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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수원화성국제연극제 - 흔적을 남기다, 왈츠

박진철 |2008.08.17 20:29
조회 235 |추천 0

 서울에서 살다, 이곳, 수원으로 이사온지도 벌써 1년이 넘어간다. 

 비록, 경기도이긴 하지만 사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주위에 있을 것 다 있고, 서울도 전철니아 버스타고 한시간.. 정도면 진입할 수 있으니 매일 다니긴 힘들어도 가끔 놀러가기에 별 무리도 없고..

 단, 한가지 아쉬운 것은.. 문화 혜택을 누리려면 서울로 올라가야, 내가 원하는 것들을 맘껏 누릴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난 수원역사 근처에 대학로처럼 중소규모의 공연장들이 들어서 있다면 천안부터 서울까지의 전철권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서울 사람들이 서울만 벗어나면 무조건 멀다고,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이미지만 털어낸다면 말이다.

 역을 중심으로 잔뜩 형성되어 있는 유흥가의 단순한 소비도시의 패턴을 넘어서는 볼거리, 먹을거리가 함께 하는 문화의 거리.

 그런 면에서 특히, 나혜석 거리도 무척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곳인데, 거리만 분위기있게 잘 꾸며논.. 2%만 갖춰진, 98%가 부족한 그곳도 정말 제대로 특화시켰다면 분당의 정자동 거리, 유럽의 카페 거리 못지 않은 관광 명소로 소문낼 수 있지 않을가 해서이다.

 

 서론이 너무 길어져 버렸지만, 그런 측면에서 수원에다 인프라를 약간만이라도 갖추고 무대공연 축제를 매년 열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강하게 가지고 있었던 바..

 아뿔싸, 이미 연극제가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여기서 맞는 두번째 여름..

 작년에도 보러 가려다 이런저런 개인 일로 보지 못했었는데, 어제 드디어 구경하고 왔다.

 

 올해는 실내유료공연 너댓편, 야외무료공연 십여편이 무대에 올려지는 것 같았는데, 마침 비가 오는 바람에 제대로 하려나..? 의심하며 여친과 함께 구경을 갔더랬다.

 다행히 어제는 비가 오지 않아, 서늘한 날씨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벌써 올해로 열두번째인 수원화성국제연극제이던데, 이 날 화서공원의 야외무대에선 두 편의 공연이 올려졌다.

 마침 두 편이 모두 내게는 생소한 무용극이어서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일반 연극이나, 뮤지컬은 여러편을 봤어도 무용공연은 첨이었는데.

 

 첫번째, 장승무대에서 올려진 자유참가작 공연은 아다컴퍼니의 'Physical Theater - The Second Story, 흔적을 남기다 - 엄마의 바다'라는 제목의 공연이었다.

 정확히 제목이 무엇인지 햇갈렸던 공연...    *(^_^ㅋ;;

 

 

 여친과 함께 주최측에서 제공해준 돗자리를 깔고, 그 위에 가져온 자리를 더 깔고 앉아서 봤다.

 비가 온 탓에 잔디 언덕이 다소 질퍽거리고 앞사람 머리에 무대가 가렸지만, 그래도 열심히 사진찍으며 공연을 즐감... *(^-^;;

 대부분 자리에 앉아 보면서 찍었기 때문에 앞사람 머리가 좀 나오는 것.. 양해를 부탁드린다.   *(^___^)*

 

 

 공연 시작 직전, 젊은 엄마 역할의 배우가 관객들에게 무언가를 나눠줬다.

 무료공연이라, 난 또 '뭔가를 가볍게 파는 이벤트를?'이라고 생각했더니 강냉이를 나눠주고 있었다.   ^^;;

 

 

 먼저 나와서 신나는 노래 한곡을 연주해서 분위기 돋우더니,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연주하며 공연이 시작됐다.

 이 배우(?)는 총 세곡을 기타치며 연주하는게 자신의 역할이었던 듯.   ^^;;

 

 

  연주에 맞춰 배우들이 무대로 등장하는 모습.

 

 

  두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는듯한 장면으로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었다.

 

 

 

   말썽꾸러기 아이들과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는 엄마의 모습..

 

 

 무대 뒤에서 배우들이 교대로 저렇게 나뭇가지를 들고 있었다.

 상당히 팔이 아팠을 것 같은데..

 무용 공연을 여러번 본 여친이 현대무용에 저런 동작이 많더라고 애기 해줬다.   ^^;;

 

 

  아이가 자라, 연애를 하고.. 여배우의 튕김이 아주 기냥 작살~?!  ㅎㅎㅎㅎ 

 

 

 이번엔 다른 배우가 나뭇가지를 들고 있다.

 

 

  아이들 역의 배우들이 엄마역의 배우를 다리밟기놀이 해주고 있는 모습..

 

 

  어느덧 나무가 더욱 성큼 자라났다...

 

 

 할머니가 되어 있는 어머니의 모습...

