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없는 인터넷 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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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된 내용이 확산되면서 사회 불안을 키우고 있다.
최근 나도는 이른바 ‘인터넷 5대 괴담(怪談)’은 대부분 누리꾼(네티즌)들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새 정부에 대한 불신을 부채질하는 내용이어서 그 배경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5일 “정부가 인터넷 이용량에 따라 요금을 받는 ‘인터넷 종량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잘못된 소문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는 것과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공식 부인했다.
방통위는 “최근 인터넷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공약인 종량제가 곧 추진돼 인터넷 요금이 폭등할 것’이라는 내용의 근거 없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며 “종량제 추진은 대통령 공약에 포함된 사실이 없으며 현재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방통위 당국자는 “인터넷 종량제 추진은 누리꾼을 크게 자극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결정 이후 사회 일각에서 나오는 정부를 향한 공격의 연장선상에서 의도적으로 왜곡된 내용이 유포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부터는 현 정부가 독도 포기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내용의 ‘독도 포기 괴담’도 인터넷상에 나돌고 있다.
‘독도 포기 괴담’은 이달 4일 불특정 다수에게 ‘이명박이 현재 독도 포기 절차 중’이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유포되며 인터넷을 벗어나 휴대전화 등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정부 당국자는 “말도 되지 않는 유언비어”라며 “현재 이 같은 잘못된 소문의 발원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광우병 괴담’ 가운데는 “정부가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만 수입하기로 했다” “수돗물이나 공기로도 광우병이 전염된다”는 황당한 내용까지 유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삼봉 정도전의 숭례문 예언’이라는 황당무계한 괴담도 등장했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핵심 참모였던 정도전이 “숭례문이 불타면 국운이 다한 것이니 피난을 가야 하며 나라는 쇠망할 것”이라고 예언했다는 근거 없는 일화를 들며 올해 2월의 숭례문 화재로 과거 임진왜란 한일강제합방 6·25전쟁 등과 같은 국가 위기가 다가올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 밖에 현 정부가 물산업지원법 추진으로 수돗물 사업을 민영화하면 하루 물 값이 14만 원이 될 것이라든지, 건강보험재정 절감을 위해 건강보험을 민영화해 감기 치료비가 10만 원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소문도 확산됐다.
설사 이들 분야가 민영화된다고 하더라도 물 값이나 감기 치료비가 이처럼 오른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지만 그럴싸하게 유포되고 있다.
이 같은 괴담은 ‘광우병 만화’ ‘탄핵 송’ ‘수도요금 계산서’ ‘인터넷 요금 계산기’ 등의 파생 손수제작물(UCC)을 기하급수적으로 만들어 내며 인터넷 포털,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해 퍼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최근의 흐름에 대해 ‘가상현실’이라는 말을 처음 만든 미국 미래학자 재런 러니어 씨가 2006년 인터넷을 통한 감성적 집단주의의 위험을 극단적 좌파나 우파, 마오이즘(마오쩌둥주의), 독일 나치즘 같은 집단주의 운동에 빗대 사용한 ‘디지털 마오이즘(Digital Maoism)’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현택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인터넷 괴담 사례는 비이성적인 방법으로 사회나 정권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확산시키는 디지털 마오이즘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석 기자 김지현 기자
“연예인들이 괴담 부추겨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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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차라리 청산가리를…” 극단발언 논란
전문가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들 자극 우려”
MBC TV 오락프로그램 ‘명랑히어로’(토요일 오후 5시 35분)는 3일 ‘쇠고기 수입 개방을 걱정한다’는 주제를 다뤘다.
이 방송에 출연한 DJ DOC의 이하늘 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하루 4시간밖에 수면을 취하지 않는다던데 잠이 덜 깨서 비몽사몽 하느라 그런 결정을 내린 게 아니냐”며 “광우병은 전염 경로가 많아서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같은 도마 위에 올려놓고 조리해도 감염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서 다른 출연자들은 쇠고기 수입 문제를 농담의 소재로 삼거나 희화화하기도 했다. 방송인 김구라 씨는 “우리나라 국교를 (쇠고기를 먹는 걸 금기시하는) 힌두교로 바꾸자”며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삼겹살을 생으로 씹겠다”고 했다. 신정환 씨는 “미국인들조차도 미국 쇠고기를 안 먹는다”며 “1주택 1우(牛)로 자급자족하자”고 말했다.
최근 미국 쇠고기 수입 재개를 둘러싸고 일부 연예인이 광우병 논란과 관련해 인터넷과 방송에서 과격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일부 방송은 이들의 발언을 여과 없이 내보냈고 인터넷 미니 홈피를 통해 내놓은 주장 중에는 과학적으로 근거를 따지기 어려운 것도 있다.
탤런트 김민선 씨는 과격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김 씨는 1일 미니 홈피에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한다니 어이가 없다.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김 씨의 발언을 둘러싸고 여러 의견이 이어졌다. 탤런트 김혜성 씨도 한동안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김 씨는 미니 홈피 게시판에 “미친 소를 수입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정보지식도 없이 그냥 무개념으로 수입하니까 더 열 받는다. 중국 대만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조건이 까다로운데 우리는 그냥 ‘미친 소 주십시오. 주는 대로 저희가 조건 없이 무조건 사드리겠습니다’ 이렇게 굽실굽실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룹 ‘클릭 비’ 멤버였던 김상혁 씨는 “앞으로 여자친구 사귈 때 꼭 ‘소고기 좋아하느냐’고 물어 봐야겠다”며 “자국민은 안 먹이면서 우릴 먹이려 들다니 진짜 너무한다”는 글을 미니 홈피 다이어리에 올렸다.
