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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위한 구멍

문창원 |2008.06.07 20:58
조회 50 |추천 0

내 손가락엔 구멍이 있어요. 새벽을 열기 위해 두 손바닥을 펴면, 해빛들이 그 속으로 들어와 탐독을 하고는 하죠. 그때마다 저는 하루종일 햇빛을 손가락에 담고 다녀요. 그런데 왜 이렇게 아프죠? 제 심장과 손가락으론 아주 긴 호수가 연결되어 있어요. 수도꼭지를 틀어도 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눈망울. 그래서 심장이 더 아파하나봐요. 가뭄이라고는 하지 말아주세요. 오래전 그 사람이 내 눈물샘에 물을 다 가져가버렸어요. 눈물이 없어서 좋을 것 같다고요? 전혀 그렇지만은 않아요. 우는 방법을 잃어버렸거든요. 그래서 저는 항상 마음으로 울어요. 슬픈 노래를 들으면 하루동안 담고 다녔던 햇빛들이 다 흩어져요. 그들을 떠나보낼 때마다 제 손가락은 허공에서 누군가를 간절히 잡으려고 버둥거리죠.

손가락의 외로움을 저는 달래줄 수 없어요. 그래서 이렇게나마 글을 쓰고 있는 것이구요.

많이 슬픈가요? 많이 아픈가요?

저는 아니라고 말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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