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PART1
졸업 후 새로 개봉하는 영화를 PR하는 홍보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술자리에 자주 가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러나 회사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술자리가 늘었다. 주요 매체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술을 마시게 되고, 야행성 기자들답게 밤 10시에도 만나는 상황. 이런 패턴의 라이프스타일을 3년쯤 유지했더니 홀쭉했던 복부에 살이 붙고 턱 라인이 달라졌다. 김수연(27세, 영화 홍보)
her diary
아침 늦게 일어나서 건너뛰었다.
점심 영화사 기자와 미팅이 있어서 상대측 빌딩에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볶음밥, 미역국
저녁 따로 먹을 시간이 없었고 안주가 나오면 배를 채울 생각.
술자리 저녁 8시 삼겹살, 항정살 세트+소주 1병. 배가 불렀지만, 2차를 가기로 했다. 호프집에서 안주를 고민하다가 ‘아무거나’ 세트를 시켰다.
다음날 아침 숙취를 없애려면 해장을 해야지. 해장엔 라면이 최고!
her bad habit
기본 안주는 공짜이니 여러 번 시킨다
일본 주점 등 아주 특별한 가게가 아닌 이상 기본 안주는 뻥튀기, 팝콘, 마른안주 셋 중 하나다. 짭짤한 팝콘과 고소한 뻥튀기는 술과 안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도 심심한 입과 손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메뉴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의 ‘부시빵’처럼 이들을 먹으면 여분의 칼로리를 자신도 모르게 삽시간에 입에 털어넣게 된다. 오로지 기름기와 소금기, 그리고 탄수화물로 점철된 두 메뉴와 모양새가 다르다고 해서 마른안주가 완벽한 다이어트 메뉴인 것은 아니다. 땅콩 역시 지방 함유량이 매우 높은 견과류다. 하루에 서너 알 정도면 충분히 지방 섭취를 할 수 있지만 견과류는 ‘주식’이 아니라 ‘간식’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지방이 몸에 쌓이는 데 한몫 단단히 한다.
느끼하고 오일리한 메뉴로 속을 채워주는 센스
맛을 어느 정도 보장하는 메뉴들은 보통 튀기고 볶은 고칼로리 요리. 그나마 깔끔하게 나온다는 일본식 주점조차도 어느 정도 기름을 사용하기 때문에 안주 메뉴 선택은 다이어트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문제다. 밥을 먹을 때도 꾹 참았던 여자들이 안주 앞에서 무너지는 것은 역시 술의 힘이 아닐까? 여자들은 대부분 술을 잘 마시는 것이 아니라 안주를 공략하는 타입이 많으므로 처음부터 안주는 과일 등 깔끔한 메뉴를 고르는 것이 낫다. 고깃집을 술자리로 택하는 것은 최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쌈으로 먹을 수 있는 생채소가 많다. 눈앞의 고기에 마구 유혹되지 말고 ‘쌈 다섯 장에 고기 한 점’의 규칙을 지킨다.
집에 돌아와 바로 잠드는 새나라의 어린이?
완전히 취한 것은 아니여서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온 그녀. 걷기 귀찮아서 골목 안 집 앞까지 데려다달라고 기사에게 부탁하곤 한다. 씻으려니 귀찮아서 가방을 집어던지고 바로 침대에 눕는 습관은 오늘 당신이 섭취한 칼로리를 조용히 배에 고정시킨다. 인사불성이 된 것이 아니라면, 차가 끊겨 택시를 탔다고 해도 몇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는다. 술도 깰 수 있고, 무엇보다 여분의 지방을 태울 수 있으며, 다음날 얼굴이 터질 것처럼 붓는 상황도 극복할 수 있다.
광고일을 하는 특성상 술을 자주 마시게 되지만, 술을 마시면서 오히려 살이 빠진 케이스다. 나는 거하고 푸짐하게 술상을 차려놓고 마시는 타입은 아니다. 밥 먹을 때 곁들일 수 있는 한식 종류를 시켜놓고 끝까지 버티는 스타일이다. 또 술을 마실 때 자꾸 옮겨다니고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 밥 먹다가도 뛰쳐나가서 큰일을 봐야 한다. 술에 어느 정도 취하면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럴 땐 거리를 행진하듯 걸어다니면서 노래를 크게 부른다. 사람들이 쳐다보긴 하지만 ‘주사’이니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술이 센 것은 아니라 어느 정도 마시면 꼭 집에 와서 속이 미식거리다가 토하게 된다. 강지희(29세, 광고 디자이너)
her diary 2008.6.1
아침 급히 뛰어나온 관계로 편의점 천냥 김밥.
