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30 · 수원시청)는 경기 후 믹스트존 퀵인터뷰에 앞서 잠시 주저앉았다. 지긋이 수건으로 얼굴을 감싼 뒤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의 마지막 올림픽이었다.
장성호는 14일 베이징 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유도 100kg급 패자준결승에서 레반 조르졸리아니(그루지야)에 유효패로 졌다. 동메달결정전 진출에 실패해 메달 희망이 사라졌다. 최종성적은 공동 7위.
다소 충혈된 눈에는 눈물이 비칠 듯 말 듯했다. "후회없이 시합했다"고 말했지만 "스스로 만족을 못해 아쉬움도 남는다"고도 했다.
3회 연속 올림픽 출전. 한국 유도 사상 최초의 기록이었다. 그만큼 꾸준히 자기관리를 해왔다는 뜻이다. 지난 2000년 시드니대회에 첫 출전한 장성호는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이와 함께 장성호는 1999년 세계선수권과 02년 부산아시안게임, 03년 아시아선수권까지 은메달을 걸었다. '은메달 그랜드슬램'이라는 말이 붙었다.
하지만 장성호는 지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만년 2인자'라는 불명예스런(?) 별명을 떼어냈다. 그리고 베이징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각오였다.
아내 김성윤 씨에게 특히 미안하다. 오는 24일, 올림픽 폐막식이 생일인 아내에게 메달을 안겨줄 생각이었다. 장성호는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결혼 1주년 선물이었다"면서 "이번에도 멋진 선물을 주려고 했는데..."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마지막 올림픽이 판정에 의해 끝난 것 같아 더 아쉽다. 장성호는 8강전에서 투브신바야르 나이단(몽골)을 허리후리기 한판기술로 눕혔지만 '장외'가 선언됐다. 반면 나이단에 밀린 장성호도 장외로 떨어졌지만 유효가 선언됐다. "분명 안에서 기술이 걸렸는데...심판들이 잡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도전은 더이상 없을까. 장성호는 "우선 쉬어야 겠어요. 그리고 전국체전을 준비해야죠"라면서도 "(올림픽은) 이제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지요"라면서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