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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루

김수연 |2008.06.15 01:55
조회 54 |추천 0

 

그 다리를 건너기 전까지.. 형제였다.

그때의 기억이 내 마음을 뒤흔든다. 

SWAY

 

ゆれる

 

 

영화제목을 생각만 해도 그 아찔한 다리위가 연상되어버리는,

눈물이 나진 않아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상처가 욱신거리게 만드는 영화.

 

 

'나쁘지만 매력적인 남자'의 전형으로 바뀌어버린 동생 "타케루"(오다기리 죠)가

어머니의 제사때문에 한동안 떠나왔던 고향에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의 제사에 참석하라고 해준

형 "미노루"와 자신을 반기지 않는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가장 만나고 싶었던 가장 피하고 싶었던,

"치에코"까지도..

 

 

그는 오랜만에 온 고향이 낯설기만 하다.

도쿄에서 사진작가로 일하면서 아버지도 형도 치에코도 다 잊어버린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는 한눈에 알아본다.

형이 치에코를 좋아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날 밤 치에코의 집에 간다.

 

그는 씻고 나와서 요리하는 치에코 몸에 자신의 물기를 닦지만

그녀의 요리를 먹어주지는 않는다.

왜 그는 돌아가버렸을까?

형에 대한 죄책감때문에?

아니면, 진정으로 치에코를 가지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타케루, 미노루, 치에코 셋은  

 

어린시절에 자주 갔었던 계곡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자 했다.

하지만 타케루를 바라보는 치에코의 눈빛과

치에코를 바라보는 미노루의 눈빛이 엇갈리고,

 

타케루는 사진기에 눈을 돌린다.

그렇게 타케루가 흔들다리를 건너 사진을 찍으러 가고,

 

치에코는 타케루를 쫓아,

그리고 미노루는 치에코를 쫓아 흔들다리를 건넌다.

 

그 후로 셋은 완전히 엇갈려서 함께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사람의 감정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늘 요동친다.

살짝 발만 대고 흔들거리는 다리위에서

치에코와 미노루는 실갱이를 하고, 그 모습을 타케루는 지켜보게 된다.

 

물에 빠져버린 치에코와

자신이 치에코를 죽였다고 경찰에 자백한 미노루

그리고 기억에 파편때문에

죽은 치에코와 형 미노루 사이를 갈등하는 타케루.

 

 

점점 타케루와 미노루는 자신의 편에 서로를 본다.

영화에서는 흔들다리 사건 이후로 그들을 나란히 보여주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를 마주보기만 한다.

 

무엇이 진실인지

자신의 기억이 사실인지 고민하던 타케루는

아직 살아있는 활어의 눈을 쳐다볼 뿐이다.

 

그리고 자신이 진실이라고 생각한 것을 법정에서 말해버리고,

그렇게 바보같이 멍하게 있었던 미노루는

아무말없이 거짓말이라고 외치지도 않은채로

담담히 타케루의 증언에 침묵한다.

 

 

7년에 세월이 지나고,

 

타케루는 그제서야 옛날을 떠올린다.

마음 한쪽에 치워두었던 어린시절은

미노루가 타케루에게 손을 내밀어 주고,

다리를 못 건너는 미노루가 타케루를 잡은채로 다리를 건너는 모습이었다.

 

 

자신이 법정에서 말한것이 진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 타케루는

마지막 기회로 미노루를 찾아간다.

마침내 찾아간 미노루 앞에서 타케루는 외친다.

"형, 집으로 돌아가자"

미노루는 아무말 없이 미소만 지을뿐이다.

 

 

 

  미노루는 갖고 싶었다.

 

그는 그녀를 잡아야만 했다.

그녀는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가지지 못했다.

 

 

 타케루는 상복보다는 빨간 가죽자켓이 어울린다.

 

비서와 아무렇지 않게 애정표현하는 이 남자는

모든지 다 가져야만 했다.

그리고 다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보이는 남자.
그는 누구에게나 친절하며, 남을 배려한다.
그는 모든 것을 빼앗기기만 한다.
하지만 그렇게 현실에 순응하는 동안 그는 모든 욕망을 억누르며 신음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보이던 이 남자는 사실 가장 중요한 한가지를 가지고 있다.

 

형이 가지지 못한 모든 것을 가진 남자.
그는 젊고 유능하며, 자유분방하고 쿨하다.
그가 가지고 싶은 것은 뭐든지 소유한다.
하지만 그 동안 그는 철저하게 외로웠으며 고독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해 보였던 이 남자는 사실 아무것도 갖지 못했다.

 

믿는다는 것, 믿음을 받는다는 것

 

배신한다는 것, 배신을 당한다는 것
빼앗는다는 것, 빼앗기는 것
용서한다는 것, 용서를 받는다는 것
동생이라는 것, 형이라는 것

그리고 진실과 마주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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