점심 회사 동료들과 구내식당에서 미역국을 먹었다.
저녁 회식자리에서 일단 밥과 찌개를 시켜 배를 채웠다.
술자리 저녁 6시, 횟집에서 회식. 파장은 11시였지만 9시 반 무렵부터는 안주에 더 이상 손을 대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역시 해장엔 ‘북어국!’이지만 엄마가 해주지 않아 회사 앞 콩나물해장국 집에 갔다.
her good habit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린다
그녀와 똑같은 증상을 억지로 만들어낼 필요는 없다. 술에 덜 취하고 숙취를 없애려면 반드시 중간 중간 물을 마셔주어야 한다. 알코올을 섭취할 때 반드시 필요한 물을 가지러 솔선수범하여 다니고, 실제로 물을 많이 마신다. 우리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수분 섭취량이 많으면 화장실을 자주 다녀올 수밖에 없다.
주사는 동네 한 바퀴 뛰어다니기
울기, 친구한테 전화하기, 술집 주위를 한참 뛰어다니기. 사실 ‘화장실에 숨어서 자기’처럼 행동력 없는 행위에 비한다면 세 가지 주사 모두 칼로리를 소모하는 행위다. 그 중 당연히 몸을 움직이는 주사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것이다. 꼭 술에 취해 뛰어다니지 않더라도 술자리가 무르익었을 때 살짝 빠져나와 한 바퀴 돌아주면 술에서 쉽게 깰 수 있고 술과 안주 때문에 섭취한 칼로리를 어느 정도 소모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걱정되어 찾아다니지 않도록 휴대폰을 꼭 들고 나갈 것.
술잔은 한 입에 털어주는 것이 예의
술은 좋은 영양소 한 톨 없이 칼로리만 있는 존재다. 술을 많이 마시면 마실수록 섭취 칼로리의 양은 늘어나게 된다. 술자리를 피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적게 마시는 것이 좋다. 한번 든 술잔은 절대 꺾지 않고 한 입에 다 삼키는 것을 ‘주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마시고 술잔을 내려놓으면 ‘왜 다 마시지 않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그러나 사람들은 처음 몇 잔에만 신경 쓰고 그 이후부터는 계속 구박하지 않는다. 종종 러브샷처럼 하면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는데, 시선을 받고 있을 때 열심히 마시는 모습을 보이면 사람들은 당신을 타깃에서 제외시킨다.
▶▷ ▶ PART2
drinking soju
참이슬 프레시 기존의 참이슬보다는 많이 순해졌지만 진로의 소주가 독하다는 선입견이 있어서인지 마시면 유난히 쓴 느낌이 난다. 알코올 향이 확 느껴지는 뒷맛 때문에 마시고 나면 꼭 안주를 먹어야 한다. 참이슬 프레시는 아무 생각 없이 취하고 싶을 때 오래된 친구들과 부어라 마셔라 하기 좋은 술. 팁 하나! 맥주 안주인 치킨과 과일, 마른 오징어는 참이슬 프레시와 환상적인 궁합을 이룬다. 최상규(30세, 자영업)
처음처럼 마시기 전에 우선 이름이 좋다. 요즘 처음처럼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이름 때문인 것 같다. 기존의 어떤 소주보다 목넘김이 좋아 마시기 편하다. 참이슬 프레시보다 알싸한 맛이 강해 더 깔끔한 느낌이다. 꼬치 종류나 찌개와 함께 마시면 딱인 것 같다. 허인경(30세, 간호사)
청하 깔끔하긴 하지만 특징이 없고 닝닝하다. 술 못 마시는 여자친구와 일식집에서 꼬치나 생선 안주를 시켜놓고 마시면 딱 좋은 술. 다만 향이 강한 술을 마시지 못하는 여자친구에게는 금물이다. 가장 큰 단점은 가격이 비싸다는 것과 그에 비해 몇 잔 안 나온다는 것. 유정아(26세, 사회복지사)
