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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EZIA

이남현 |2008.07.18 00:59
조회 83 |추천 0


아쉬움과 설레임 - 여행의 묘미

 

이탈리아 안에서의 이동이지만

천년의 역사 로마를 뒤로하는 아쉬움과

수상의 도시 베네치아를 향하는 설레임에

만감이 교차한다

 

내가 다시 로마에 올 수 있을까?

그들의 밝은 미소를 또 볼 수 있을까?

다시 그 꽃미남을 만날 수 있을까?

설레임보다는 아쉬움이 더 컸나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am 05:15 메스뜨레 역 도착

 

 

 

 

새벽의 베네치아는 고요했다

 

형용할 수 없는 침묵, 어둠의 도시

아침을 맞이하는 현지인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관광객들의 표정만 한껏 들떠있을 뿐…

 

로마와 베네치아

 

같은 나라 안의 두 도시이지만

그 느낌은 확연히 달랐다

낭만으로 점철된 수상 도시를 꿈꿨지만

'O sole mio'를 활기차게 부르는

인심 넉넉한 곤돌라 뱃사공을 떠올렸지만

탄식의 다리를 호탕하게 건넜을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의 분위기를 기대했지만

나의 이 모든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것은 베네치아의 역사를 들으면 쉽게 이해가 된다

 

로마제국시대, 이 엄청난 강대국의 침입과 약탈을 피해

늪지에 나무를 박아 부력을 이용해서 수상 도시를 건설한

그 옛날 베네치아인들을 생각하니 갑자기 숙연해진다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자원과 자본이 풍족하지 않았던 베네치아는

상업에 전력하게 되었고, 그중 무라노 글라스를 통해

무역 상승 효과를 누리게 되었다고 한다

 

무라노 글라스의 희소성을 위해

무라노 장인은 평생 무라노 섬에 고립되었으며

그 섬을 나가려면 손목을 잘라야했다고 하니

그들의 철저한 장인정신과 냉철한 상업성을 토대로

위대한 베니스 상인이 탄생한건 아닐까?

 

 

 

 

베네치아는 이탈리아 안의 또다른 소국가다

 

유네스코는 베네치아 도시 전체를

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베네치아가 점점 물에 잠긴다고 하니

세계문화유산으로써, 관광도시로써는 치명적일 수밖에…

 

그러나 정작 베네치아 현지인들은

"물이 차면 어때? 장화 신고 다니면 되지?" "나는 문제없어"

역시 이런 대목에서 이탈리아 국민성이 드러난다

 

하지만 이들의 긍정성은
로마인의 낙천성과는 약간 구별된다

살아남기 위해 수상 도시를 세웠고

먹고 살기 위해 끊임없이 장사를 해야했던

베네치아인에겐 선천적인 이탈리아 국민성과

후천적 노력에 의한 독일인의 정확성이 공존한다

 

무역으로 살아남기 위한 적절한 사기성과 철저한 시간관념!

 

현재 베네치아에는

현지인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곳의 집값은 아무리 작고 허름한 집이라도

20억을 호가한다고 하니!

관광도시로 개발되면서 외국의 투자자들이

집을 사들였고 정작 베네치아 현지인들은 

베네치아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중세 지중해 무역의 중심지로 번영을 누리던

찬란했던 해양 왕국 베네치아는 현재 비엔날레 국제 영화제의

개최로 이제 이탈리아 문화 관광 산업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베네치아는 고요하고 차가운 물의 도시

 

고요한 침묵 속에 파도는 끊임없이 과거를 탄식한다

바닷물 아래 박힌 수많은 나무들은 과거를 절규한다

베네치아 과거를 삼키려는 듯 바다는 한껏 차오른다

 한때 위대했던 베니스의 상인은 설 자리를 잃어간다

 

역사를 따라 과거로 문을 두드려보지만

그 문을 열면 연갈색 머리카락에 초록빛 눈동자를 지닌

낯선 상인들이 관광객의 돈 주머니를 향해 손을 내민다

고요하고도 차갑고, 현재보다 과거를 되묻게 하는… 

금새 친밀해질 것 같으면서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곳

 

..2007.05.26...베네치아의 추억은 여기까지...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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