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범죄는 누가 막는가
개인은 가족에 속해 있고 가족은 그 가족이 살고 있는 지방정부의 영향 아래에 있다. 그 지방정부는 더 큰 지방정부의 영향 아래에 속해 있고 그 지방정부는 더 큰 지방정부나 중앙정부 혹은 연방정부에 속해 있다.
일반적인 경우 개인의 불법 혹은 범죄는 가족이나 그가 속한 집단에 의해 제재 받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지방정부의 불법이나 범죄도 더 큰 지방정부나 중앙정부 혹은 연방정부에 의해 제재받는다.
사회의 이렇게 보다 상위의 존재의 영향력에 의해 안정되는 것 같다. 개인은 가정의 가정은 집단의 그 집단은 더 큰 집단의 영향력 아래에서 공존하고 이 과정은 유연하게 생략되기도 하고 덧붙여지기도 하는 것이다.
갈등이 없는 세상은 없다. 중요한 것은 갈등을 해결하는 시스템에 있지 않을까. 형제의 갈등은 부모가 해결하고 가족의 울타리를 넘어선 개인간의 갈등과 집단끼리의 갈등은 그보다 더 큰 집단의 영향력에 의해 해결되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가와 국가의 갈등이나 국가와 집단, 혹은 국가와 개인과 같이 국가가 일방 혹은 양방 당사자일 경우에는 이런 시스템이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후세인이나 밀로세비치, 그 외 악명높은 전범들 같이 여러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동일한 경우에는 그런대로 세계재판소에 회부하여 처벌할 수 있지만 여러 나라가 서로 다른 이해관계 아래에서 복잡하게 편을 갈라 싸우는 판에서는 UN의 영향력은 없는거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현존하는 거의 모든 국가가 소속된 최대의 기구인 UN이지만 실상 그 의사결정의 권한은 안전보장이사회에 집중되어 있고 그마저도 강대국들의 탈퇴를 막기 위해 상임이사국에 거부권을 주어 한 국가라도 거부권을 발동하면 의결이 말짱 헛것이 되어버리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부조리한 시스템은 국가들이 그들에게 유리하면 UN의 결의를 존중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는 쉽게 거부하고 심지어 무시할 수 있도록 한다. 미국이 이라크에 쳐들어갈 때 조차 세계공영과 평화라는 이상에 정면으로 반하는 일임에도 UN은 저지하지 못했고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누구도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았음에도.
이는 근본적으로 UN에 자체적인 군사력과 경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군이 UN 완장을 차고 세계 평화 유지군으로 활동하며 세계의 경찰이라 떵떵거리는 사태가 성립되고 소속된 국가들의 지원이 없으면 UN의 힘도 없기에 몇몇 강대국의 압력에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는 부조리한 사태가 빚어지는 것이다.
국제연합이 자체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기금이 조성되고 강력한 군대를 갖지 못한다면 UN은 껍데기뿐인 유명무실한 기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외계문명이라도 발견되어 범세계적인 통합을 도모하지 않는 이상에야 UN이 강력한 힘을 갖고 국가간의 분쟁을 인류공영과 평화라는 절대원칙에 맞게 처리할 수 있는 때가 오기란 어려울 것만 같다. 만약 UN에게 인류공영에 해가 되는 이들을 제대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반인간적 범죄들을 얼마쯤 막을 수 있을 것인데..
어찌보면 침묵의 함대가 출현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written by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