매화수 첫 향은 좋지만 한 모금 마시면 빨간 감기약 맛이 난다. 단맛이 확 오는가 하면 알코올 향이 확 끼쳐온다. 인공적으로 과실주를 만든 티가 팍팍 나고 과일 향과 소주 맛이 입 안에서 따로 논다. 병이 예뻐서 먹고 싶은 마음이 들긴 하지만 일단 한번 마셔보니 불량스러운 맛이라는 생각이 든다. 술 진짜 못 마시는 여자들끼리 한두 잔 마시는 것에 그쳐야 할 듯. 조수현(27세, 편집기획자)
50세주 너무 맛있다. 부드럽게 시작해서 맛이 확~ 올라가는 느낌. 집에서 만들어 먹는 과실주와 비슷한 느낌이다. 소주 마시기에는 부담스럽고 백세주의 한약 맛이 너무 강한 날 50세주 한잔이면 무척 만족스러울 것 같다. 최고의 안주는 예전에 백세주와 소주를 섞어 마시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친구들과의 즐거운 게임. 유인숙(31세, 기자)
백세주 한약 향이 약간 배어 있지만 과하지 않아 전체적으로 향이 좋다. 부드럽게 술술 넘어가지만 멋모르고 마시다가 어느 순간 취한다는 게 단점. 그리고 비싸다는 것도. 어른들이 좋아하는 맛인 것 같다. 고즈넉한 술집에서 전 하나 시켜놓고 친구든 연인이든 둘이서 마시면 좋은 술. 정홍진(28세, 회사원)
산사춘 백세주에 꽃 향을 가미한 느낌. 한약 냄새가 백세주보다 훨씬 강해 한두 잔 마시니 질린다. 조금 취기가 돈 후에 마시면 힘들기 때문에 2차에는 적절하지 않은 술인 것 같다. 삼계탕 같은 보양식을 먹을 때 반주로 마시거나 어른들과 마실 때 함께하면 괜찮을 것 같다. 백창렬(27세, 회사원)
설중매 매화수는 달지만 설중매는 알싸하다. 맛에 깊이가 있고 제대로 된 과실주의 맛을 보여준다. 단 하나 흠이 있다면 술 안에 매실을 그대로 방치했다는 점. 보이기 위한 수단일지는 몰라도 과실주를 우려낸 과일을 그대로 넣어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엄마와 함께 주거니 받거니 하고 싶다. 김민정(27세, 편집 디자이너)
대포 특이한 이름 때문에 한 번쯤은 마셔보지만 맛이 써서 계속 마시지는 않게 된다. 대포 전용으로 나온 잔도 대포의 매출에 한 몫 톡톡히 했다. 인생의 쓴맛을 잠시 느끼고 싶다면 마셔봐도 좋을 듯. 100세주와 50세주의 딱 중간으로 75세주 정도? 박초혜(30세, 사보기자)
drinking beer
MAX 맛이 지나치게 순해서 닝닝한 느낌이다. 술을 못 먹는 여자친구와 마시거나 식전에 가볍게 한잔 마시면 좋을 것 같다. 더운 여름 한낮에 음료수처럼 가볍게 마셔도 좋을 듯. 따로 안주가 필요 없을 만큼 싱겁기 때문에 그냥 마셔도 좋다. 배한주(31세, 회사원)
cass lemon 맛이 가볍고 맥주 특유의 시원함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과일소주가 있듯이 과일맥주의 표본으로 만든 것 같은데 레몬 맛이 술에 방향제를 넣은 것처럼 느껴진다. 여자들이 좋아할 것 같은 맥주. 하지만 남자들이 먹기에는 별로다. 김용준(30세, 방송 스크립터)
KGB VODKA CAPPUCCINO 일단 병이 예뻐 호감이 간다. 하지만 마셔보면 전혀 술 같지 않아 약간의 배신감이 느껴진다. 커피우유를 마시는 느낌이랄까. 아무리 순하게 만들었다 해도 술에서는 역시 알코올 맛이 느껴져야 하는 거 아닌가? 김은혁(29세, 회사원)
guinness 흑맥주 끝맛이 지나치게 진하고 쓰다. 기분 좋을 때 마셔야지 안 그러면 당황스러울 수도 있는 맛. 조용한 곳에서 치즈나 참크래커 같은 담백한 안주와 함께 마시면 분위기 있을 것 같다. 라디오 헤드의 ‘creep’을 들으면 많이 무거워질 듯. 이승예(30세, 영화제작부)
