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를 지켜라'…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철통경비
'성화를 지켜라'…印 '人의 장막' 철통경비
베이징올림픽 성화 해외 봉송의 최대 ’난코스’로 꼽히는 인도 델리 봉송을 앞두고 인도 정부의 철통경비 계획이 윤곽을 드러냈다.
인도 정부는 15일 내무부와 외무부 차관, 델리 경찰국장, 장얀 주(駐) 인도 중국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고 성화봉송 경비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확정된 경비 계획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17일 오후 성화 봉송 행사가 열리는 델리 시내 라즈패스 주변에 총 1만5천명에 달하는 경비 인력으로 ’인의 장막’을 친다는 계획이다.
이는 독립기념일이나 공화국의 날 등 인도의 주요 국경일 행사 때 테러를 대비하기 위해 배치해온 병력보다도 많은 규모다.
인도 정부는 또 라즈패스로 이어지는 인근 도로를 3∼4㎞ 밖에서 차단한 뒤 모든 외부인과 차량의 접근을 차단할 계획이며 행사 중 이 지역을 지나는 지하철 2호선 운행 횟수도 줄이기로 했다.
따라서 행사장에 초대된 500여명의 귀빈과 봉송로 주변 경비 담당자 등 행사 관계자 이외의 일반인들은 어느 누구도 성화 봉송 행사를 직접 볼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망명정부가 주도하는 티베트 사태 대응기구인 ’티베트인 연대 위원회’는 행사 당일 산발적인 반중국 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을 밝혀 충돌이 예상된다.
또 일부 티베트인 단체는 중국의 올림픽 개최를 반대하는 의미로 자신들만의 성화 봉송도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한 티베트인은 현지 일간 ’데일리 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성화봉송은 톰과 제리 쇼가 될 것”이라며 “고양이가 무서운 송곳니를 가졌지만 결국은 쥐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티베트인 연대 위원회의 체탄 노르부 위원은 힌두스탄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인도 전역에 살고 있는 티베트인들이 뉴델리로 속속 모이고 있다”며 “내일 오후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티베트 망명정부 통계에 따르면 인도에는 8만5천명의 티베트인들이 살고 있다. 그러나 망명정부에 등록되지 않은 티베트인들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10만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중국인들 "성화봉송 호위 나서자"
티베트 문제로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이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호주에 사는 중국인 및 중국계 호주인들이 성화 호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성화 봉송을 둘러싼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장룽안 중국학생-학자연합 대표는 이 단체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1만명의 학생 및 중국계 호주인들이 오는 24일 성화 봉송을 위해 캔버라로 집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조국이 또다시 망신을 당하도록 내버려 두겠는가”라며 호주의 중국인 학생들은 우리의 신성한 성화를 지킬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이트에 올라온 또다른 메일은 호주 소도시 캔버라가 “파룬궁 조직과 티베트 분리주의자들 및 신장 위구르 자치주 분리주의 세력”의 근거지라며 이들이 미얀마 및 베트남 반체제 세력과 손을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네티즌은 “이번 성화 봉송에서는 처음으로 ’타락한 인간 쓰레기들’과 반(反)중국 분리주의자들이 중국인들의 수를 추월하게 될 것”이라면서 “여러 나라 매체들 앞에서 우리의 성화가 이들 ’인간 쓰레기들’과 ’반혁명 주구(走狗)’들에 의해 모욕을 당하도록 그냥 내버려 둘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들의 말대로 중국인 학생들이 대거 캔버라로 몰려올 경우 반중국 시위대와의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친티베트 시위대는 최소 1천명이 캔버라로 몰려와 국회의사당 등 주요 건물 앞에서 성화 봉송을 방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호주 경찰에게는 올림픽 반대 시위자들을 상대로 무기나 페인트볼 또는 달걀 소지 여부를 수색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됐다.
"中 베이징 올림픽은 준군사 올림픽"
중국이 올 여름 베이징 올림픽에 9만4천명의 보안요원을 배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올림픽이 ’준군사 게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티베트 사태 후 반중국 시위가 고조되자 중국은 올림픽을 무사히 치르기 위해 인민무장경찰에 ’정치적 동원령’을 내렸고, 정복과 사복 보안요원 9만4천명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영국 인디펜던트 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이것은 베이징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1만500명보다 9배 가까이 많은 숫자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 후 심한 테러 위협 속에 처음 열린 올림픽인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보안요원은 이보다 훨씬 적은 5만∼7만명에 불과했다.
베이징 올림픽의 보안을 책임지는 핵심은 66만 병력을 자랑하는 인민무장경찰이다. 인민무장경찰은 티베트자치구 수도 라싸에서 반중국 시위대의 탄압에 관여했고, 시위대의 공격을 피해 험난한 여정을 가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 성화를 호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베이징에서 공개적인 군사퍼레이드를 펼쳐 위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올림픽 성화 봉송을 저지하려 한 해외의 시위대가 올림픽 기간과 올림픽 개최 전 중국에 들어와 티베트, 다르푸르, 인권 등에 대한 시위를 벌일까봐 우려하고 있다. 인민해방군부터 소방대까지 약 20개 정부기관들이 군사ㆍ경찰 학교에서 동원된 자원봉사자 수 천명의 도움을 받아 베이징 올림픽 보안작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매체들 "외신들이 티베트사태 왜곡" 반격
푸른 운동복 '성화(聖火)호위대' 정체는?
中 엄선한 엘리트 경찰들 하루 50㎞ 달리기 등 훈련
티베트 독립 시위에 대한 중국의 유혈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대들은 8일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베이징 올림픽 성화를 촛불 집회로 맞았다.
이날 저녁 '티베트를 위한 국제 캠페인(ICT)' 등 인권단체 회원들과 시민 2000여명은 유엔 플라자 앞에 모여 중국 영사관 앞까지 행진하고, "중국, 창피한 줄 알라" "티베트에 자유를"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ICT 회장이자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Gere)는 이날 집회에서 "종교와 문화의 자유가 없는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조화(和諧)사회' 건설은 사기(詐欺)"라고 중국을 비판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의 성화 봉송에서도 런던·파리에서 봉송주자를 호위했던 흰색·파란색 운동복 차림의 경찰들이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모두 중국 '무장경찰(武警)' 가운데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작년 8월 엄선한 엘리트 경찰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경은 최근 티베트 자치구에서 발생한 소요 사태 진압에 동원된 준(準)군사조직이다.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호위대는 특수훈련을 받은 교위(경위)급 이상의 무장경찰 70명으로 구성돼 있고, 이 중 30명이 해외 성화봉송을 호위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이들은 체격과 운동신경을 기준으로 선발됐고, 하루 50㎞씩의 달리기 연습을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하지만 성화 호위 과정에서 보여준 이들의 과격한 행동에 비난이 일고 있다. 세바스티안 코(Coe) 2012년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 위원장은 한 인터뷰에서 "호위대가 길을 내기 위해 나를 세 번이나 때리려고 했다"며 "그들은 폭력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는 9일 전했다. 런던 성화 봉송주자였던 아나운서 코니 허크(Huq)는 "호위대는 로봇 같았다. 나한테 '달려(run)' '멈춰(stop)' 같은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 "중국은 호위대를 보낼 권한이 있으며, 이들의 배치와 활동은 100% 정상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석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