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길이다. 지나치게 단순화시킨 것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길을 떠난 삶은 상상할 수 없다. 어떤 때는 환히 열린 길을 콧노래 부르며 걷지만, 어떤 때는 막힌 길 앞에서 울기도 한다. 갈림길 앞에서 서성일 때도 많다. 어느 길을 택하느냐에 따라 삶의 내용이 갈린다.로버트 프로스트의 말처럼 걷지 않는 길이 어쩌면 더 좋은 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후회할 때도 많다. 갈림길을 만나면 울었다는 묵자의 마음도 알 것 같다. 루쉰은 갈림길을 만나면 잠시 자리에 퍼질러 앉아 담배 한 대를 붙여 물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천천히 돌아보겟다고 했다. 그러고는 가야 할 길을 후회 없이 걷겠다고 말한다.
초대교회 교인들의 별명은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이었다. 그 길은 물론 예수의 길이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의 길을 나의 길로 삼아 살아가는 것이다. 길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나는 넘실거리는 요단강 물에 첫 발을 내딛던 제사장들의 가슴 서늘한 결의를 떠올린다. 물론 풍랑이 이는 바다를 걷겠다고 나섰던 베드로의 비상한 마음도 떠오른다. 길이 있어서 걷는 것이 아니라, 걷는 이가 있어서 길이 생긴다지 않는가? 그런 의미에서 완벽한 지도가 있어야 길을 떠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라고 말했던 한비야가 참 고맙다."
김기석 목사님은 청파교회 전도사. 이화여고 교목. 청파교회 부목사를 거쳐 담임목사님이 된 분입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도 관심을 가지고 그곳에서 펴내는 [샘지]에 맑은 글을 기고하고 있구요. 설교비평집 [속 빈 설교 꽉 찬 설교]에도 내공 있는 설교(?)로 평가 받은 분이기도 하구요. 설교를 평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는 않지만. 이 분의 말입니다.
"그 길이 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사람과 자연 사이를 이어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지나간 모든 것들은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보이지 않는 길이 되어 내 속에 들어와 있다. 그렇기에 -나-는 -너-다. 이 이치를 조금씩 깨닫고 있다. -이제사 비로소/두 이레 강아지만큼/ 은총에 눈을 뜬다-고 노래했던 구상 선생님의 마음을 조금은 알 듯도 하다. "
[길은 사람에게 열린다. 김기석]
& 사진: http://blog.daum.net/kcs0956/10422711?nil_profile=tot&srchid=IIMw1NSA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