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대백앞 7시에 촛불집회를 열었습니다. 저는 7시 10분쯤에 도착해 보니 현장에
한 백여분 남짓 되는 분들이 와 계시더군요. 처음으로 집회라는 곳에 참여를 해봐서
좀 어색하기도하고 뻘쭘하기도 해서 처음엔 집회 주위만 빙빙 맴돌았습니다.
그러다 용기를 내, 집회 앉은자리 맨 끝에 어정쩡하게 서서 처음에는 구경하는
시민인양 흉내를 냈습니다. 시간이 점차 지날수록 조금씩 조금씩 시내를 지나시는분들이
참여를 해주셨고 호응도 해주시더군요.
저도 처음에 어색했던 건 어느새 잊었는지 자리를 깔고앉아 양초 하나를 집어들었습니다.
옆에 분께 불을 빌리고는 박수대신 열심히 작은 촛불을 흔들어 댔습니다.
진행자분이 구호를 외치실때, 같이 제 힘껏 외쳤습니다. "고시철회, 협상무효"
"이명박의 국민을 죽이는 협상 재협상하라.".. 그리고 온에어를 패러디한 이명박의
담화영상을 보여주었고, 중간중간 자유발언도 이어져 갔습니다.
현장에는 시간이 갈수록 학생들과 부모님의 참여가 많아지더군요. 어린아이에서 부터
초등학생의 손을 잡은 부모님들이 앉으셔서 쇠고기협상 반대를 외치시고 많이 동참해
주셨습니다. 본인보다 자녀를 위하시는 부모님의 마음이 그 연세에 아마도 그 자리에
올수있는 용기와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유발언대에서 제 옆자리에 있던 남자아이의 아버님이 단상에 올라 하시는
말씀이 가장 감동되고 가슴이 아프더군요. 자녀를 키울때 부모님들은 참 많은 고민과
고심을 하신다며 심지어 사탕하나를 아이에게 줄때 몇번의 실랑이를 거쳐 주기도 한다고
그런데 미친소 수입이 왠 마른하늘에 날벼락인지 모르시겠다 하시더니,
지금 같은 상황에 부모로써 할수 있는 일이 이민일까, 나중에 급식을 끊겠다 할까..
참 고민도 많이하셨다고 그런데 당장에 본인이 하실수 있는 일은 작지만 국민의 마음을담아
정부에 재협상 요구 시위를 하는것 밖엔 없는것 같아 이자리에 서시는거라고 말씀하시곤
갑자기 말씀을 잇지 못하시며 좀 흐느끼셨습니다.
저도 순간 그분을 따라 울컥 눈물을 흘릴 뻔 했어요..
그 분의 분기가 아이를 향한 걱정과 두려움이 고스란히 제 마음에 전해졌거든요.
그런데 저는 집이 멀어서 그만 거기서 자리에서 일어날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시간이 8시 30분 , 나오는길에 보니 도로변에 전경들도 있고 닭장차도 줄지어있더군요.
왠지 저만 그곳을 빠져나온것 같아 씁쓸하긴 했습니다만, 현장에 남아계신 분들 모두
무사히 시위를 마치고 귀가하시길 바래봅니다.
그런데 오는길에 차에서 라디오 뉴스를 켜게 되었습니다.
민영화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던 '상수도' 를 민영화 시키겠다고 , 그것도 민간인 자본
뿐 아니라 외국자본에 까지 길을 터 열어줄 법을 정부에서 몰래 만들고 있었다는
어이없는 제게 뒷통수를 내리치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정말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지만, 당장에 제가 지금 할수 있는일이라곤
촛불집회나 시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여론알리기 밖에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음에
절망을 느낍니다.... 그리고 시위현장에 계시던 분들은 겨우 2-3백명 이었지만
백화점 앞을 지나던 많은 시민 여러분들은 그저 흘끗흘끗 보기만 할뿐 무심히 지나쳐
가버리더군요. 진행요원의 쇠고기 협상 반대 서명에도 본체도 않고 지나가는 분들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아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 당시 지금까지의 선거투표율중
가장 저조한 수치를 남겼다고 들었습니다. 일상을 핑계로 유흥을 핑계로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넘겼던 무관심이 지금의 결과를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관심한
시민들의 반응을 보니 정말 제대로 모든게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더군요.
어느때보다 국민의 힘이 모여져야하고 필요로 한 이때입니다.
개개인의 목소리는 작지만 한 목소리로 합쳐지면 땅을 요동케하는 소리가 될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은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조카에게 , 좀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주어야 부끄럽지 않은 세대가
될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