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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사랑에게35 -무너지고 있는 여자-

송승식 |2008.05.19 18:33
조회 140 |추천 3

- 무너지고 있는 여자 -


그동안의 내 철칙은

누굴 만나도 쿨 하게 만나고..쿨 하게 헤어지자..였는데,

이번엔 이상하게 쿨 해지기가 어려워요.

지금까지 만났던 남자들한텐 쭉 그래왔거든요.

사귀자고 대시를 해 오면,

그 자리에서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시원하게 대답했고,

헤어질 때도 질질 끌면서 누가 잘 했네, 잘 못했네..그런 적 없었어요.


사랑한다는 이유로 서로를 구속하는 거,

그것만큼 촌스러운 행동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한 밤 중에 전화 걸어서,

집에 들어갔나, 아직도 밖에서 놀고 있나..체크하는 거,

밖이면 어디에서 지금 누구랑 뭘 하고 있는지 꼬치꼬치 캐묻는 거,

그런 거 정말 너무 싫어하던 일인데...

글쎄, 내가 그런 짓을 하고 있더라구요.

지금까지 100일이네, 생일이네..그런 거 챙겨주지 않아도,

한 번도 섭섭했던 적 없었는데..

근데 이번엔 은근히 바라게 되고,

막상 그냥 넘어가니까 이렇게 서운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이 내 생일이에요.

그래서 어젯밤에 내일 뭐 할 거냐고 문자를 보냈는데, 몇 시간동안 답이 없잖아요,

그래놓곤 새벽 네 시가 다 돼서, 지금 집에 들어간다고..문자를 보내왔더라구요.

어젯밤에 한 숨도 못 잤어요.

덕분에 가게도 좀 늦게 나왔구요.


친구랑 조그만 옷 가게를 같이 하고 있는데,

오늘은 손님이 오는 것도 귀찮아요.

한 여자가 쇼윈도 앞에 서 있다가..들어오고 있습니다.

마네킹이 입은 원피스를 보여 달라네요.

“저..죄송한데요, 맞는 사이즈가 없는데..이건 66까지만 나오거든요..”


아무래도 그 남자가 무슨 마법 가루 같은 걸 저한테 뿌려놨나 봐요.

이제 한 달 조금 넘게 만난 사인데,

내 생일 안 챙겨준 게 이렇게까지 속상할 수 있다니..신기할 뿐입니다.


또 손님이 왔어요.

이번엔 남자손님이 쇼윈도에 있는 원피스를 여자 친구에게 선물하고 싶대요.

그리고 뒤이어 여자 손님 둘이 구경 좀 하겠다며 들어오고 있습니다.

근데, 난 자꾸만 그 남자가 커다란 케이크에 초를 밝혀

저 문을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올 것만 같아요.


어, 케이크가 문을 열고 들어오고 있어요.

친구가 잠깐 안 보이더니..나가서 생일 케이크를 사왔나 봐요.




사랑이...사랑에게 말합니다.

쿨 한 척 하려고 애쓰지 말라고,

사랑 앞에선 누구도 쿨 해 질 수 없는 거라고...

추천수3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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