전문가들은 연예인들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예민한 현안에 대해서는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며 방송도 극단적인 발언을 걸러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정책 현안에 대해 냉정하게 판단하기 쉽지 않은데도, 연예인들이 감정적인 발언을 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들의 발언이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들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책임 문제도 뒤따른다”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좌파 궐기, 우파 분열 속의 ‘광우병 괴담’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오늘로 72일째다. 5년 임기의 3.9%가 경과했다. 마라톤으로 치면 42.195km 중 1.7km쯤 뛴 상태다. 중간평가 운운할 단계는 아니지만 새 정권 내부에서 냉철한 자기점검은 해야 할 상황 같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다수 국민은 ‘노무현 386식 좌파의 길을 버리고 새 길을 열라’고 지시한 것이나 다름없다. 4·9총선 민심의 총체적 분포는 ‘좌파노선 거부’가 압도적이었다.
이 대통령은 작은 정부, 친(親)기업, 규제완화, 투자촉진, 법치(法治)회복의 방향으로 기수를 분명하게 돌렸다. 경제뿐 아니라 교육에서도 자유와 자율의 원칙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개인의 창의성, 효율, 경쟁력을 높여 성장잠재력을 제고하고 국가 전체의 파이를 키움으로써 민생의 전반적 향상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MB노선은 무엇보다도 국정을 위임한 민의를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국민은 “뭐가 달라졌느냐”고 묻고 있다. 워낙 ‘경제 하나 믿고’ 맡겨달라고 한 터라 국민은 단기적 실적 부진에도 불만을 감추지 못한다. 국내외 악재가 구조적으로 겹쳐 정책 운용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는 헤아림보다는 ‘7% 성장 장담하더니 왜 꼬리를 빼느냐’는 비아냥이 앞선다.
李정부, 방향 옳지만 방어력 취약
사정이 이럴수록 정부여당이 힘을 모으고 작은 실수도 줄여야 신뢰를 얻을텐데, 부처 간 엇박자에다 당정(黨政) 힘겨루기 양상까지 빚고 있다. ‘경제 이미지’로 일어선 정권에 경제 리더십이 혼미하고 불협화음이 먼저 들리니 적잖은 국민은 ‘딴건 보나마나다’ 하는 기분이 된다. 정부여당 안에 독불장군이 많아서 그런 건 아닌지 저마다 돌아봐야 한다. 에너지, 물가 등의 대책을 다루는 자세와 상상력도 실망스럽다. ‘새벽정부’라며 바쁘기만 하지, 시장에 대한 이해(理解)부터가 부족해 보인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이 정부 출범 이후 많이 가셨다. 이 대통령은 단기간에 군(軍)의 위상과 사기를 높이는 데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군인의 역할과 희생은 지난 정부에서 평가절하됐다. 군인들은 군복을 부끄러워하고, 영토 영해 영공을 왜 지켜야 하는지 의문을 느껴야 했다. 그렇던 군의 자존심과 ‘강군(强軍)정신’이 되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부는 이런 긍정적인 변화만 흡족해했지, 그 반작용에 대한 원려(遠慮)와 대응에는 방심한 것이 아닐까. 이 대통령은 경제 교육 안보 등 모든 국정을 ‘실용(實用)’이라는 개념 안에서 설명하려 했지만 좌파(순수 이념적 좌파건, 북한 연계적 좌파건)세력은 위기감 속에서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광우병 괴담’이 괴물처럼 커졌다. 일부 방송국을 비롯해 변화에 두려움을 느낀 세력, 그리고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타격을 줘야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세력이 합세했다. 거기엔 좌우가 혼재해 있다. 이 정권이 민심에 둔감한 인사(人事), 파벌갈등을 고조시킨 공천 등으로 신뢰 하락과 리더십 약화를 자초한 것도 ‘광우병 괴담’ 동참 또는 방조세력을 키웠다.
‘광우병 괴담’에 대처하는 태도와 실력을 보면 이 정부 안에도 지난 정부 못지않게 무책임하고 무능한 고위직이 섞여있음을 알 수 있다. 4월 18일 한미 쇠고기협상 타결 이후 부처 홈페이지에 공격성 글이 나날이 늘어났음에도 괴담이 진실처럼 굳어버린 5월 2일에야 등 떠밀려 담화문을 발표하는 수준으로는 고난도(高難度)의 국정 이슈를 감당할 수 없다.
장차관쯤 되면 미국산 쇠고기의 진실뿐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불발에 그치면 우리 국민이 두고두고 어떤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지, 개방 반대세력의 선동을 압도할 만큼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쓸데없이 바쁜 시늉만 내는 사람들이 아니라 진짜 자신을 던져야 할 때 뒤로 빠지지 않고 뛰어드는 용감한 관료가 필요하다.
정권 핵심들의 정치력 시험대에
박근혜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의 경쟁자는 아닐지 모르지만 지금은 협력자도 아니라는 점에서 상당한 ‘반대세력 효과’를 내고 있다. 이 대통령의 ‘안보관 불안’을 대선 3수(修)의 명분으로 삼을 만큼 더 우파적인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도 ‘쇠고기 좌파’와 호흡을 맞추는 모양새다. 이 총재도 이제 이 대통령의 경쟁자는 아니지만 이 정부를 흔드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좌파의 총궐기와 우파의 분열이 동시진행형이다. 이 정권 핵심들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배인준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