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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여 안녕!

주예림 |2008.06.04 21:37
조회 54 |추천 0




기억은 때때로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만, 또 때로는 슬픔 속으로 사정없이 밀어 넣기도 한다. 슬픈 기억은 후회를 동반한다. 후회는 다시 슬픔을 동반하고 그럴 때 슬픔은 자꾸만 커져간다.


그렇게 슬픔이 찾아올 때, 슬픔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때,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작별을 고하려 하면 할수록 슬픔은 내 안에 더 큰 집을 짓는다. 견고한 울타리를 쳐버린다. 내 안의 슬픔 속에 내가 갇혀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그렇다. 어느 날 슬픔이, 11월의 바람처럼 내 온갖 상념들을 들쑤시며 갈래갈래 마음을 떨궈놓을 땐, 나무처럼 두 팔 벌려 슬픔을 안아주자. 내 온몸을 던져주자. 춥고 긴 겨울동안, 그의 살을 보듬으며 그와 함께 지내자. 그리하면 어느 봄날, 눈부신 햇빝을 받으며 슬그머니 떠나는 슬픔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제는 흐려져서 간신히 형체만 남아 있는 그 미약한 존재를. 그러니 슬픔이여, 안녕. 나를 피해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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