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잘 할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뭘하면서 인생을 채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목표와 목적이 없어서 힘든 시간들이 흐르고 있다.
나에게 뚜렷한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그 꿈을 향해서 전진하는 길이라면 어떤 고통도
고통이 아니고 기쁨의 과정일텐데, 기꺼이 그 대가를 치루기를 마다하지 않을 텐데, 꿈이 없이 그저 생존을 위한 경쟁으로 입시를 치르고, 취업을 한다고 뛰어다니니 고단하고 허무하기만 하다.
도대체 꿈은 어디에 있나.
꿈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은 언제부터, 어떻게 자신의 꿈을 가지게 되었을까.
오늘, 50만명이 넘는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실업자로 어두운 청년기를 보내고 있는 한편
저편 일터에서는 40만명의 일손이 필요하다는 아이러니가 공존하고 있다. 사람들은 '요즘 청년들은 궂은 일을 꺼린다. 3D업종이나 생산직을 기피하기 때문에 이런 기현상이 생긴다'고 쉽게 말한다.
그러나, 나는 꼭 그렇게 해석하지 않는다.
청년의 끓는 피는 어느시대에나 다 똑같다고 믿는다.
그들이 꿈이 있다면, 이루고 싶은 세상, 도달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3D산업이든, 생산직이든,
그 어떤 힘겨운 일들도 기꺼이 감당할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어릴적부터 품어온 꿈이 있고, 동경해온 삶의 방식이 있고, 스스로 기뻐할 삶의 가치가 확실하다면 그 어떤 일을 마다하겠는가.
문제는, '힘들고 궂은 일과 적은 보수'가 아니라,
그런 일을 기꺼이 감당하면서 기쁨과 희망을 찾아갈 꿈이 없다는 것이다.
기껏해야 돈이나 많았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욕망'말고는 홀로 오랫동안 품어온 꿈이 없는 이상,
도달하고자 하는 삶의 목표가 없는 이상, 그 어떤 노력도, 땀도, 고생도 무의미하기 때문에 방황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청년 실업의 한 단면이다. 청년실업 失業의 원인은 청년실망 失望이다.
꿈은 어렸을적부터 누군가를 존경하고, 어떤 세계를 동경할때 싹트기 시작한다.
'저 사람은 정말 멋지다. 나도 저사람처럼 되고 싶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이런 동경과 존경심이 인생의 건강한 목표가 되고, 삶의 지침이 된다.
반대로 아무도 존경하지 않고, 더 나은 것에 대한 어떤 동경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꿈이 있을 수 없다. 그저 오늘같은 날이 그대로 반복되기만 하면 만족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만족은 노인네들이나 하는 것이고, 피가 끓어 오르는 청춘이라면 오늘의 현실은 만족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만족하지 않지만, 존경하는 사람도 없고, 동경하는 삶도 없다면 어떻게 될까? 불안하고 불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무런 희망도, 열정도 없을 것이다.
혹시 바로 당신이 그런 상태가 아닐까?
최근 한 국제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예의를 중시하는 아시아 국가중에서 우리나라의 청소년이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가장 밑바닥이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되어 충격을 주고있다. 과연 존경심의 결핍과 청년 실업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어른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존댓말이 존재하며 위아래가 엄격한 이 사회에서 존경심이 지구상에서 최하위라니 믿기가 힘들지만, 사실이다. 이 땅의 젊은이들은 더이상 어른을 공경하지 않는다.
과거를 존경하지 않고, 옛것을 업수이 여긴다. 옛날이라는 단어에는 궁핍하고 촌스럽고, 구질구질하다는 뉘앙스가 먼저 떠오르고, 어른이라는 단어에는 고리타분하고 늙었고 한물 갔고 구식이라는 의미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 보편 정서이다. 텔레비젼에서 옛날 사람들을 보여주면 까르르 웃는다.
