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황금어장- 이외수편->소설 "들개"

서정환 |2008.06.23 01:05
조회 538 |추천 0

황금어장 이외수편을 보았다.

 

나는 혼자 생각했다.

 

'유일하게 좋아하는 한국 작가인 이외수씨.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

 

방송의 내용은 대충 이랬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작가의 아내분과 만나게 된 사연이 소개 되었다.

 

사연은 대충 이렇다. 이외수가 춘천에서 다방 DJ를 하며 자주 앉던 의자를 자신의 자리로 지정해 놓고 있었는데 한날 아내될 아가씨가 그 자리에 앉아 있어 비켜라고 따졌는데 자신에게 호감이 있어 시비를 걸었는 줄 알고 이외수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약간 기분도 상하고 호감도 있고 하는 요상한 기분을 느낀 이외수는 아가씨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가씨,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자주 이 다방에 출몰해 주십시요. 그리고 아가씨는 분명히 저를 좋아하게 될 겁니다. 그러니 미리 좀 좋아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그러면서 어깨를 토닥여주고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 일번 테이블에 이외수 개XX라는 글이 있었고 그 일을 계기로 둘은 친해지고 인연의 끈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소설 들개에서 등장한 주인공과 실제 이외수는 사뭇 흡사한 이미지였다. 어딘가 당돌하고 진실되고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지만 굴하지 않는 정신을 가진 나약하면서도 강한 성격의 소유자.

 

사실... 들개 라는 이 책. 이외수라는 한 사람이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야기는 황금어장을 떠나 들개로 가고자 한다.

 

들개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미대 졸업생인 남자가 광고회사를 때려치우고 아내와 이혼을 하고 혼자 전전긍긍하다가 우연히 혼자 폐허에서 살아가는 국문학과 자퇴생 여자를 만나 그 폐건물에서 같이 살면서 남자는 그림을 그리고 여자는 글을 쓰면서 사랑을 하고 인생을 논하고 나아가 예술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사실 두 주인공은 이외수의 내면의 부분이다. 이외수 본인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기에.

 

그리고 두 주인공의 만남은 자신이 바라는 예술의 궁합이다.

 

어쩌면 자신이 바라는 이상적인 예술가의 표본인지도 모른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사람. 정말 멋진 사람이구나. 소설 속에 이 여자 어디 없을까? 남자 주인공인 이 화가 예술가구나. 그가 생각하는 독특한 생각과 추구하는 그 가치. 너무나 매력적이다. 닮고 싶다. 내것으로 만들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소설 속으로 들어가 장면을 연출하고 일인칭 시점에서 자유롭게 줄거리를 누볐다. 내가 화가가 되어 여자와 폐건물에서 속세를 떠난 예술관을 마음 껏 표출하고 사랑을 나누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예술을 실천했다.

 

책을 덮으면 난 꿈에서 깨어나,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현실에서 깨어나 꿈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내가 바라는 현실이 아닌 현실 아닌 꿈 속에서 거짓말을 하는 가면을 쓰고 현실도 아닌 현실에서 웃고 있었다.

 

내가 바라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허망한 흰 대지 위에서 말이다.

 

침대에 엎드려 그 여자를 생각했었다. 자신만의 새 우리말 사전을 노트에 만들어 가지고 다녔던 웃음이 어색한 사랑스러운 여인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의식하지 않는 숨겨진 어여쁜 아가씨가 눈앞에서 머리속에서 나를 바라보며 오라 손짓하다가 앞으로 걸어가 내게서 멀어져가다 한번 힐끔 뒤돌아보고 사라져 버리는 끔찍한 꿈을 꾸고 깨어나 보면 동떨어진 이상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이 나의 가슴에 못질을 하고 내 고개를 더욱 숙이게 만들었다.

 

그럴 때면 예술가란 불쌍한 사람이다. 돈이 없는 사람이고 진실을 알지만 표출해도 누구도 긍정하지 않는 부류에 속하며 한심한 인간으로 낙인 찍히기 딱 좋은 처지에 언제나 노출되어 있다.

 

기표가 난무하는 삐뚤어진 현실은 아무에게도 문제시 되지 않는데 혼자 기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거 속의 인물처럼 되고 마는 사람인 것이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

의미와 무의미가

가치와 무가치

사랑

예술

종교
정치

 

그 아무것도 옳지도 않고 고정되어 있지도 않으면서

잠시 반짝이는 불빛 속에서 사라지는 시간 속에서 있으면서.

 

이외수는 '들개'에서 그것을 말하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

 

그림자 연극을 보고 무서워하고 진실이라 믿는 우리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본 것인지도 모른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