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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분토론 "광우병 끝장토론"

이기경 |2008.05.09 12:42
조회 449 |추천 5

말 그대로 ‘끝장토론’이었다.

8일 ‘미국산 쇠고기, 안전한가’를 다룬 MBC 은 3시간을 훌쩍 넘긴 새벽 2시 20분경 끝났다. 토론에서는 예상대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두고 정부 측 인사와 시민단체 인사 간의 확연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이날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지지하는 측의 패널로 출연한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식품 안전성에 대해 합리적 수준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광우병 그 자체는 위험하지만 일상적인 생활에서 부딪히는 위험에 비해선 낮다”며 “떡을 먹고 죽을 확률이 광우병보다 4만배 더 위험하고, 담배를 피웠을 때는 430만 배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식품 문제가 위험한 것은 단지 발병 확률의 문제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진 교수는 “담배를 피우면 더 위험하지만, 담배를 피우는 것은 선택이 가능한 문제”라며 “식품은 선택하지 못하고 먹기 때문에 사회적 패닉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중은 자기가 선택할 수 없는 위험에 대해 더 크게 반응한다. 때문에 교통사고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른 위험들을 예로 드는, 그런 차원의 접근을 하면 안 된다”며 “한 명만 광우병에 걸려도 패닉 상태가 되고, 축산업 전체가 무너진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또 “광우병은 관리의 문제”라며 “위험 평가에 대해선 과학자에게 맡길 문제이고 정부는 사전 예방 원칙에 따라 피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 교수는 계속 확률상의 문제를 거론하며 “문제 있는 부분이 들어와도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은 낮다”며 “세계적 패닉 현상도 과거 얘기이고 그만큼 조치를 취해 확률이 대폭 낮아졌다”고 주장했다.

OIE 기준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국제기준’인가?

정부가 검역 주권을 포기하고 쇠고기 연령 제한을 풀어준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우석균 건강권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을 지켜서 수입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면서 “OIE 기준은 국제 기준이 아니다. WTO 규정 자체가 각 국가별 기준을 따를 수 있게 돼있다”고 지적했다.

박상표 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도 “OIE 기준에 따르면 광우병이 발생해도 30개월 미만의 뼈없는 살코기면 수입이 가능하다고 돼있다”며 “미국은 아시아 국가에게 이러한 OIE 기준을 대지만, 유럽산 쇠고기에 대해서는 이 기준을 지키지 않고 있다. 전형적인 이중 기준이다”고 꼬집었다.

사회자인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도 “갑자기 단순한 궁금증이 한 가지 생겼다”며 “OIE 기준을 지켜야만 한다면 국가간 협상이 필요하지 않은 것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상길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단장은 “일반적으로 독자적 위생조치가 가능하다”면서도 “OIE 기준은 권고사항이다. 더 강화된 조치를 취하려면 과학적인 근거와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왜 한국만 OIE 기준을 지키느냐고 얘기하는데 현재 미국은 일본, 대만 등 주요 수입국과 협상을 진행중이고, 홍콩, 말레이시아 등은 우리보다 먼저 OIE 기준을 적용했다”고 말해 검역 주권 포기 논란도 팽팽한 입장차를 보였다.

“정부 내용도 모르고 협상하나”

협상에 임한 정부의 태도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이날 송기호 국제통상전문 변호사는 “정부가 광우병 위험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기준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농림부에서 발표한 자료와 미국 식약청 공고 내용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농림부는 미국의 강화된 사료조치는 ‘30개월 미만 소라도 도축검사에 합격하지 못한 소의 경우 사료로 금지해 사료로 인한 추가 감염 가능성이 어렵다’고 발표했다”며 “그러나 실제 미국 식약청 공고 내용은 정부 말과는 반대로 30개월 미만 소인 경우, 뇌와 척수까지도 사료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번에 강화된 사료 조치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의 지적에 대해 이상길 단장은 “기존 사료조치로도 안전하다는 것이 미국의 생각이었으나 OIE가 강화된 사료조치를 요구해 미국이 따랐고, 우리는 이러한 강화된 조치를 전제로 30개월 연령 제한을 풀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단장은 송 변호사가 가져온 미국 식약청 공고 내용을 검토하고, 영어로 된 원문을 제작진이 화면에 띄워 보여줬으나 끝내 영문 해석에 대한 서로간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미국 거주 한인 주부 “우리도 미국산 쇠고기 불안하다”

특히 이날 토론에서는 “미국에 사는 한인 교포들도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와 기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과 정반대 내용이 방송됐다.

미국 아틀란타에 사는 한인 주부 이선영 씨는 전화 연결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를 자국 내에서 안전하게 먹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는 상당히 다르다”며 “현지에서 먹으면서도 불안하다”고 말해 충격을 줬다


이 씨는 “얼마 전 일부 한인 단체장이 '미국산 쇠고기는 미국에 사는 우리도 다 먹고 있고, 안전하다'는 발언을 했지만, 그분들이 25만 미국 교민들에 대한 대표성을 갖고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미국 교민들의 입장은 그분들이 발표한 것과 매우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주부들이 모여 이번에 성명서까지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실제로 미국에서 유통되는 소의 90% 이상은 24개월 미만 소인데 그것과 다른 소가 한국에 들어가는 것인데도 미국에서 먹는 소가 괜찮으니 한국에 들어가는 소도 괜찮다고 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며 “24개월 미만 소라도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해 많은 사람이 채식주의자로 돌아가거나 육골분 사료를 먹지 않은 소를 구입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정부 발언은 굉장히 당혹스럽다”고 꼬집었다.


 

‘시청자 의견’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국민의 대다수가 원치 않고 불안해 하는데 지금과 같이 전 국민을 패닉상태로 몰아가면서 까지 (수입)해야만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국제무역사무국은 강제성을 지닌 단체가 아니다. 말씀처럼 ‘권고’였다. 그런데 마치 면죄부인양 하는 말을 듣고 다시 한번 미국의 경제적 속국이라는 사실을 통감했을 뿐이다”는 의견을 남겼다.

또 “이번 쇠고기 협상은 광우병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지키지 못했으며,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지키지 못했고, 대한민국의 자긍심도 지키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날 은 평소의 두 배인 6.5%(TNS미디어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문제와 관련한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토론 패널로는 △이상길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단장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팀장 △이태호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송기호 국제통상전문 변호사 △박상표 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우석균 건강권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진중권 중대 겸임교수가 출연했다.

당초 민동석 한미쇠고기협상 수석대표도 정부 측 인사로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는 “방송 직전까지도 출연자가 다 정해지지 않았을 정도로 유동적이었다”며 그만큼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했음을 시사했다.

“광우병 위험을 위험이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정부와 우리 국민들은 지금 싸우고 있다”(박상표)

“떡을 먹고 죽을 확률이 광우병보다 4만배 더 위험하고, 담배를 피웠을 때는 430만 배 더 위험하다”(정인교)

“위험한 것에 대해 우리는 조심하라고, 하지 안심하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쇠고기에 대해서는 안심하라고 한다”(한 시민논객)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미국 교민들도 불안해하고 있다”(전화연결 한 미국 교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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