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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omy girl

문신혜 |2008.05.03 05:16
조회 114 |추천 0


글루미(gloomy)는 `우울한`이라는 뜻으로 글루미족은 현대인들의 개인주의적 성향과 가벼운 우울을 감성 원천으로 삼고 있는 부류를 일컬어 나온 말이지만 사실 비관적인 의미라기보다는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만을 위하여 자발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자신의 생각과 취향을 존중하고, 여행, 경제, 사회 등 다변화된 현상 속에서 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즐긴다는 점에서 `글루미족`보다는 `나 홀로족`이나 `얼론(Alone)족` 쯤으로 부르는 게 더 적합하다"고 말한다.


 

끊임없이 말하고 듣고 의무적으로 인간 관계를 맺다 보면 가끔은 외롭고 싶다. 혼자이고 싶다. 종일 사람에 치이고 부대끼며 사는 일상에 지친 탓일까. 지나치게 깔끔 떠는 자기애(愛)일까. 고독한 시간, 아주 잠깐의 우울을 일부러 찾아 다니는 ‘글루미족(族)’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낯선 곳에 익숙한 사람과 가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점심은 일부러 혼자 먹어요.” ‘글루미(gloomy)’는 ‘칙칙하고 우울하다’는 뜻이지만, 이 시대의 글루미족은 성격이 괴팍한 외톨이들이 아니다. 통제 가능한 가벼운 우울을 감성의 원천으로 삼고 있는 부류에 더 가깝다.

 


영국에는 글루미족과 비슷한 ‘와이즈’(WISE)족이 있다. ‘더 타임스’ 온라인판에 따르면 ‘나홀로 경험을 고집하는 여자들’(Women who Insist on Single Experiences)의 약자다. 홀로 식당에 예약해 밥 먹고, 혼자 영화 보고, 혼자 짐 싸서 여행을 떠나는 여자들이다. 혼자 할 수 있으니까 혼자 한다. 요즘 여자들은 더 열심히 일하고, 돈을 더 많이 벌고, 더 오랫동안 싱글 라이프를 즐긴다. 쇼핑부터 메뉴 결정, 여행지 선택에 이르기까지 남과 타협할 필요가 없는 절대 자유를 누리기 위해 혼자 한다. 영국의 한 여행업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9%가 ‘나홀로 여행을 즐긴다’고 답했다.


우리가 사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회적 관계의 그물망이 더욱 촘촘해지면서 글루미족이 등장한다. 스터디·학교·모임·직장에 이르기까지 하루 종일 이 사람 저 사람 시달리다 보면 이제는 나만의 공간, 나만의 시간이 그리워진다. 그리고 요즘 글루미족,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내공을 자랑한다. ‘어떻게 혼자 밥 먹냐’던 옛날의 겁쟁이들이 아니다. 일부러 쓸쓸해지려는 사람들, 쓸쓸함을 세련되게 즐기는 사람들, 글루미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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