 

 

 공연 홍보 리플렛에는,

 '현대인으로 살아가며 잊고 있는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며...'

로 대표되는 공연소개글이 있었지만, 꼭 그렇게 심오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신나게, 때론 진지하게 이어지는 공연을 보며 즐길 수 있었다.

 공연 시간이 50분으로 되어있어, 공연치고 너무 짧은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열악한 무대 상황에도 배우들의 열정적인 춤사위를 보고 있자니 공연이 짧아서 허무하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렇게 한시간 여의 공연이 끝나고 화서공원 광장에 마련된 큰허수아비무대로 이동을 했다.

 9시부터 시작되는, 이탈리아에서 온 극단 TTB의 '왈츠(Waltz)'라는 제목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

 

 전날, 비가 와서 개막식 행사가 진행이 안되었었는지, 늘상 있는 내빈 소개를 하고 있었다.

 이 공연도 제목처럼 춤, 왈츠를 추는 공연인데, 특이하게도 배우들이 장대 위에 올라서 하는 공연이었다.

 리플렛을 보니, 그 장대를 죽마라고 한다는데 무척 높아서 보는 내내, 혹시나 다치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지만, 오랜 경륜이 있어서인지 아무런 실수없이 공연은 잘 진행이 되었다.

 중간중간 배우들이 무대 먼 쪽에서 대기하느라 비에 젖은 잔디를 밟고 오르내리면서도 미끄러지지 않은 신기함..  ^^;;

 

 이미 먼저,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 무대의 뒤쪽 멀리서 찍은 사진임을 양해 부탁한다..  *(^_^ㅋ;; 

 

 

 

 

 

 첫번째 무도회 장면이다.

 모두들 우아한 몸짓으로 무도회를 즐기다, 갑자기 총소리가 울리면서 한사람이 총을 맞고 쓰러지고 두 남자는 결투를 하고..

 사실, 내용은 정확히 알 수가 없어서 좀 답답하기도 했다.

 두 공연 모두 대사가 없는 무용 공연이었기 때문에..    ^^;;

 

 아무튼, 그렇게 한번의 분위기 전환 후, 다시 배우들이 옷을 갈아입고 무대로 등장했다.

 홍보물에선 내용이, 풍선 든 여자아이가 우연히 어른들의 무도회를 보고 동경하여 꾸는 꿈의 내용이라고 했는데 아무튼..

 앞선 공연에선 우리 삶 속의 전통미를 느낄 수 있었다면, 이 공연에선 중세 서양의 화려한 문화를 대비해 볼 수 있었다.

 

 

 

 이어지는 무도회 장면, 여배우 네명 각각의 블랙, 핑크, 레드, 화이트의 드레스 의상이 무척 인상적 이었다. 

 

 

  무도회를 꿈꾸고 있는 풍선 든 소녀의 모습.

 

 

 마치,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분위기의 러브러브 모드.   *(^-^;;

 

 

 

 

 

 

  다시 또 신나는 왈츠의 세계 속으로~

 

 

 공연 막바지에 준비된 풍선을 하늘높이 날리던 모습.

 소녀가 들고 있던 풍선에는 불 켜진 초롱을 여러개 연결해서 하늘로 띄웠고, 곧이어 파란색 공 네개를 띄워서 터지며 꽃가루가 흐트러지게끔 했다.

 하나가 터지지 않아, 그대로 하늘로 솟아올랐지만.    ^^*

 

 

 공연보는 내내, 우리 옆에서 대기했다 다시 무대로 나아가곤 했던 배우.. 여친과 난 '원생이'라 불러주었다.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더군.  ㅎㅎㅎ

 이 녀석을 보고 잇으니 괜히 '노틀담의 곱추'의 주인공이 연상되었다.

 

 

 마지막에 연극제 홍보 현수막을 달고 다시 풍선을 하나더 가지고 나온 소녀 역의 배우와 춤추는 죽마 위의 배우들.

 

 

 귀에 익숙한 클래식 넘버들과 함께 한 50분 여의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의 인사를 마쳤는데, 느닷없이 두 팀이 나오더니 왈츠를 췄다.

 수원시장과 화성재단 이사장이 일주일 간 연습한 왈츠를 추더군.

 솜씨를 보아하니 일주일의 연습 솜씨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이렇게 처음 가 본 수원화성국제연극제의 토요일 공연을 소개해 보았다.

 난 이 축제의 공연들이 좀 보수적이고 어려운 전통 연극들의 공연만 있는 줄 알았더니,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았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에서 보니, 화성행궁 앞에 광장을 조성하고 있었다.

 2010년에 완공 계획이라는데, 그 땐 아마 그 광장서 좀 더 체계적이고 다양화된 공연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올해 공연이 이전보다 더 발전한 거 같다는 여친의 말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론 좀 더 다양하고 왠지모를 느낌의 문턱을 낮춘 공연들을 많이 선보인다면,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제대로인 국제연극제의 모습을 갖출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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