guinness 생맥주 맥주 역사상 가장 오래된 만큼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맛이다. 거품은 부드럽고 술맛은 진하다. 기네스 흑맥주보다 가볍고 맛있다. 역시 치즈나 육포 등의 안주가 잘 어울린다. 한용환(31세, 포토그래퍼)
Asahi 늘 편한 시간에 언제 마셔도 맛있는 아사히 맥주. 목넘김이 깨끗하고 부드러워 역시 만인에게 사랑받는 맥주라는 생각이 든다. 안주 없이 마셔도 좋을 만큼 깔끔한 뒷맛을 자랑한다. 맛없는 맥주를 마시고 난 후 입가심용으로도 유용하다. 이주희(34세, 포토그래퍼)
cass 국내 맥주 중 톡 쏘는 맛이 가장 강한 것 같다. 때문에 식후나 갈증 날 때 마시면 최고일 듯. 편한 친구들과 노가리나 육포를 뜯으며 마시면 가장 잘 어울릴 맛. 그리고 축구경기를 관람할 때도 빼놓을 수 없는 맛이다. 서정우(28세, 회사원)
hite 하이트가 진가를 발휘할 때는 바로 소맥 제조할 때다. 하이트만큼 소주에 어울리는 맥주가 없는 듯. 카스보다는 톡 쏘는 맛이 덜하지만 목넘김이 부드러운 게 장점이다. 이영석(31세, 자영업)
OB blue 한국 맥주 중 가장 부드러운 맛을 자랑하는 듯. 하지만 톡 쏘는 맛이 덜하고 맛이 진하지 않다. 혼자 있을 때 맥주 한잔은 생각나고 독한 맥주는 마시기 싫을 때 딱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특별히 권하고 싶진 않다. 최은영(27세, 대학교 조교)
heineken park 향이 진하고 맛도 진하다. 알싸해서 목넘김이 좀 힘들지만 개인적으로 기네스보다 나은 것 같다. 상큼한 과일과 마시면 좋을 것 같고 한 병만 마셔도 배가 부를 것 같은 포만감이 느껴진다. 한밤에 마시면 부대낄 것 같고 초저녁에 간단히 마시면 좋을 듯. 오정림(29세, 프리랜서 기자)
heineken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맛인 것 같다. 고소하고 그냥 맥주 하면 떠오르는 맛이라고나 할까? 좋은 친구들과 언제 어디서나 함께할 수 있는 술이다. 스낵과 함께 마시면 더욱 고소하다. 박재희(26세, 스타일리스트)
hoegarden 오렌지 맛으로 제조된 술이지만 향이나 맛이 좀 미미해 풋사과 향에 가까운 맛이 난다. 스파이시한 것도 매력이다. 스파게티나 양식을 먹을 때 와인을 마시기가 좀 버겁다면 호가든을 강추한다. 이철(32세, 포토그래퍼)
red dog 일반맥주와 흑맥주의 중간 맛으로 끝맛이 진하고 무겁다. 힘든 일을 끝내고 갈증 날 때 시원하게 들이켜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왠지 평소에 사서 마시고 싶진 않을 것 같다. 그냥 조금 특별한 맛을 즐기고 싶을 때 찾는 정도? 권민영(31세, 공연기획사 대표)
KGB 레몬맛 사이다 같은 술. 한낮의 나른함을 깨우는 데 좋은 술인 것 같다. 맛이 달콤하고 부드러워 음료수처럼 마셔도 무리가 없을 듯. 지현주(27세, 교사)
beck's 과일 향이 무척 부드럽게 느껴진다. 친구들과 수다 떨며 육포와 함께 마시면 좋을 맛. 마시기 전에는 왠지 강할 것 같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놀랍다. 무난하면서도 새로운 맛의 맥주를 찾고 있다면 이 맥주를 추천하고 싶다. 정윤진(27세, 교사)
stout black beer 무거운 흑맥주의 질감을 조금 덜어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다. 고소하고 술의 독함이 덜해 자기 전에 마셔도 좋을 것 같고, 왠지 옆집 아줌마와 함께해도 좋은 술인 것 같다. 좀 이상한가? 그럼 지나가는 아저씨 정도?
