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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훗날 내가 비웃음 받기를 소망한다.

신지숙 |2008.05.30 03:19
조회 758 |추천 23


2008년 5월 29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대한 장관고시가 끝났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5.29가 되겠지.

 

일게 중형마트의 계산원인 나.

대한민국 국민.

 

친한분들과의 점심식사 중 내가 "내일은 근무 마치고 청계광장이나 광하문에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라고 시작한 이야기가 복잡해져버렸다.

 

" 거기 나온 사람들은 대통령선거 때 투표들은 다 했나 궁금해?

  국민의 의무인 투표도 하지 않고 비판 할 자격이 없쟌아? " 하시는 담당님.

 

" 난 쇠고기 수입은 찬성이야. 전에 먹었을 때 사실 맛도 질도 좋았어.

  무조건 반대만 하면 안되지. 대통령 탄핵하면 또 대통령 선거하나? " 하시는 담당님.

 

정말...그런걸까? 그렇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

 

" 대통령 선거 하지 않았어도 쇠고기 수입에 대한 반대는 할 수 있는거쟌아요.

  선거하지 않았다고 해서 비판할 자격이 없는건가요?

  비판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당연히 있는거죠.

  그렇지 않나요?

  혹 내가 잘 못 선택했다고 해서, '내가 선택한 것이니 잘못해도 어쩔 수 없다' 그러는거 아니쟌아요.

  잘못된 길로 가는 것 같으면 ' 그건 잘못됬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 이야기 해줘야 하지 않나요? "

 

 " 무조건 수입반대가 아니쟌아요. 정작 미국국민들도 먹지 않는 부분들, 이웃나라 일본도  광우병위험때문에 들이지 않는 부분들을 반대하고 있는거쟌아요. "

 

 그렇지 않은가요?

 

 나의 미약한 반박에 

" 결정권자들이 결정권을 갖고 있는데, 비판만 하면 뭐하겠어. 난 이런 이야기로 싸우고싶지 않아." 하시는 담당님.

" 다 아는데 그래도 난 찬성이야.

 우리는 국력(國力)이 약하쟌아. 어쩔 수없지. 그럼 고립될꺼야? " 하시는 담당님.

 

정말 이렇게 결정권도 없고, 국력도 약한 나라의 국민이니까, 30개월 이상된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개방해서 어디서 어떻게 사용 될 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살아야 되는 거였을까?

 

너무 답답하고, 화가나고, 분하고 우울했다.

너무 답답하고, 화가나고, 분하고 우울한 마음에 " 담당님들처럼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니까 우리가 국력이 약하고, 미국산 쇠고기를 전면 개방하게 되는 거예요." 라고 말해버렸다.

 

"예전에 박정희대통령이 고속도로 만들 때 얼마나 난리였어.

 그런데 지금 봐. 고속도로 만든게 얼마나 대단한 평가를 받고있어.

 다 그런거야. 나중에 그렇게 될 지 어떻게 알아? "

 

담당님...그걸...말이라고 하셨어요.

그게 이 문제에 적당한 비유라고 할 수 있어요.

그건 나라 발전에 대한 문제고, 이건 국가의 주권과 국민의 생명에 관한 문제쟌아요.

이후에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의 예를 든것 같은데,

이건 대한민국 국민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쟌아요.

 

내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아이들이 돈 많이 벌어 이민가지 않는 이상, 대한민국 땅에서 겪어내야할 두려운 러시안 룰렛 같은 문제쟌아요.

당신의 백일 넘은 아들이 성장하면서 겪어가야 할 삶을 다루고 있쟌아요.

 

그걸 " 그래도 난 찬성이야....어차피..." 이렇게 말 할 수 있나요.

 

 

내일 촛불문화제는 오후3시부터 6시까지 모인다고 한다.

나는 근무가 8시에 끝나 그때나 갈 수 있을것 같다.

하지만 가야지.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고,

쇠고기 수입을 찬성하는 분들의 의견도 있을 수 있고-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공화국이니까-

나중에...."거봐! 그 때 너 반대한다고 촛불들고 다녔지. 잘됬쟌아~" 하는

 

비웃음을 받을 수 있을 지 몰라도

 

그래도 난 가야겠다.

 

대한민국 국민이고 , 내 나라 대통령이 체결한 협상에 관한 문제이고,

내 나라 국회가 방관하고 있는 문제이고

 

내가 사랑하는 오빠의 건강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나는 물러설 수 없다.

 

내 의견, 내 목소리 하나도 들리지 않겠지만

아무도 없더라도 " 난 너희들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 "

" 난 너희들의 정책에 분명히 반대다!" 라고 하나의 촛불을 밝히고 광장에서 보여줘야겠다.

 

난 꿈이 있다.

먼 훗날  괜한 걱정으로 촛불을 들고 다녔다는 비웃음을 받기를 소망한다.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지.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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