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전업주부를 “시대에 뒤떨어진 존재”라고 폄훼하고 다녔고, 50%가 채 안 되는 여자고용률은 사회가 여자를 차별하고 억압한 결과라며 여자고용을 촉진하라고 선동을 해댔다.
미국의 경우 여자고용 촉진을 위해 고용주에게 재정적인 불이익을 줘 가면서까지 각종 여자할당제를 연방정부 차원에서 밀어붙였고, 급기야 미국의 여자경제활동참가율은 1970년대의 43.3%에서 1979년에는 50.9%까지 증가했다.
그러자 너무나 당연하게도, 증가한 노동자들의 수에 반비례해 노동의 가치는 급격히 떨어졌고, 직장에서의 경쟁이 가열된다 싶더니, 그 경쟁을 감당할 수 없었던 미국의 중산층들이 파산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여자경제활동참가율은 2001년 기준으로 60.1%를 넘어섰다.
파산법 전문가이자 하버드대 법대 교수로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자 법률가 50인중 한 명으로 선정된 엘리자베스 워런(Elizabeth Warren)과 그녀의 딸이 공동 저술한 『맞벌이의 함정(The Two-Income Trap)』(2004)에 따르면, 열심히 살아온 미국의 중산층 가정이 재정파탄에 이르게 된 것은 과도한 [주택비용]과 [교육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모두가 좋은 학군이 있는 지역으로 옮기려다 보니 자연히 일부 지역의 집값이 폭등했고 이에 따라 각 가정이 부담해야할 주거비용과 교육비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았기에, 지금의 중산층 맞벌이 부부는 1970년대에 혼자 벌던 중산층 가정에 비해 75%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적 안정성은 취약해져 버렸고, 결국 파산했거나 파산위기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미국 판 ‘강남 8학군 신드롬’이 불었다는 말이다.
실제로, 30세 남자가 지출했던 주택비용은 1949년 월급여의 14%에서 1983년 44%, 2002년엔 지출의 2/3를 차지하고 있고, 4살짜리 아이를 도시보육시설에 보내는 비용은 대학등록금의 두 배를 넘어버렸다.
이제 미국 중산층은 {노동인구 증가→ 경쟁과열→ 대학 졸업장 필수→ 좋은 학군의 주택가격 상승+조기교육(사교육)열풍→ 맞벌이 증가(노동인구 증가)→ 생필품가격 상승+경쟁과열}로 이어지는 끝없는 악순환의 덫에 빠져 버렸고, 전업주부들마저 자아실현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비자발적’ 맞벌이로 내 몰려 있는 것이다.
게다가, 2002년 현재, 미국 파산 가정의 90%이상이 유자녀 맞벌이 부부이며, 이혼상태의 남녀라고 하는데, 이것을 다르게 말하면, ‘전업주부가 없는 가정이 주로 파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업주부는 페미니스트들의 말처럼 ‘가정 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가족 구성원’이 아니라, 평시엔 가정의 살림을 규모 있게 꾸려나가고, 가정에 재정적 위기가 닥치면 임시취업을 통해 가정을 지켜내는 ‘사회적 안전망’의 역할을 해왔는데, 그 전업주부들 마저 이미 취업전선에 끌려나와 있기에 미국의 중산층 맞벌이 가정은 사소한 외부충격조차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취약해져 버린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정부가 집값 폭등을 부추기는 각종 “부동산투기 ‘조장’정책”을 실시해온 것처럼 미국의 연방정부도 주택가격의 폭등을 부추기는 정책을 실행에 옮겼는데, 페미니즘 이론에 근거한 “균등신용기회법(Equal Credit Opportunity Act, ECOA)”이 그 역할을 수행했다.
1975년에 시행된 균등신용기회법이란, 페미니스트들이 중심이 되어 통과시켰는데, 자금 융자에 있어 국적, 인종, 종교, 성별 등으로 인해 차별이 없어야 하며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는 누구나 균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다는 취지로 제정된 법이다. 하지만 국가보안법이 그렇듯 제정 취지와 그 실존적 기능은 다를 수가 있다.
