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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잘 가라##

전석보 |2008.08.03 16:25
조회 68 |추천 1


 

 

그대여 흘러흘러 부디 잘 가라

소리없이, 그러나 오래오래 흐르는 강물 따라

그댈 보내며

이제는 그대가 내 곁에서가 아니라

그대 자리에 있을 때 더욱 아름답다는 걸 안다

 

어둠 속에서 키 큰 나무들이

그림자를 물에 뉘이고

나도 내 그림자를 물에 담가 흔들며

가늠할 수 없는 하늘 너머 불타며 사라지는

별들의 긴 눈물

잠깐씩 강물 위에 떴다가 사라지는 동안,

밤도 가장 깊은 시간을 넘어서고

밤하늘보다 더 짙게 가라앉는 고요가 내게 내린다

 

이승에서 갖는 그대와 나의 이 거리

좁혀질 수 없어,

그대가 살아 움직이고 미소짓는 것이

아름다워 보이는

그대의 자리로 그대를 보내며

나 혼자 뼈아프게 깊어 가는 이 고요한 강물 곁에서

적막하게 불러 보는 그대,

잘 가라,

 

 

도종환의 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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