불과 20년전의 모습만 보여줘도 그 옷을 보고 웃고, 헤어스타일을 보고 웃고, 조금 멋진 것이 나오면, '오, 그 당시에 어떻게 저런 걸 했지?'라고 말한다. 옛날에 대해서 아주 무례하고, 어른들의 경험에 대해서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사람들은 '요즘 아이들은 싸가지가 없다'라고 쉽게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옛날을 동경하지 않고, 어른을 존경하지 않아서 슬프고 외로운 당사자는 정작 그 싸가지없다는 젊은이들이다. 누가 이들을 세상에서 가장 싸가지 없는 아이들로 만들었는가. 그래서 존경하는 인물이 없고 동경하는 삶이 없어서 꿈이 없어 탄식하는 아이들로 만들었는가. 그것은 장삿꾼들과 정치인들이다.
장사꾼들은 언제나 '오늘의 신제품이 최고'라고 말한다.
한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현대의 청소년들은 하루 약 5000건의 광고에 노출되어있다고 한다.
그 광고들은 모두 과거를 무시하고 오늘의 신제품만이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끝없이 세뇌를 시킨다. 지나간 것, 과거, 구모델은 낙후되고 원시적이며 촌스러운 것이라고 화려하고 자극적인 광고 카피를 동원하여 세뇌를 시킨다. 너희들만이 오늘의 주인공이라고 추켜세운다. 소비자는 왕이므로 그 누구도 존경할 필요가 없다.
정치인들은 자신들이 정치를 잘하고 있다는 것을 조장하기 위해서 옛날에 대한 이미지는 항상 못살고 촌스럽고 불안했던 시절들이었다고 강조한다. 정치인들이 개입된 교육정책에서도 옛날은 무식하고, 헐벗고 굶주렸으며 불안하기 짝이 없는 시대였다는 것만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교육이란 것은 과거의 교훈들을 배우는 것이다.
어떻게 미래를 배울 수 있는가. 과거보다 못한 오늘을 개선하여 보다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사를 배우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다. 하지만 우리 청소년들이 학교교육을 통해서 배우는 과거에의 존경은 과연 얼마나 될지 생각해 볼 필요도 없다. 아시아 국가 최하위의 존경심. 그것이 공교육의 결과이다.
존경심을 잃어버린 것은 단순히 신세대의 싸가지 없는 성질머리때문이 아니라, 장삿꾼과 정치인들에게 존경심과 동경심을 빼앗겨버린 것이다.
꿈을 찾는 청춘이여. 강탈당한 꿈을 찾기위해서, 존경심을 회복하자.
>어른을 존경하라.- 세상이 급변할수록 어른들의 경험을 존중하고 귀기울여야한다. 옛날처럼 농경사회라면 세대간의 문화정보 차이가 크지않기 때문에 기본적인 교육을 통해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으면 되지만, 지금처럼 10년이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는 수 십년 전부터 세상 변하는 것을 그대로 다 경험했다는 것은 엄청난 정보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쟁을 겪고, 잿더미 위에서 배와 자동차와 반도체를 수출하는 나라로 성장한 것은 세계사에 남을 엄청난 일이다.
그 저력과 노하우와 철학과 역사를 존경하여야 한다.
아래에서 존경심을 보낼때 어른들은 기꺼이 입을 열고 손을 내밀어 그 노하우를 물려주실 것이다.
지금의 어른들은 예절과 존경심이라고는 찾기 힘든 젊은이들에게 삐져있다. 그래서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으며, 젊은이들은 어른들이 아무것도 안가르쳐주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노인네들일 뿐이라고 생각하고는 더욱 무시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결국 손해보는 쪽은 물려받아야 하는 쪽이다.
어른들을 존경하라. 그래서 그분들이 젊은이였을때 가졌던 열정을 물려받고, 꿈을 물려받고
꿈을 이루는 노하우를 물려받아야한다. 그렇게 물려받은 열정과 꿈을 더 키우는 것이 다음 세대의 젊은이가 할 몫이다. 청소년에서 어른이 되는 길목에서는 누구나 마음속에 저마다의 존경하는 큰바위얼굴 우러르고 있어야 마땅하다.
>외국을 동경하라. - 우리는 외국에 대해서 아주 무식하다고 할 정도의 편협한 선입견이 있다.
