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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증폭기_탐구할 적에 느끼는 스릴과 흥분에 있다

박혜린 |2008.08.20 20:13
조회 48 |추천 0

 

 

 

 

 

 

 

 

 

 

 

 

 

 

 

 

 

통영.

마치 그렇게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곳에 와 누워있다

그러니까 이건 '어? 이래도 되는건가?' 하고 마음속으로는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무런 미동도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것과 같은

 

 

캐나다에서의 어느날 밤 처럼 역시 악몽을 꾸었다

살 가죽이 다 벗겨져 뼈가 드러나고 귀와 머리에서 피가 나는 모습

어줍짢은 지식과 어줍짢은 경험으로 의기양양한 나는 위험하다

 

거울을 10분동안 들여다보고 객관적인 평가를 써 보자

 

손톱 밑이 새카맣다. 샤워를 하지 못해 온 몸이 끈적하다

 

 

 

 

 

 

그러니까 통영의 새벽은 굉장히 멋이 있었다 여느 바닷가 마을이 그렇듯

조금은 음산한 숲 속의 길들을 빠져나와 통영의 한적한 시내에서 이른 아침을

깨우는 택시 기사님들과 함께 라면과 치즈 김밥을 먹으며 아침을 맞았다

 

통영에서 마산으로 가는 길

역시나 지나칠수 밖에 없는 나의 공룡마을 고성

 

스쿠터로 경상도를 증폭시키는 나의 조그마한 여행이 삼일째에 접어드는 이 순간

어느덧 나는 졸음운전까지 하고 있는 것이었다

 

 

 

 

누군가가 여행을 하려고 한다면 나는 단연코

통영에서 부터 마산을 지나 창녕으로 해서 밀양으로 가는 국도 뜨악 몇 번의 코스를

강력 추천해주고 싶다

만약 그 사람이 푸릇푸릇한 논과 밭과 산을 좋아하고 아이팟이 깨어져도 뭐 이쯤이야

하는 배짱이 있다면 말이다

 

그렇게 별 다른 수식어를 붙여두지 않아도 마냥 좋을 자연을 좌 우로 한 채 기세등등

밀양을 지나 얼음골에 도착했는데 부부부붕 차가 갑자기 퍼져버렸다

내가 아 나도 저 계곡에서 함께 물놀이나 했으면 하고 생각하는 것을 이 녀석이 읽어

버리기라도 한 걸까

 

아무튼 고장난 계기판만 탓을 해봤자 어쩌겠느냐

지나가는 차를 붙잡고 가장 가까운 주유소까지 가자고 했다

 

아저씨는 갸우뚱 하셨고 나는 그 의미를 읽지 못했다

 

차는 그렇게 멀고 먼 가지산터널의 입구를 뚫었고 그 터널은 시계가 일분 이분 삼분 사분

오분이 지나도 끝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내가 언젠가 터널은 미지의 세계로 가는 입구와 같은 환상과 스릴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고

일기에 쓴 적이 있는데 과연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어보는 것만 같아서 열받고 짜증났다

 

하지만 아직도 주유소는 보이지 않았다

오렌지색의 터널은 저 등 뒤에 보이지도 않는데 주유소는 나올 생각도 않는다

 

아저씨는 이제서야 걱정을 하신다

호랑고양이는 내심 왜 이 분이 이렇게 걱정을 하실까 했다

돌아갈때에도 차를 잡아타고 오면 되는 것을

하면서 아무런 대답도 없이 아저씨 차 안의 디엠비에서 나오는 뉴스를 보고 있었다

 

드 디 어 도착한 주유소 에스 오일 이니까 현대 오일 주유소

어슬렁 걸어 나오는 주유소 직원

 

아 저기서 차가 퍼져서요. 페트병 두 개 정도만 좀 채워주세요.

페트병이 없는데요

쓰레기통이 어디있습니까

저기요

 

그것도 무려 뙈앙볕이라고는 해야 아 정말로 더웠구나 할 만큼의 찌는 듯한 태양 아래에서

쓰레기통을 뒤져 겨우 두개의 페트병을 구했다

 

노오란색의 그 옥수수같은 기름을 두 병을 받아 돈을 지불하고 그럼 안녕히 계세요 하니

그 어슬렁 직원이 호랑고양이를 붙잡는다

 

어디로 가시는데요

 

저기 얼음골

 

하고 호랑고양이는 안타깝게도 웃음마져 지어버렸다

 

 

 

 

 

직원은 내뱉었다

 

아 지금 가지산 터널이 공사중인데요 여기로 오는데는 뚫렸는데 넘어가는데는 아직 공사중이예요

 

 

 

 

 

 

 

우와 이건 정말 슈퍼 마리오에서 나오는 그 커다란 물음표 또는 느낌표가 내 머리 위 공중에 커다랗게

폭죽이 터지듯 했어야 적합한 순간이다 띠용

 

가방 좀 맡겨두고 가도 되죠

네 그러세요

언제 근무 교대 하세요

3시니까 아직 네시간 남았네요

 

직원은 안타까운듯 호랑고양이를 보며 얼음물 한 통을 건네며 힘내세요 하고 나즈막히 외친다

 

그 얼음물은 꽁꽁 얼었음에도 불구하고 삼십분을 채 가지 못했고

4.2km의 가지산 터널은 호랑고양이가  그 직원이 교대를 하기 사십분 전이 되어서야 도착하게 만들었다

 

 

 

 

터널을 빠져나오는 순간

쇼생크를 탈출했던 앤디의 마음이 이와 같을까

바퀴벌레를 발견했던 빠삐용의 마음이 이와 같을까

 

 

 

 

 

그렇게 주유소 직원은 사장님까지 불러서 이 여자를 좀 보라고 했다

그렇게 구경당한 나는 물 한잔 얻어마시고 경주로 갔지

 

그리고 경주에서 차를 반납하고는

차를 타고 김해로 가서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회사로 들어가 인사를 하고

그날 밤 숙소에 들어가서 퓨쳐라마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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