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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헤어졌던거 같습니다.

박현용 |2008.08.02 05:08
조회 60,729 |추천 974


어쩐지 요즘 내내 우울해하던

어쩐지 자꾸만 한숨만 쉬다가 눈이 마주치면

겨우 힘없이 웃곤 하는 그녀.

 

며칠 후면 여자의 생일,

올해도 남자는 여자에게 품목을 물어봅니다.

"생각해봤어? 뭐 갖고 싶어?"

 

작년엔 커플머그잔, 그 전 해엔 귀걸이 한쌍.

남자가 물어보면 기다렸다는 듯,

마침 꼭 필요한 게 있다며 꼭꼭 하나씩 대답해주던 그녀.

그런데 올해는 며칠째 묻는데도 대답이 없습니다.

 

"빨리 말해줘야 주말에 사러 갈텐데. 응?"

남자의 다그침에도 여자는 그저 생각이 많은 얼굴...

 

 

 

그녀는 그렇게 아무 말이 없는데도

아니, 그녀가 그렇게 아무 말이 없어서

지켜보던 남자의 얼굴에도 그늘이 지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그 마음속에 어떤 생각들이 오가는지 알 것 같아서

하지만 남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하고 싶기에

아까보다 더 씩씩한 톤을 냅니다.

 

 

"비싼 것도 괜찮아~ 일단, 뭐든지 말해봐. 응?"

 

 

비싼것도 괜찮아.

씩씩한 척 하고 싶어서 말했던 그 한마디

하지만 그 말은 애써 서로 외면하고 싶었던 두 사람의 상황을

너무 분명하게 설명해버립니다.

 

 

 

'뭘 갖고 싶다고 해야 좋을까..

너무 비싸지 않은 거

하지만 선물로 적당한 거, 뭐가 있을까'

 

늘 자기가 갖고 싶은 게 아니라

남자가 살 수 있는 것을 생각했던 여자.

 

"겨우 귀걸이야?" 말을 하면서도

'다행이다, 내가 살수 있는거라서.. 다음에 더 좋은거 사줘야지'

 

늘 마음만큼 줄 수 없었던 남자.

 

"선물 사지마. 그래주면 좋겠어"

한참만에 남자를 보지 않고 말하는 여자의 목소리.

 

"그래도 생일인데.." 남자가 말을 흐리고..

그리고 또 한참 만에 여자가 다시 입을 엽니다.

 

 

"생각해 봤는데.."

남자의 마음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생각해봤는데-로 시작되는 말은

-생각해봐도 안되겠다-로 끝이 날 수 밖에 없기에,

 

 

여자는 그 사이 일년쯤 늙어버린 얼굴로

차마 남자 쪽은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하듯 말을 합니다.

 

 

"나 생각해 봤는데 널 계속 이렇게 불안하게 만드는 것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내내 불안해 하면서 네 옆에 있는 것도

더는 못하겠어 …너무 미안해.."

 

 

그 때 우린 뭐가 그렇게 무서워서,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헤어졌을까?

 

 

 

 

 

 

 

 

결국은 그대가 떠날 것 같다는 불안이 들켜서,

결국 우린 헤어질 수 밖에 없을 거라는 불안을 이기지 못해서

아마도 우리는 그래서 헤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대가 너무 버겁고..., 내가 너무 초라하고...,

우리가 너무 불안해서..,

 

 

 

 

하지만 그래도 헤어지는 것보단 나았을 텐데...

 

 

추천수974
반대수0
베플김성미|2008.08.02 18:21
남 :며칠 후면 여자의 생일, 올해도 남자는 여자에게 품목을 물어봅니다. "생각해봤어? 뭐 갖고 싶어?" 여 : 서방 난 당연히 신상이지 ^^
베플세이류|2008.08.02 18:19
다들 식사는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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