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20분-
배춧잎 수만장 2호선에서 어렵사리 자리잡아 부족한 잠을 보충하던 아침,
내 머리를 연타하며 무릎에 우수수 떨어지던 무가지들-
화들짝 놀란 이후 엄습해온 불쾌함은 나도 모르게 무섭게 치켜뜨고 고개를 들게 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키 작은 할머니가 무심한 표정으로
"에구..미안해. 학생"
-라며 거칠게 내 무릎 위의 무가지들을 끌어모으시더니
주워모은 신문더미로 사람들을 헤치며 뒤뚱뒤뚱 걸어가신다.
"꺄악-"
"어머,어머"
"뭐야-"
연이은 불평들은 할머니의 동선을 따라서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오후 6시 30분,
역시나 지하철은 약냉방칸이라는 문구가 더 얄미워 보이는 만원짜리.
"꺄악-꺄악-"
역시나 짜증섞인 비명 따라 이번엔 한 할아버지가 선반을 접수하고 있었다.
꾀죄죄한 차림새- 체크긴팔에 알 수 없는 환경 미화단이라는 조끼를 걸치고
무법자처럼 누비는 할아버지 옆에 불평말고 또 따라다니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카메라......?
"아, 사진 찍지 말어!!"
할아버지의 차디찬 한 마디로 어색해진 카메라,
잠깐 머뭇거리더니 나즈막한 혼잣말이 이어진다.
"원래 이런거는 출퇴근 시간 이후에 하는건데.. 사람들 피해주고..위험한건데.."
쾌적한 지하철을 만들어주시는 환경요원 노인분들-
고맙긴 하지만 경쟁적으로 무가지를 수거하는 바람에
출퇴근길 사람들의 짜증까지 수거하시는 모습이
젊은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