김현숙(24세, 디자이너)
Budweiser 담배 핀 남자랑 뽀뽀하는 기분. 하이네켄보다는 고소한데 끝맛이 깔끔하지 못하다. 미국 사람들의 입맛에 딱 맞는 맥주인 듯. 마시기는 편하지만 특별한 감동을 느낄 수 없는 맛. 류경희(27세, 편집 디자이너)
▶▷ ▶ INTO1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의 아들인 바커스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포도 재배 방법은 물론, 와인 마시는 즐거움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와인 축제를 열어 사람들과 함께 마시며 즐겼다고 한다. 이처럼 술 한 잔에는 신과 사람의 경계를 허물어주는 힘이 숨어 있다. 그리고 명색이 알코올 영혼이라면 이 정도는 알아둬야 술상 앞에서 얘깃거리가 떨어지지 않는다.
인류의 역사보다 술의 역사가 더 길다?
역사학자들은 술이 처음 만들어진 시기는 인류가 출현하기 이전이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예를 들면 조그만 웅덩이에 무르익은 과일이 떨어지고, 공교롭게도 바람에 떨어진 나뭇잎들이 그곳을 덮어 효모가 번식하고 발효가 일어나 자연적으로 술이 되었다는 것.
목이 말라 그것을 마셨던 원시인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 같은 방식으로 만든 과실주가 최초의 술이 되었다. 점점 인류가 진화하면서 가축의 젖이나 곡물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술을 만들었고, 이후 수많은 실험을 통해 오늘날 셀 수 없이 많은 술의 종류가 탄생한 것이다.
호프를 먹으면 남자도 가슴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호프는 맥주와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지만, 사실 호프는 맥주의 맛과 신선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넣는 솔방울 모양의 꽃이다. 맥주 특유의 쓴맛과 향기가 나는 것은 바로 이 호프 때문. 독일의 어느 호프 농장에선 이상한 일이 생겨났다. 여성 인부들 전원이 2~3일 간격으로 월경을 하는가 하면, 남성 인부들은 여자 젖가슴처럼 가슴이 부풀어 올랐던 것. 사람들은 나중에야 호프에 여성호르몬이 함유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그 이후 생리불순인 수녀들은 종종 호프를 끓여 마셨다고 한다.
낮술이 밤술보다 더 취하는 이유
같은 양의 술이라 하더라도 왠지 낮에 마시면 더 빨리 취하는 기분이 든다. 왜 그럴까? 실험쥐를 통해 알코올에 따른 신체 감수성의 변화를 연구한 결과 그 이유를 알아냈다. 몸 속 장기의 알코올 감수성이 평소보다 가장 높게 나타나는 시간은 바로 저녁이었던 것. 그리고 한밤중이나 새벽에는 뇌의 감수성이 더 높았다. 야행성인 쥐의 활동을 고려해 밤과 낮을 인간 생활 패턴에 반대로 적용하면 낮에는 신체 감수성이, 밤에는 뇌의 감수성이 높아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신체 장기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낮에 술을 마시면 더 취하게 된다는 말씀!
입으로 씹어서 빚는 술이 있다?
농경시대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은 곡물을 이용해 술을 만들기 시작했고, 좀 더 달콤한 술을 마시고 싶은 마음에 가장 원초적인 당화(糖化)법을 사용했다. 바로 사람의 입으로 곡물을 씹는 것. 침의 당화효소를 이용해 빚은 술은 아프리카, 타이완, 남양군도 등 꽤 여러 곳에서 사용되었다고 한다. 특히 고대 중국에서는 예쁜 처녀들에게 쌀밥을 씹게 해 술을 빚은 ‘미인주’에 대한 기록이 있다. 미인들이 씹은 술은 더 맛있다나? 예나 지금이나 남자 술꾼들의 여자 밝힘증은 어쩌면 그리 변함이 없는지.
