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설명
1998 년 작고한 미국의 SF단편소설가이며 환상특급(Twilight Zone)의 작가였던 제롬 빅스비(Jerome Bixby)가 38년이라는 세월을 걸려 완성한 각본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은 아주 작고도 장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단 외견상으로 보면 이 영화의 모든 부분은 존 올드맨(John Oldman, 이름을 유심히 보기 바란다)이라는 역사학 교수가 사직서를 내고 집에서 짐을 챙기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다른 학과의 교수 친구들이 먹을 것을 가져와서 갑자기 떠나버리는 존과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모인다. 이들은 모든 것이 안정적인 올드맨이 왜 떠나는 것인지 궁금해하며 다그쳐 묻는다. 교수직에 10년간 있으면서 학교과 학생들에게 인정도 받았고 친구도 생겼다.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어디로, 무엇을 하러 떠나는 것인지 그는 대답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결국 진실인지 픽션인지 애매모호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만약 1만4천년전에 태어난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인류학적으로 그 당시와 지금의 인류는 동일한 종이기때문에 외견상 구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언어는 어땠을까. 어떻게 그 사람, 바로 존 올드맨은 1만4천년이란 세월을 알 수 있었을까.
동료 교수들은 학자들 답게 이러저러한 질문을 던지며 논리의 헛점을 캐내려하지만 틈은 없어보인다. 그는 부처를 만나 가르침을 얻었으며 보스톤에서는 화학교수를 했었고 고흐의 친구였으며 그로부터 그림도 한점 얻었다. 10년주기로 떠나야하기에 신분증을 위조하다가 감옥에 갖히기도했다.
그의 친구들은 이제 이 말을 믿어야할지 안 믿어야할지 알수가 없게된다. 그가 정신이상이라고 생각한다면 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 만으로는 석연치가 않다.
이영화는 공상과학소설에나 나올법한 소재를 사용하지만 결코 헐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처럼 화려한 장면이 나오고, 컴퓨터 그래픽이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단 한순간도 영화를 보면서 움직이지 않게 만들었다면 나에게 충분히 매력이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시골의 오두막같은 작은 집의 젊은 교수가 십년동안 지내던 곳을 떠나는 날. 그의 친구들이 모여서 이야기 하는 장면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오랫동안 지내던 친구들이 떠남을 아쉬워 하며 왜 떠나는지 묻지만 속시원한 대답을 안해주던 존은 결국에 자신이 14000년간 살아온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모두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자꾸 늘어놓는다. 믿지 않는 사람과 믿는 사람들이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점점 이야기는 더 깊이 들어간다.
화려한 그래픽의 헐리우드 영화도 좋고, 신나게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영화도 좋지만. 마치 소설에서나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이런 영화도 정말 사람을 기쁘게 한다. 90여분 정도에 읽을 수 있는 소설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