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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지를 수거하던 노인

최안나 |2008.06.17 13:04
조회 2,305 |추천 31


 


 

 

오전 8시 20분-

배춧잎 수만장 2호선에서 어렵사리 자리잡아 부족한 잠을 보충하던 아침,

내 머리를 연타하며 무릎에 우수수 떨어지던 무가지들-

 

화들짝 놀란 이후 엄습해온 불쾌함은 나도 모르게 무섭게 치켜뜨고 고개를 들게 했다.

 

고개를 들어보니 키 작은 할머니가 무심한 표정으로

 

"에구..미안해. 학생"

 

-라며 거칠게 내 무릎 위의 무가지들을 끌어모으시더니

주워모은 신문더미로 사람들을 헤치며 뒤뚱뒤뚱 걸어가신다.

 

"꺄악-"

"어머,어머"

"뭐야-"

 

연이은 불평들은 할머니의 동선을 따라서 계속 이어진다.

 

 

 

 

 

그리고 오후 6시 30분,

역시나 지하철은 약냉방칸이라는 문구가 더 얄미워 보이는 만원짜리.

 

"꺄악-꺄악-"

 

역시나 짜증섞인 비명 따라 이번엔 한 할아버지가 선반을 접수하고 있었다.

꾀죄죄한 차림새- 체크긴팔에 알 수 없는 환경 미화단이라는 조끼를 걸치고

무법자처럼 누비는 할아버지 옆에 불평말고 또 따라다니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카메라......?

 

 

"아, 사진 찍지 말어!!"

 

 

할아버지의 차디찬 한 마디로 어색해진 카메라,

잠깐 머뭇거리더니 나즈막한 혼잣말이 이어진다.

 

 

"원래 이런거는 출퇴근 시간 이후에 하는건데.. 사람들 피해주고..위험한건데.."

 

 

 

 

 

 

쾌적한 지하철을 만들어주시는 환경요원 노인분들-

 

고맙긴 하지만 경쟁적으로 무가지를 수거하는 바람에

출퇴근길 사람들의 짜증까지 수거하시는 모습이

젊은 사람으로서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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