▶▷ ▶ INTO2
요즘 여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 대신 술을 마심으로써 칼로리를 줄이는’ 유행은 미국 정신과 의사가 ‘드렁코렉시아 (drunkorexia)’라고 명명한 것이다. 스물일곱 살의 웬디 쿠퍼가 잘록한 허리 라인을 갖기 위해 흥청망청 마시고 식사를 건너뛰는 습관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했다.
저녁에 술 약속이 있는 날이면 나는 아침을 먹지 않고 출근한다. 배가 고파지기 시작하면 음식에 대한 생각을 억누르면서 물로 배를 채운다. 나는 아주 납작한 복부를 가지고 싶고 파스타와 빵은 내 몸을 붓게 한다. 그래서 술 마시러 나가기 전까지 아무것도 먹지 말아야 한다.
술자리에 갈 때까지 ‘못 참겠다!’ 싶을 때가 있다. 특히 회사에서 힘든 날을 보낸 후면 정말 술이 고프다. 첫 잔을 들이켜고 나면 배고픔에 대한 생각이 사라진다. 나는 보통 와인 1병에 칵테일 4~5잔을 마시곤 한다. 이렇게 마시면 1,250kcal 정도를 섭취하게 된다. 전날 밤에 술을 많이 마셨다면 섭취 칼로리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다음날 아침과 점심을 굶는다. 늦은 오후나 이른 저녁까지 먹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 꽤 효과가 있다. 특히 숙취가 있는 날엔 더 그렇다. 오후가 되어 다시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지면 토스트 또는 콩 같은 음식을 조금 먹는다.
지난 1월 살을 빼기로 결심한 후 이 식습관을 시작했다. 옛날엔 14 사이즈였지만 지금은 많이 줄었다. 나는 다이어트 센터에 다녔고, 다양한 술과 다양한 음식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음식과 술의 칼로리 가치에 대해 처음 배웠다. 나는 천천히 살이 빠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사이즈 10을 입는다. 내 친구 2명도 이 방법을 쓰고 있다. 일주일에 14잔까지 마셔도 괜찮은 양이지만 나는 하루에 그것보다 더 많이 마신다.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은 정상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드렁코렉시(drunkorexa)’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건 좀 이상하다. 목표 체중에 이를 때까지 나는 이 습관을 계속 유지할 것이다. 그러고는 다시 건강한 식생활로 돌아가겠다. 몇 년간이나 내가 이걸 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좋은 습관이 아니란 건 알고 있으니까. 그러나 지금 멈출 수는 없다. 이 방법으로 날씬해졌고, 아직까지는 즐겁기 때문이다.
the expert says 웬디는 음식을 술로 대체함으로써 스스로를 죽이고 있다. 애덤 캐리 의사에 따르면 웬디 같은 많은 여성들이 칼로리에 신경 쓰면서도 자신의 허용량을 하룻밤에 다 마셔버린다. 이 습관은 일상적인 행동에 섞여
오버랩되기 때문에 큰일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사실 알코올은 근심을 없애주는 마약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매일 느끼는 스트레스를 잊기 위해 술을 마시려 한다. 웬디는 이것이
병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사실 식이장애 증상 중 하나다. 더 큰 문제는 다른 식이장애가 함께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wendy's normal day
아침 시리얼 160kcal
점심 참치마요 샌드위치 300kcal
저녁 토마토소스 파스타와 야채 300kcal -> 총 760kcal
wendy's drinking day
아침 굶는다
점심 야채샐러드 19kcal
오후 비스킷 한 조각 74kcal
저녁 와인 1병 495kcal, 칵테일 5잔 900kcal -> 총 1,488kcal
▶▷ ▶ INTO3
예나 지금이나 술을 어여삐 여기는 주당들의 마음은 어찌나 한결같은지. 기다란 와인병이든 뭉뚝한 호리병이든, 세련된 위스키잔이든, 투박한 탁주잔이든 그 안에 술만 가득 차 있다면 마냥 행복한 애주가들. 술을 사랑했던, 술의 낭만을 즐길 줄 알았던 역사적 주당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written by JI DANA
자연과 술을 사랑한 풍류시인, 이태백
고등학교 때 ‘열공’한 사람이라면 두보를 함께 떠올릴 수 있는 이태백은 중국 당나라 때 시선(詩仙)이라 불릴 정도로 천재적인 실력을 갖춘 시인임을 안다. 두보가 주중선(酒中仙)이라 부를 만큼 애주가였던 이태백은 자연과 술에 대한 사랑을 시로 읊었다. 소재의 절반이 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시에선 술의 단위인 말(斗)이나 항아리(壺) 같은 한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는 죽기 전까지 술과 함께했다.
