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섹시코드'라는 공식이 아직은 우세하다지만 최근 케이블 프로그램들 중에는 '섹시' 이외의 무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스타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길고 늘씬한 모델같은 몸매 대신 작거나 아담한 몸매를 갖고 있으며, 미니스커트나 앞이 훤히 파인 상의 등 파격적인 의상으로 몸매를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성적매력을 대담하게 표출하는 대신 귀여운 모습 속의 엉뚱함으로 의외의 매력을 살짝살짝 엿보이는 전법을 쓴다.



이런 No섹시를 대표하는 인물 첫번째는 바로 올리브 '악녀일기 3'의 주인공 에이미다. '악녀일기'가 첫 시즌부터 여느 케이블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달리 섹시함보다는 악녀스러움, 엽기적인 이미지의 일반인들이 출연한 것은 사실이지만 에이미는 지금까지 출연한 총 6명의 악녀들 중 유난히 귀여운 동안외모와 털털한 성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래로 내려간 눈꼬리, 동글동글한 얼굴형에 작은 키, 섹시함과는 거리가 먼 아담한 몸매는 김시향, 서영, 지호진 등 케이블을 주름잡고 있는 섹시스타들과는 정반대다. 그렇다고 스타일이나 행동이 섹시한 것도 아니다. 옷도 피터팬 카라 스타일의 귀여운 원피스나 수수한 옷들이 대부분이며, 성격도 애교가 많을 뿐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성적 매력을 발산하지는 않는다.
MBC 에브리원 '무한걸스'는 섹시함과는 거리가 먼 콘셉트로 대박을 친 경우다. 송은이, 신봉선, 김신영 등 데뷔부터 개성있는 외모로 승부를 건 이들뿐 아니라 백보람, 정시아 등 포장하려하면 얼마든지 섹시함을 보여줄 수 있는 이들마저 오히려 푼수, 엽기, 털털을 선택했다.
당초 '무한도전'을 염두에 둔 프로그램이긴 했으나, 섹시한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케이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오히려 정반대의 콘셉트를 심지있게 유지한 것이 오히려 지금의 인기를 있게 했다. 김신영의 넘치는 식욕, 정시아의 어리버리한 귀여움, 미모보다는 뻣뻣하면서도 열심히 버라이어티에 적응하려는 개그노력파 백보람 등 섹시하지 않아도 시선을 끌 수 있는 독창적인 콘셉트를 만들어냈다.
또한 이같은 '안티섹시' 추구는 MC들 사이에서도 볼 수 있다.
스토리온 '토크 앤 시티 2'의 개그우먼 김효진과 최근 ETN '백만장자의 쇼핑백 시즌2'의 이진은 여느 케이블 여성MC들과는 다른 이미지로 프로그램에 맛을 더하고 있다.
'토크 앤 더 시티'는 하유미, 이혜영, 남궁선 등 스타일리쉬한 여성들을 초대 MC로 캐스팅했다가 현재는 하유미, 김효진, 우종완이 진행을 맡고 있다. 유일하게 두 시즌동안 MC로 남아 있는 하유미는 초반 섹시한 30대의 이미지를 보여줬으나 지금은 김효진과 함께 소탈하고 알뜰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김효진 또한 귀엽고 코믹한 모습으로 프로그램에 편안함을 불어넣고 있다.
'백만장자의 쇼핑백' 또한 초대MC는 '학다리 미녀' 황인영이었으나 시즌 2에서는 이진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대한민국 상위 1%들이 향유하는 패션, 먹거리 등을 살펴보는 프로그램 속성상 이진도 평소보다 스타일리쉬하면서도 섹시한 룩을 선보이고 있지만 역시 이진의 매력은 옆집 누나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범접하기 쉽지 않은 세련되고 섹시한 이미지가 자연스레 우러났던 황인영에 비해 이진은 편안하면서도 털털한 진행 스타일로 '백만장자의 쇼핑백'에 친근감을 불어넣고 있다.
시청률과 재미를 위해 섹시에 중독됐던 케이블은 시청자와 비평가들의 질타로 반섹시 콘셉트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여전히 섹시함에 대한 본능적인 욕망, '섹시함만한게 없다'는 제작관하에 레이싱 모델 또는 모델같은 체형에 섹시한 매력을 강조한 이들이 케이블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안티섹시의 이미지로 오히려 프로그램의 성공을 견인하는 케이블 스타들의 발견이 이어지고 있으며, 섹시한 출연자들보다 오히려 더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일은 고무적이다. 케이블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계속 추구해야 할 부분이다.
[올리브 '악녀일기3'의 주인공 에이미(첫번째), MBC 에브리원 '무한걸스'(두번째), ETN '백만장자의 쇼핑백' 시즌2의 MC 이진(세번째 왼쪽)과 스토리온 '토크 앤 시티 2'의 MC 김효진. 사진=MBC에브리원, 온미디어, 올리브, E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