다면 그 영화를 무인도로 가지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그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며 근본적인 히치콕적 환상에 대한 단서(혹은 단서들 중 하나)를 이 영화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후의 모든 해석들이 빚지고 있는, 그 영화에 대한 고전적인 형식분석은 '프랑수아 트뤼포'가 <카이에 뒤 시네마>의 유명한 한 호에서 발표한 것으로서 그것은 '히치콕' 연구의 풍성한 역사로 들어가는 길을 트는 첫걸음이 되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의혹의 그림자>는 '이중관계'에 관한 영화이다. 그 이중화가 그 영화의 형식적 구성의 원리인 듯하다.
이중성의 축은 '찰리 삼촌'과 삼촌의 이름을 따라 지은 그의 '조카 찰리'의 이중관계이다. 그들의 연관성은 의심할 여지없이 '히치콕'의 역작 중 하나의 도입 시퀀스들에서의 '거울-표상 mirror-presentation'에 의해 즉각 도입된다.
<의혹의 그림자>에서조차 두 명의 '찰리'들, 즉 아저씨와 질녀, 암살자와 소녀는 둘 다 똑같은 상태의 세계에 호소하는데, 그것은 한 사람에게는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그러한 범죄를 생산하므로 정당화될 수 없는 세계이다. 그래서, 영화의 역사에서 히치콕은 영화의 구성을 더 이상 두 항들-감독과 만들어지는 영화-의 함수가 아니라 세 항들의 함수로 생각하는 감독으로서 나타난다. 그것은 감독, 영화, 그리고 공중 the public 의 함수이다. 공중은 영화 속에 들어와야만 하거나, 아니면 그들의 반응이 영화의 통합적인 한 부분을 형성해야만 한다(이것이 서스펜스의 명확한 의미이다. 왜냐하면 관객이 관계들을 최초로 '알게' 되기 때문이다).
'히치콕'에 대한 뛰어난 주석가들은 수없이 많으며(그만큼 많은 주석들의 대상이 된 영화 감독은 없다), 그를 심오한 사상가로 보는 사람들과 그를 단순히 위대한 엔터네이너로 보는 사람들 간의 구분을 결정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조셉 코튼'과 '테레사 라이트' 이렇게 두명의 배우의 팽팽한 대결이 볼만하다. 특히, '조셉 코튼'에게 최고의 작품이며 이 영화를 통하여 모처럼 그의 진정한 진가가 나타난다. <제니의 초상>이나 <백주의 결투>에서는 그냥 마음씨 선량한 청년으로, <제 3의 사나이>에서는 다소 박력이 떨어지는 서술자같은 역할, <나이아가라>에서는 악역이지만 뭔가 비중이 적은 듯한, 그런 아쉬움이 이 <의혹의 그림자>에서는 나타나질 않는다. 겉으로는 깔끔한 신사이면서 실제로는 무시무시한 인간형을 잘 표현하고 있다.
<미니버부인>에서 당차면서도 청순한 소녀로, 우리생애 최고의 해 에서는 착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나온 '테레사 라이트'는 '히치콕' 영화에서 금발의 미녀는 아니었지만, 삼촌의 비밀을 차분하고 냉정히 풀어가면서 정의를 지키려는 굳센 여성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썩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있는 역할을 하는 배우가 '테레사 라이트'라고 생각된다. 그 당시 '자네트 리' '티피 헤드렌' '잉그리드 버그만' '그레이스 켈리' '에바 마리 세인트' '킴 노박' '도리스 데이' 줄리 앤드류스' 등 쟁쟁한 금발미녀스타들이 등장했던 여타' 히치콕'영화 속의 여주인공에 전혀 손색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명의 남녀가 이끌어가는 치열한 머리싸움과 신경전,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전형적인 선과악의 구도, 왜 '조셉 코튼'은 이후, 이런 역할로 크지 못했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