평생을 술과 함께한 장수 노인, 토머스 파
진정한 애주가라면 술자리에서 한 번쯤은 토마스 파와 마주한 적이 있었을 게다. 1438년에 태어나 152세가 될 때까지 술로 배를 채운 그는 술을 실컷 마셔도 장수할 수 있음을 몸소 보여준 주인공. 영국에선 건강한 술고래 토머스 파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찰스 1세는 그를 왕궁에 초대했다. 맛있는 음식에 위스키와 와인이 가득한 생애 최고의 성찬을 받은 그는 과식으로 고생하다 결국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허무한 죽음이지만.
그림과 술에 취한 화가, 장승업
에서 술병을 거머쥐고 기와지붕 위에 걸터앉은 그 남자가 바로 장승업이다. ‘취명거사(醉暝居士)’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언제나 술을 곁에 두었던 그는 술이 없으면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에게 술은 예술의 영감을 북돋아주는 촉매제와도 같았기 때문. 그의 그림을 구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술을 얻어마시며 떠돌던 화가 장승업은 그렇게 평생 그림과 술에 취해 살아가다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했다.
압생트를 즐기던 고독한 화가, 반 고흐
평소에 명화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압생트’란 단어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1800년대 파리에서 유행했던 압생트는 마시면 환각을 일으킬 정도로 매우 독한 술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빨리 취할 수 있어서 가난한 노동자들이 즐겨 마시던 이 술은 모파상, 드가, 랭보 등 많은 예술가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새로운 영감을 주는 마술적인 힘을 지녔기에 ‘녹색 요정’이라 불리는 압생트를 특히나 좋아했다고 한다.
광란의 기타리스트, X-JAPAN의 파타
X-JAPAN의 사진에서 파타의 손에 캔 맥주가 들려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을 정도로 파타는 굉장한 애주가이며, 주량도 무척 세다. 오죽하면 프로필 특기란에 ‘술 마시고 절대 취하지 않기’가 당당하게 적혀 있을까. X-JAPAN 멤버들이 술에 취해 모두 쓰러져 있어도 파타는 혼자 남아 조용히 술을 마신다. 원래 술을 잘 마시지 않았던 히데도 파타를 만난 이후 술을 즐겨 마시게 됐단다.
역사에 길이 남을 것 같은 국내 주당 스타들
1 ‘호랑이 선생님’으로 알려진 중견배우 조경환은 연예계의 소문난 주당. 어느 날 부산에서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친구를 만난 그는 식당칸에서 술을 마시기로 했다. 그곳엔 맥주밖에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는데 서울에 도착하는 동안 그곳의 맥주를 모두 없애버렸단다. 그래도 허한 술배를 채우기 위해 그는 서울에서 소주 한 짝 반을 마신 후 집에 가는 길에 양주 한 박스까지 사갔다는 이 일화는 ‘부산 열차 사건’으로 남겨졌다.
2 가수 이승철과 배우 이창훈 역시 연예계에 빠질 수 없는 술고래들. 둘이 친해진 계기도 어쩌다 갖게 된 술자리에서였다. 폭탄주 100잔을 마셔보았다는 그들은 20년이 넘도록 끈끈한 우정을 화끈하게 이어가고 있다.
3 강호동, 김제동, 박상면과 함께 연예계 4대 주당으로 인정받고 있는 지상렬의 주량은 소주 32병. 폭탄주 50~60잔을 마셔도 거뜬하단다. 하지만 얼마 전 방송에서 현영이 술로 지상렬을 이겼다고 밝힌 적이 있으니 조만간 4대 주당이 교체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