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늘 모노톤의 정장을 입고 빠른 손놀림으로 머리카락을 묶어놓던 그녀,옆으로 살짝 빠져나온 고집스런 머리카락 몇 올을 귀 뒤로 조심스레 넘기고, 1년 전과 다름이 없는 그녀만의 웃음을 지어보인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 시작되었고,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헝클어진 머리를 매만져주고 안경을 찾아 내 손에 쥐어주며 그녀는 내 귀에 속삭인다.
"오늘도 당신을 사랑해"
아직 그녀의 따뜻한 체온이 남아있는 이불 속으로 다시 들어가 그녀가 신고있는 7센티 하이힐의 스타카토식 울림에 집중한다.
빠르지도, 다른 공간에서 빠져나온 다른 누군가에게도 뒤쳐지지도 않는 소리. 그녀가 걷는 걸음은 곧 우리 삶의 속도이다.
_ 부재 _
25년하고 7개월이 더 흐르고, 나는 그녀를 기다린다.
"오늘도 당신을 사랑해"
'오늘'이란 시간은 내가 소유하고 있는 유일한 것.
어제가 오늘처럼 흘러들고, 오늘은 내일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도 기대나 희망은 어디에도 없다.
결국, 기다림은 내게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 속에 놓아졌다.
사진. GON
상상. M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