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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悲夜

조규진 |2008.07.10 16:24
조회 31 |추천 0

 

 

나의 음식은

 

꿀이다..

 

꽃이 아니다..

 

늘 꽃에 앉아 꿀을 먹던 나는

 

이쯤이면 꽃도 먹을 수 있겠구나..

 

주제넘은 착각이 더듬이로 스며들었나보다..

 

 

꽃잎을 뜯어낼 손..

 

잘게 부수어야 할 이빨.. 

 

오물거리며 삼켜야 할 입..

 

어느 것 하나 가진 것 없는 나지만..

 

꽃의 분비물만으론

 

마음의 허기를 달랠 수 없었다..

 

떼어내고

 

부수고

 

삼키고 싶었다..

 

온 몸으로 꽃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하지만..

 

자연은 내게

 

그러한 최소한의 기관조차 허락치 않았다..

 

그저 태어난 모습 그대로

 

한 개의 뾰족한 입과

 

두 개의 뾰족한 더듬이와

 

여섯 개의 뾰족한 다리로만 살아야 할..

 

결코 가질 수 없는

 

오직 그 곁에서 죽는 것만이 허락된

 

나의 운명인걸.. 

 

나와..슬픈 이 밤..

 

나悲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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