균등신용기회법이 도입되면서 은행들은 그들이 구입할 수 있는 주택가격을 결정하면서 부부양방의 수입을 고려하여 주택 모기지 비율을 산출하게 되었다. 그러자 집을 구입할 때 융통할 수 있는 돈이 두 배나 늘어 난 것처럼 이야기가 되면서 사람들이 더 비싼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융자금을 얻게 되고 그로 인해 주택가격이 폭등하게 되었다. 게다가 1978년엔 연방법의 모호한 규정을 근거로 이자율의 상한선을 없애버렸고, 아무에게나 고율의 이자로 돈을 빌려주었던 것도 집값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크레딧 스코어링(Credit Scoring)부문의 최고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는 제임스 피터손(James Petersohn)은 지난 '2004 신용위험관리 세미나(Credit Risk Seminar)'에 주제 발표자로 참석해 말하길, 미국 은행들은 지난 80년대 중반 부채와 손실로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는데, "균등신용기회법(ECOA)와 공정신용보고법(FCRA·) 등 관련법이 마련된 것도 금융기관이 회복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언급했다(edaily, ""신용문제 해결의지가 가장 중요"-제임스 피터손", 2004-04-19).
즉 좋은 직장을 가지고 있어 안정적으로 이자를 낼 수 있는 중산층은 말 그대로 잘 차려진 식탁이었던 셈이다. 계급적으로 백인 중산층 여성을 대변하는 페미니즘이 왜 자본과 권력의 물심양면의 지원을 받게 되었는지의 답이 나온다. 즉 중산층 가정엔 서민 가정과는 달리 빼먹을 재산이 있었고 전업주부라는 예비 노동력이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중산층을 맞벌이의 함정에 몰아넣고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살아 남았다.
정리하자면, 미국 중산층이 맞벌이의 함정에 빠지게 된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베이비붐 세대의 등장과 여성고용 촉진으로 경쟁이 과열되었고,
② 경쟁이 과열되자 대학의 졸업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③ 여기에 ‘균등신용기회법(ECOA)’으로 쉽게 돈을 빌릴 수 있게 되자, 대학진학에 대한 요구는 좋은 학군에 위치한 주택들의 집값 폭등과 조기교육 열풍을 부르고,
④ 이 살인적인 주택비용과 교육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맞벌이부부가 증가하게 되고,
⑤ 이 맞벌이 부부는 필연적으로 생필품 가격의 폭등과 과열경쟁을 초래하고,
⑥ 경쟁이 더 과열되자 대학의 졸업장은 더 필수가 되고....(계속 반복)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통해, 한 때 ‘자본주의의 꽃’이라 불리던 미국의 중산층은 가정에 실업, 급여감소, 질병 등 아무런 변동요인이 발생하지 않아야 겨우 유지될 수 있는 위태로운 공동체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가정도 이미 “맞벌이의 함정”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ㆍ4분기 도시 근로자 가구의 월 평균소득이 처음으로 300만원을 넘었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가구주의 소득은 8.1% 증가한 반면 배우자 근로소득은 18.8%가 늘었다. 그런데 실제 생활형편은 더 어려워졌다. 학원비 등 사교육비와 영육아 보육료 부담이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파탄에 빠진 맞벌이 중산층, 과연 과소비 때문일까”, 2004-05-22.
하지만 정부는 문제의 본질에는 애써 눈감은 채, 여전히 [과열 경쟁]을 부추길 뿐인 갖가지 여성고용 촉진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고, 호주제 폐지 등 [개인주의] 조장 정책들만 실행에 옮기고 있을 뿐이다. 이런 정부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
김대중 정부는 신용카드 남발을 조장해 중산층과 서민을 파산지경으로 몰아 넣더니,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서도 모기지론(mortgage loan:장기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얘기가 솔솔 흘러나왔다. 뒷 일 걱정하지 말고 일단 집 장만 먼저 하라는 것인가? 그렇게 집값 상승을 부추겨 맞벌이의 함정에 본격적으로 빠져보자고?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지난 19세기, 자본과 권력은 성인 남녀는 물론 아이들의 노동력조차 똑같이 “평등”하게 착취하며 배를 채웠다. 심지어 8~9세의 소년·소녀들조차 따뜻한 가정이 아닌 열악한 노동현장으로 내몰렸던 참혹한 시기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미친 자본의 시기를 지나, 남편 혼자만의 노동으로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게 된 것이 그리 오래전의 일이 아니건만 다시 여자들이 노동현장으로 끌려나오고 있다.
먹고살기 힘들어져 비자발적 맞벌이에 끌려나온 여자가 많다는 것이 남녀평등의 증거라고 말하는 상식의 적들이 앞, 뒤, 좌, 우 도처에 널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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