흔히 우리보다 '돈이 더 많은 나라'는 선진국이라고 높이 평가하는 반면, 동남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 경제력이 강하지 않은 나라에 대해서 무시하는 경향이 짙다. 그러나 그 나라들을 조금만 더 깊이 알고 보면 우리가 그렇게 만만하게 보고 쉽게 무시할 나라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전통문화가 잘 보전되고 있으며, 문화적 자부심도 강하고, 정체성도 뚜렷하다.
그리고 우리 못지 않게 유구한 나름대로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경제력으로 한 국가와 민족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천박하고 무례한 발상이다. 그러나 우리의 세계를 보는 시선은 대체로 경제력을 기준으로 할 뿐, 전통문화와 민족적 자부심과 고유의 가치관을 헤아리지 않는다. 무조건 우리것이 최고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무런 발전을 주지 못한다.
우리가 우리나라를 더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고, 자부심과 자존심이 있는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나라들의 문화에 대해서 눈을 뜨고 그들의 역사를 존경하고 동경해야한다.
>과거를 존경하라. - 우아하고, 아름답고, 인간적이었으며 철학과 예술을 중시했던 시절이 있었음을 기억해야한다. 상업주의가 온세상을 지배하기 이전의 세상에는 지금 우리가 잃어버린 그 무엇이 있었다. 상업주의는 끊임없이 오늘이, 지금 현재가 살기 좋고 발전한 시대라고 선전하지만 사실은 말짱 거짓말이다. 과거에 비해서 현재가 더 좋아진 것은 운송수단이 더 빨라졌고, 컴퓨터가 빨라졌고,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발달한것 말고는 없다. 결국 문화,예술, 철학은 옛것을 계속 리메이크하며 팔아먹고 있을 뿐이다.
과거에는 모든 것이 상품화 되기 이전의 본질적인 가치를 중요시하고 있었다.
오늘날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구매욕을 얼마나 자극하는가에 달려있다. 그래서 젊은이의 꿈은 자칫 구매욕의 극치를 달리는 것으로 귀결되곤 하는 것이다. 명품중독이 그런 증상이다.
물질만능에서 벗어나 우아하고 낭만과 품위가 있는 삶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면 과거를 존경해야한다.
>예술가를 존경하라. - 예술가는 장사꾼들과 정치인들의 세뇌공작에서 반기를 들고 싸우는 존재들이다. 돈을 초월한 다른 가치로 행복을 느끼고 삶을 기쁘게 채우는 법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다.
권력과 재력과 욕망을 채우는 것만이 삶을 기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가장 우아하고 심오하게 이야기하려고 애쓰는 존재들이다. 예술의 기쁨은 돈을 초월한다. 소설책을 5만권을 살수 있는 부자라고 어렵게 한권 산 가난한 사람보다 5만배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것이 아니듯, 예술안에서는 인간은 비로소 평등한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상업주의가 장악한 세계에서는 예술가조차도 돈을 못벌어 고생하는 모습을 강조하면서 그들의 가치를 은근히 폄하하고 있다. 그러한 수작에 속지말고, 예술가의 삶과 철학을 주목하고, 그들의 작품을 느끼려고 노력하며, 그들의 존재를 존경해야한다. 그리하여 예술을 동경하고, 생활속에 예술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시도할때 삶은 훨씬 즐거워진다. 삶의 자부심이 있다.
존경심이 사라져서 슬픈 존재들은 존경받지 못하는 어른들이 아니라 꿈이 없는 아이들이다.
미래는 역사속에서 힌트를 얻고, 선배에 대한 동경이 꿈과 용기를 갖게 하며, 훌륭한 어른에 대한 존경만이 그 자신도 훌륭한 어른이 될 수있는 교양과 인격을 전수받을 수 있다. 과거를 홀대하고 어른에 대한 존경심이 없는 젊은이들은 사고 싶은 것은 있지만 하고 싶은 일이 없다.
꿈이 없으니 미래가 두렵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과거를 존경해야만 극복될 수 있다. 존경은 인생의 기쁨과 행복을 물려받는 일이다. 존경심은 꿈을 담은 종자씨를 물려받는 일이다.
출처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너, 외롭구나] 127쪽. 예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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