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느 수행자가 길을 걸어가는데, 사나운 매를 피해서 비둘기 한마리가 그 수행자의 품에 날아 들었다고 합니다. 수행자는 그 가녀린 비둘기가 가여워 매로부터 숨겨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그 비둘기를 쫓던 매가 그 수행자에 다가와서는 "비둘기를 살려주는 것은 자신을 굶주리게 하는 것이고, 이는 자연의 법칙에도 어긋나는 일이니 비둘기를 내게 내어 주시오" 라고 요구했습니다.
수행자가 듣기에도 매가 하는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비둘기를 내어주는 대신 자신의 허벅지 살을 매에게 잘라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매는 저울을 내보이며 비둘기양만큼의 살을 돌려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그 수행자는 자신의 허벅지살을 한덩이 떼어서 저울에 올려 놓았는데 저울의 무게가 비둘기 쪽으로 기울었고 부처님은 또 다른쪽의 허벅지살을 베어내어 저울에 올려 놓았지만 그런데도 비둘기 쪽으로 저울이 기울어졌답니다.
그래서 계속 다른 살을 떼어 이제는 비둘기무게 보다 훨씬 많은 양을 올려 놓아봤지만, 결과는 여전히 비둘기 쪽으로 기울어질 뿐이었다.
자꾸 비둘기 쪽으로 지울자 부처님은 아예 자신의 몸 전부를 저울에 얹어 놓았고 그제서야 저울이 수평을 이루었다고합니다..
그 저울은 바로 육체적 무게를 재는 저울이 아니라 생명을 재는 저울이 었던 것이랍니다.
하찮다고 여기는 비둘기의 생명의 무게가 한 오롯한 인간 생명의 무게와 같기에 비둘기 한마리를 살리기 위해서 자기 전체 생명과 맞바꿀 수 밖에는 없었던 것이랍니다. [Source1. 참조]
요즈음 한참 우리나라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서 광우병에 대한 우려로 인해 수없이 많은 논란이 있고, 한참 공부에 힘써야할 중, 고등학생들까지 촛불을 들고 너른 마당으로 나와 항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쇠고기 수입을 찬성하는 쪽은 미국 쇠고기가 과학적으로, 통계적으로 안전하게 관리가 되고 있으니 수입을 허용하고 대신 FTA를 성공적으로 체결하자고 하고 있고, 반대하는 쪽은 그 어떤 전염병보다도 무서운 인간 광우병을 유발할 수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절대 수입해서는 안된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은 계속 논의를 통해 수렴해 가야 하겠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봐야 할 듯 합니다.
기본적으로 이번 광우병 사태의 본질은 생명의 가치에 대한 믿음의 차이가 아닐까합니다.
위의 일화에서 보면, 모든 생명의 가치를 같은 것으로 보는 믿음이 있고, 이와는 반대로 살코기의 양으로만 생각하는 보는 관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생명을 살코기의 양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품질관리 차원에서 보면, 무결점 주의란 없는 것이고 이에 따라 적절한 통계적 품질관리만이 가능하므로 지금 수입하게되는 미국산 소는 대체로 품질차원에서 별 위험이 없으니 그냥 수입하자고 하는 것이겠고.
생명가치에 중점을 두는 입장에서는 만약 그런 위험한 쇠고기를 나 자신이나, 아니면 내 아들, 딸 그리고 부모와 같이 주변 지인들이 먹고 만에 하나라도 광우병에 걸리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찬성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주장에 대한 기본 전제인 품질 관리가 적정히 되고 있지 않다면 어떻겠습니까?
미국에서는 작년 (2007년) 10월 O-157에 오염된 쇠고기로 인해 대규모 리콜이 한 번 있었고, 올해 2월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Downer (제대로 서있지 못하는 소)가 불법적으로 도축되고 유통되었다는 혐의로 Hallmark 사의 쇠고기들이 대량 리콜되어 미국인 스스로도 최근 자국 쇠고기 소비에 심히 우려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Source 4, 5)
미국인 스스로도 믿지 못하는 미국 축산업계의 대량 생산 대량 소비 형태의 공장형 목축업과 품질 관리 실태에 대해서, 한국의 위정자들이 무슨 생각으로 전적인 신뢰를 하면서 절대 안전한 Zero-defect 상태이니 정부를 믿고 먹으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충 품질관리 차원에서 3시그마 수준, 6시그마 수준에 들어가니 미미한 불량이나 위험들은 품질 관리 비용의 기하급수적 증가로 인해 관리 불가하니 그냥 인정하면 되는 걸까요?
자동차 부품하나를 만들때도 엔진이나 미션과 같은 구동부 제품들은 최대한 Zero-defect을 위해 여하한 품질문제에 대해서는 협상자체를 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물며 사람 생명을 다루는데 통계치를 가지고 왈가왈부 하다니요?
생명은 단순히 뼈와 살과 피가 모여있는 기계가 아니고 그 보다 훨씬 더 큰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 단순한 것을 믿는다는 것이 이렇게도 힘든 것이어야 하는 건지 참으로 가슴 먹먹할 뿐입니다.
최소한 이러한 상식적인 생명가치에 대한 믿음을 가진 리더가 있어 모든 생명붙이들이 안심하고 자기 삶의 영위할 수 있게 할 방법은 없을까요?
생명과 인간의 리더십에 대해 생각이 많아지는 때입니다.
2008년 5월
최정환.
Sources:
1. http://hantoma.hani.co.kr/board/view.html?&board_id=ht_society:001016&cline=17&uid=42705
2. Anderson, S. W. and K. Sedatole. 1998. Designing quality into products: The use of accounting data in new product development. Accounting Horizons (September): 213-233.
http://maaw.info/ArticleSummaries/ArtSumAndersonSedatole98.htm
3. Thousands may be harbouring vCJD
http://news.bbc.co.uk/1/hi/health/3729901.stm
4. Huge beef recall issued (2008 02 18, LA Times)
http://www.latimes.com/news/local/la-me-beef18feb18,0,4428760.story
5. Tainted-Beef Recall Sparks Consumer Concerns (2007. 10. 01, ABC News)
http://abcnews.go.com/GMA/story?id=36735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